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강의 노래

박성진 시인

by 박성진

센강의 노래


박성진 시인 시, 평

현대시조


「센강의 노래」 – 파리, 낭만과 역사의 강


> 석양 물든 노을빛에

센강은 붉게 흐르고

루브르 성벽 아래로

바람은 시간을 젓는다


에펠의 철탑 밑에

연인들 그림자 걷고

노트르담 그림자로

신들의 숨결이 깃든다


다리를 건너면서

혁명도, 시인도, 예술도

이 강물에 몸 담가

한 편의 詩가 되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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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평론 by 박성진 평론가


1. 낭만과 역사의 강, 시공을 흐르다


이 시조는 ‘센강’이라는 실재의 공간을, 역사와 낭만이 교차하는 시적 무대로 확장시켰다. 단순한 자연경관이 아니라, 파리라는 도시의 ‘정신적 물줄기’로서의 센강을 다룬다. 강물은 붉게 물들고, 바람은 시간을 ‘젓는다’는 표현은 시간의 체험이 정적이 아닌 동적임을 드러낸다.


2. 에펠탑과 노트르담 – 상징과 실존의 대화


2연에서는 에펠탑과 노트르담 대성당을 중심으로, 파리의 양면성을 묘사한다. 하나는 산업과 진보의 상징(에펠), 다른 하나는 종교와 신화의 공간(노트르담). 그 아래 ‘연인들’과 ‘신들의 숨결’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중성은 파리라는 도시의 낭만성과 초월성을 함께 말한다.


3. 다리 위의 문명사 – 센강을 건넌 자, 인류의 문화


마지막 연은 다리 위를 걷는 자가 곧 문명의 주체였음을 암시한다. 혁명가, 시인, 예술가—그들은 모두 센강을 건넜다. 센강은 단순한 물리적 경계가 아니라, 역사의 강을 건넌 사람들의 심리적 다리이며, “詩가 되어 흘렀다”는 마지막 행은 이 모든 문명의 자취가 지금도 시로 재생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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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평가


이 시조는 단순히 여행의 감상을 넘어서, 센강을 통해 도시의 정체성과 유럽 문명의 총체를 노래한다. 시어는 고요하면서도 상징적이며, 시조의 형식 속에 현대적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담아냈다. 루브르, 에펠, 노트르담이라는 파리의 상징물들을 배경으로 센강을 시의 주인공으로 부각함으로써, 도시 그 자체가 시가 되는 드문 구성미를 보여준다.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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