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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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가 바라본 분단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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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80주기 특집 평론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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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얼굴로 바라본 분단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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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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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었다.”
— 윤동주 〈자화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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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화상 속의 시인, 시대의 거울 앞에 서다
윤동주 시인의 대표작 〈자화상〉은 자기 성찰을 넘어서 시대의 윤리적 초상을 담고 있다.
그가 바라본 우물 속의 얼굴은 단순히 ‘자신’이 아니었다.
시대가 망가뜨린 인간의 상(像),
조국을 잃은 젊은 지식인의 갈등과 무력함이 그 얼굴에 고스란히 담겼다.
시인의 얼굴은 곧 분단 이전의 얼굴이었다.
분열되기 전, 전체로 존재하던 한 민족의 초상이었고,
그 우물은 한국 근대사의 어두운 심연을 은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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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분단 이후, 우리는 어떤 얼굴을 갖고 있는가
분단 이후의 한국문학은 시인의 얼굴을 잃어갔다.
이념이 우선했고, 현실은 날카로웠으며, 시는 목소리보다 주장을 키워갔다.
그러나 박성진 시인의 통일시들은 윤동주가 남긴 ‘자화상’의 의미를 되찾으려 한다.
박 시인은 말한다.
“분단은 거울을 깬 일이다. 그 파편을 다시 맞추는 게 시의 몫이다.”
그의 시에서 “눈물”, “달빛”, “첫눈”, “기억되지 않은 진실”은
모두 윤동주의 언어에서 뻗어 나온 새로운 미학의 지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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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윤동주와 박성진, 시적 거울을 마주한 두 시인
윤동주는 스스로를 꾸짖으며,
그 부끄러움으로 조국을 기억했다.
박성진은 조국이 잊은 기억을 되살리며,
그 상처의 자리마다 시로 기도한다.
윤동주가 우물 속에서 자기를 응시했다면,
박성진은 분단의 거울에 국토의 상처를 비추고,
평화와 통일을 위한 시인의 얼굴을 다시 그린다.
윤동주의 고백이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었다”라면,
박성진의 응답은
“나는 국경을 넘어 작은 손을 내민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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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론: 시인의 얼굴은 평화를 닮을 수 있는가
오늘날 시인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가.
폭력적인 언어, 분노의 시학, 소비되는 감성 사이에서
우리는 윤동주가 남긴 시인의 얼굴을 다시 떠올려야 한다.
그 얼굴은 화려하지 않았고, 슬프도록 정직했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의 얼굴을 지키려는 의지였다.
그 의지를 계승하는 통일시들은
분단을 넘는 시의 얼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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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80주기,
자기 얼굴을 끝까지 부끄럽지 않게 지킨 시인에게.
그리고 오늘 그 거울 앞에 서 있는 후배 시인들에게.
— 박성진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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