고3의 과정
7월 모의고사를 치르고 집에 왔다. 채점을 했다.
국어에서는 원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수학은 생각보다 잘 봤다. 한 만큼 나왔다고 생각된다.
영어는 아쉽긴 해도 괜찮은 점수다.
탐구 2개에서는 좋지 않은 결과를 냈다.
주변에서 들리는 여러 승전보에 동요했다.
나의 노력이 의심됐다. 그리고 남의 노력도 의심했다.
뭘 해도 안될 것 같고, 모든 시간이 부정당한 느낌.
어쩌면 나는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길을 아는 것과 걷는 것은 다르다고 했다.
점수라는 숫자들로 치환된 나의 시간들은 너무나 선명했다.
하지만 마음은 생각보다 빨리 진정됐다.
이전에 맞은 예방주사들 덕분인지, 이 정도 충격에는 내성이 생긴 것 같다.
지금 이 경험도 미래를 위한 예방주사가 아닐까.
불안, 허무감, 무기력함...
이런 감정들은 남과의 비교에서 온다.
비교하지 말자. 있는 그대로 보자.
역설적이게도 비교로 가득 찬 학교에서 비교하지 말라는 것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