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 , 두 번의 길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청산도, 두 번의 길



청산도, 두 번의 길


박성진 시인


한 번은 봄이었다 —

유채꽃물결 사이로

섬이 내게 말을 걸었다.


“여기 남고 싶냐”라고.

햇살은 따뜻했고

나는 눈물도 없이 웃었다.


다시 찾은 가을날엔

안개가 바다를 덮고

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풀잎 하나 흔들리지 않고

길섶의 기억만 짙었으니

그때의 나는 이미 어제였다.


두 번 본 섬은

처음 본 것보다 더 멀고

더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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