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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진 Jul 24. 2021

교사들에게 편지를 쓴다.

교사의 교사

 한 학기를 마치며 부장교사로서 담임교사들에게 편지를 쓴다. 짧지만 그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문장을 적고 싶었다. 


 요즘의 유아교사로 산다는 것은 참 많은 것들을 견뎌야 한다. 특히 20대 어린 교사들이 감당하기에 버거운 일들이 많다. 교사라는 사명감을 강요받기도 하고 교사라서  안 되는 일들이 수없이 많다. 그런데 우리 교사들 참 잘 견디고 있다.


  시대가 흐를수록 견딤을 경험하지 못한 성인들이 많다. 그들이 사회생활의 첫 문을 열 때,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나는 강원도 시골에서 가난하게 자랐다. 유아동이 겪기에는 힘든 일들이 많았다. 그런 나도 유아교사의 사회생활은 참 쓰고 힘들었다.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몇 개월 입원하고 싶다.’ 이런 기도를 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요즘의 교사들은 더 팍팍한 사회의 공기 속에서 얼마나 힘들까? 고통이라는 백신을 맞지 않은 성인은 유아와 같다. 학부모들의 어이없는 요구, 또래 교사들과의 갈등, 넘쳐나서 끝이 없는 업무... 나는 그들을 이해해 주고 싶다. 한 학기를 마무리하고 방학과 함께 휴가를 보내는 교사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이 잘 견뎌낸 시간들에 대해 보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나의 한 줄의 메시지가 위로와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귀염둥이  선생님! 한 학기 동안 잘 인내하였습니다. 시시때때로 밀려오는 자괴감과 비 합리적인 상황 속에서 그래도 교사됨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고 다시 마음 잡았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봐주기를 바라는 귀여운 우리 선생님! 그러나 또 그렇게 아이들을 봐라 봐 주려고 애쓰는 것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작고 큰 고통과 시련이 분명히 선생님을 더 선생님답게 자라게 하는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너무 성장을 위해 애쓰지 않기로 해요. 다만 다가오고 또 닥치는 것들을 현명하게 또 즐겁게 부딪혀 나가기로 해요. 그러는 시간의 흐름 속에 또 그런 견딤속에 교사가 되어가리라 믿습니다. 늘 유머로 나를 웃게 해 주고, 따뜻한 말로 기쁘게 해 주어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참 좋은 교사입니다. 좋은 주말 보내요.  


 코스모스 같은 우리 비둘기반 선생님! 한 학기 동안 애쓰고 잘 견뎠습니다. 한 반을 이끌어 가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책임이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 희미한 모든 일들이 버겁고 지치게 만든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드러운 힘으로 참 잘 이뤄가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언제 보아도 편안함으로 아이들을 만나는 모습, 늘 배우게 됩니다. 코스모스는 가냘프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엄청난 우주가 있어요. 마치 선생님처럼... 자신의 가진 많은 에너지를 스스로 깨우쳐 가길 바랍니다. 한 학기 동안 부장교사로서 진심으로 감사했어요. 2학기에도 우리 잘 견디고, 그리고 이겨냅시다. 좋은 주말 보내요.^^


 나와는 참 다른 그래서 늘 의지가 되는 주황색 선생님! 한 학기 동안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작고 큰  어려움들을 성인답게, 교사답게 잘 견뎌주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늘 반듯한 모습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늘 제게 도움을 주어 얼마나 감사한 줄 모릅니다. 덜렁이 이희진 옆에 선생님이 계셔 주셔서 진짜로 다행이라 늘 생각합니다. 2학기도 잘 부탁드립니다. 조금 더 선생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선배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수고하셨고... 특히 이 번 주말은 더 잘 지내길 바랍니다. 안녕! 뽕!    


 내가 그동안 만났던 교사 중에 나에게 가장 많은 배움을 주는 노란색 선생님! 한 학기 동안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늘 웃고 있지만 늘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수고를 다 알아주지 못해 늘 내게는 숙제입니다. 무엇이 선생님을  선생님으로 계속 남을 수 있게 할 수 있을지 내게는 늘 숙제인 것이죠. 시작부터 통통 튀는 에너지와 밝은 웃음이 우리 교무실에 비타민이 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앞으로 선생님이 견딤속에 내가 무엇이 되어줄 수는 없겠지만 진심으로 지지하고 응원할 겁니다. 뒤에서 이렇게 진심으로 바라봐 주는 선배교사가 있음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한 학기 잘 보냈고, 참 멋있었습니다. 2학기에도 우리 잘 견디고 조금 성장하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수고했어요. 좋은 주말 보내요.^^    


 씩씩한 그래서 멋진 우리 초록색 선생님! 한 학기 동안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제가 해보겠습니다"로 시작하여 지금도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멋진 우리 선생님! 어려운 것은 배우려고 하고, 좋은 것은 더 좋게 하려는 참 교사의 모습을 선생님을 통해 많이 배웠습니다. 유아들을 만남에 있어 유아가 되어 유아들과 함께하는 모습은 제가 가장 닮고 싶은 부분입니다. 유아교사가 행복한 직업임을  깊이 느끼지만 때때로 지칠 때, 선생님에게 받는 에너지가 참 좋았습니다. 아마 보이지 않지만 파랑새반 아이들도 푸르고 밝은 에너지를 많이 받고 있음을 짐작합니다. 남은 2학기에도 늘 그런 운동장의 나무 같은 교사가 되어주세요. 믿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요^^    


 너무 예쁜 우리 파란색 선생님! 한 학기 동안 진심으로 수고 많았습니다. 시작부터 커다란 산을 넘느라 에너지가 고갈되었을 텐데... 한 번도 무너지지 않는 모습으로 시간들을 견디는 모습에 선배교사로서 참 멋져 보였습니다. 늘 배우려고 하고 늘 새로우려고 하는 모습도 정말 멋져 보였습니다. (얼굴도 예쁜데 멋지기까지 하면 반칙이긴 한데,,, ㅋㅋㅋ) 앞으로 정말 무한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저는 선생님께 찾았습니다. 그래서 프로젝트도 가장 먼저 제안을 했었지요. 선생님이 유아교사로서의 거듭남을 옆에서 늘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힘들고 버거운 것들에 지금처럼 당당하게 마주하길 바라요. 2학기에는 건강도 챙기면서 조금 더 많은 즐거움들을 함께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휴식의 주말 보내세요.    


 강아지처럼 정말 귀엽고 따뜻한 보라색 선생님! 한 학기 동안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우리 한울이가 크면 딱 이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내게 참 성숙한 교사입니다. (선생님 부모님께 참 감사드려야 해요. 이렇게 성숙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는 것은 다 부모님의 덕입니다.) 손 끝 하나에도 정성이 담겨있고, 말씨 하나에도 사랑이 담겨 있는 우리 선생님이 있어 진심으로 이 시간이 감사합니다. 내게 이렇게 좋은 동료 교사를 주신 것에 감사드려요.(진심입니다.) 앞으로 무한히 성장할 선생님께 정말 좋은 선배교사이길 바랍니다. 내가 답이 될 수 없지만 선생님께서 교사로서의 답을 찾아가는 길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우리 2학기도 더욱 신나게 더욱 신명 나게 지내봐요. 1학기 정말 정말 잘 견디고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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