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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망했다.

엔드웨이 이야기.

by endway

1.

난 망했다. 며칠을 방황했는지 모르겠다. 눈만 뜨면 세상은 넌 끝이라고 초대하지 않은 내 머릿속에 꽈리를 틀고 앉아 계속 소리쳐댔다. 죽으면 이 모든 힘듬이 없어질 거 같았다. 그래 죽자. 그제야 웃음이 나왔다. 머릿속에 해결책이 나오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 손엔 칼이 들려있었다. 다른 한쪽 손은 두려움이 방어한 듯 허약한 상처에 피가 흐르고 있었다. 죽을 용기도 없었다. 아빠 얼굴이 떠올랐다. 아빠는 단 한 번도 나를 야단치지 않으셨다. 없는 거 뻔히 알면서 마지막이라고 돈 좀 해달라고 했었다. 그때도 기다려 보라 신 후 며칠이 지나고 어디서 구해오신지도 모를 돈을 나에게 건네었었고 나는 냉큼 받았다. 그 돈을 받고 한참을 가다 문득 뒤돌아 보았는데 아빠는 그 자리에 서서 나의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시고 계셨다. 그런 아빠와 눈이 마주쳤었다. 다 커서까지 부모 등골 빼먹으려는 아들 뒷모습이 예뻐 보일 리 만무하셨을 텐데 아빠 마음은 그게 아니셨나 보다. 그 나이 먹고도 앞가림 못하는 아들이 안쓰러웠었나 보다. 그런 나를 보곤 웃으며 어서 가라고 손짓하던 아빠의 얼굴이 떠올랐다. 눈물이 났다. 미친 듯이 소리 내어 울었다. 그리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달만 더 살아보자.


2.

신기한 일들이 일어났다. 생각이 바뀌니 안보이던 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할 일들은 너무 많았는데 내가 하기 싫었던 거였다. 세상이 나에게 넌 끝이라고 외쳤던 게 아니라. 나 스스로가 나에게 말한 거였다. 창피하게 저런 일 하면서 살 거면 차라리 죽어라고. 못나고 못났었다. 어리석고 어리석은 한심한 놈이었다. 그 순간 예전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한 TV 프로그램에 유명 프랜차이즈 대표가 나와서 인터뷰하는 걸 보고 나도 프랜차이즈 대표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결심했다. 무슨 일을 해서라도 돈을 모으고 내 가게를 내어 프랜차이즈 대표가 되자!


그렇게 결심을 하고 4년 뒤 난 내 가게를 가지게 되었다. 보증금 500만 원에 월 55만 원 하는 아주 작은 가게였다. 거기서 난 내 브랜드로 가게를 열었고 그게 기반이 되어 40여 개 가맹점을 가진 프랜차이즈 대표가 되었다. 죽으려 여관방에 들어갔다가 나온 후 하루 만에 한 결심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3.

사람의 생각이라는 게 참 무섭다. 내 생각의 기준이 어디냐에 따라 나를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내가 행복할 수도 있고 불행할 수도 있다. 내 생각의 목표가 어디냐에 따라 내 인생의 결과가 달라진다. 난 이걸 몸소 뼈저리게 느꼈다. 내가 아마 그날 결심한 게 프랜차이즈 대표가 아니라 내 이름으로 된 치킨집 사장이었으면 난 아마 그렇게 되어있을 거다. 내 생각의 목표에 따라 내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달라지고 내가 하는 행동이 달라지고 계획하는 콘셉트가 달라진다. 기획 단계에서 시작점 자체가 달라지니 결과 값이 달라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 거다.


불행이 오면 이겨내면 된다. 이겨내고 더 큰 꿈을 꾸자. 내가 더 큰 꿈을 꾸는 순간 우리의 뇌는 바빠진다. 저 꿈을 이루려면 무엇을 해야 하지? 하고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시크릿에서 말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정말로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다 같이 100억 부자가 되는 꿈을 꾸고 진실로 될 수 있다고 믿어 보는 건 어떨까?


난 100억 부자가 되는 꿈을 적으러 가야겠다.



by. end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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