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신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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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도, 바람이 엎드린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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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바다는 말없이 밀려왔다
신의도의 바위 앞에서
신처럼 고요해졌다
구불구불 뻗은 갯길 따라
바람이 지도를 그릴 때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잃는다
소금 내음 섞인 갈대숲 사이로
지나간 시간들이 속삭인다
"여기선 아픈 기억도
물처럼 흐른다"
사람이 적어 더 사람다운 섬,
하늘과 바다 사이
가장 낮은 땅에서
나는 가장 높은 기도를 배운다
신이 숨은 곳—
아니, 신이 된 자연이
오늘도 조용히
누군가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