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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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고전,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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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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鏡中自照(경중자조) – 거울 속 나를 비추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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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여류 시인 황진이
비단 치마 자락 끝에 바람이 스치듯
운명도 내게 순종하지 못했노라.
붓끝에 마음을 실어, 시로써 벗하니
남정네의 이름 따위, 나의 정체는 아니었지.
기생이라 불려도,
그 속에 가둬둘 수 없는 나.
내 사랑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요,
내 예술은 누구의 허락도 구하지 않았노라.
거울을 켠 휴대폰 속,
나는 오늘도 나를 찍는다.
화장은 나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더 뚜렷하게 드러내는 깃발이다.
내 직업, 내 사랑, 내 신념,
누가 대신 정의하지 못한다.
내 목소리는 소셜 속에서 퍼지고,
내 자유는 과거로부터 이곳까지
자유란, 시대를 초월한 용기.
아름다움은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린 것.
황진이는 시대를 앞섰고,
나는 그 뒤를 잇는다.
그러니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를 기억하며 더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