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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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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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는 시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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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시계가 흐른다
꿈속의 뼈마디처럼
시간은 녹는다
개미가 기어간다
죽음의 사과 위로
눈이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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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평론 | 꿈과 광기의 접점에서
이 시는 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주의 회화, 특히 「기억의 지속」(1931)과 「죽음의 그림자」 등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녹는 시계, 개미, 눈, 사과 같은 상징들을 시어로 압축하여 재창조한다. "시계가 흐른다"는 첫 구절은 달리의 현실 파괴적 시선과 무의식의 유동성을 암시하고, "개미가 기어간다"는 표현은 생명과 부패, 죽음과 성애를 동시에 함축하는 달리 특유의 에로틱하고 불온한 감각을 불러온다. 박성진 시인의 시는 단지 달리를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예술의 광기 어린 정수를 한 편의 시극처럼 환기시키며, 초현실이 언어로 펼쳐질 수 있음을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