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 그 붉은 이름에게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홍도, 그 붉은 이름



홍도, 그 붉은 이름에게


박성진 시인


파도는 말을 아끼고

하늘은 노을로 물러나며

그 섬의 저녁은 조용히 타오른다.


절벽마다 피어나는 동백의 숨결이여,

피고도 말하지 못한 사랑은

언제나 바람의 등 뒤에 숨어 있었지.


사람들은 홍도를

작은 섬이라 부르지만

그리움에는 크기란 것이 없었다.


붉은 바위, 붉은 노을,

붉게 젖은 내 마음까지 —

다 홍도였다, 이름 하나로.


하늘 끝에 걸린 외로움이

한 떨기 꽃으로 떨어질 때

나는 그 섬의 그림자가 되기로 했다.


사랑한다 말하지 못한 모든 날이

이 섬에 묻히기를 바라며

나는 돌아선다, 아직도 타오르는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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