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의 눈동자

박성진 시인의 아내 ♡김은심 시인의 보석이야기

by 박성진

박성진 칼럼니스트



《보석과 사람》


제2편: 루비의 눈동자

김은심 시인


심장을 닮은 돌빛

붉은 피로 반짝여

겨울 끝 어머니의 웃음 속에 스몄다


시간 긁힌 자국은

불덩이처럼 타며

눈물로도 지워지지 않는 그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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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해설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김은심 시인의 시조 〈루비의 눈동자〉는 루비라는 보석을 기억과 감정의 결정체로 승화시키는 작품이다. 단지 물리적 아름다움에 머물지 않고, 사람의 상처와 삶의 굴곡을 껴안는 존재로 루비를 형상화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매우 문학적이며 깊은 정서를 내포하고 있다.


초장에서 루비는 "심장을 닮은 돌빛"으로 표현되며, 이는 단지 붉은 색깔을 넘어서 감정과 생명력, 사랑의 뜨거움을 상징한다. “붉은 피로 반짝인다”는 구절은 그 아름다움이 결코 단순하거나 무해하지 않음을, 오히려 고통과 시간의 압력을 견딘 결과물임을 암시한다.


중장에서는 “겨울 끝 어머니의 웃음”이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겨울은 상실과 고통의 계절이지만, 그 끝자락에서 어머니의 미소가 등장한다는 점은 회복과 따뜻한 기억의 회귀를 의미한다. 루비는 여기서 과거의 사랑이 현재의 삶에 침투하는 순간의 상징이 된다.


종장에서는 “시간 긁힌 자국”이 “불덩이처럼 타며” 빛난다고 한다. 보석이 받는 압력과 긁힘은 인간의 삶과 같으며, 바로 그 흠집 덕에 오히려 더 강렬하게 반짝인다. 이는 곧 상처를 통해 사람은 빛난다는 메시지다. 마지막 구절 “눈물로도 지워지지 않는 그 눈동자”는 루비를 통해 누군가의 눈빛과 기억이 끊임없이 살아 숨 쉰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보석은 단지 감상하는 물건이 아니라, 우리 내면의 감정을 품은 존재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시는 ‘루비’를 통해 ‘사람’을 응시하는 시다. 상처받은 삶의 아름다움, 기억의 힘, 그리고 사랑의 지속성을 보석 한 알에 새겨 넣은 섬세하고 절절한 시조다.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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