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르지 않은 샘터, 샘물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목마르지 않은 샘터, 샘물



목마르지 않은 샘터, 샘물


박성진 시인


이름조차 붙이지 않은 자리에서

물은 스스로를 낳고 있었다

어둠도 더럽히지 못한 투명한 탄생


아무도 다녀가지 않은 새벽

먼 풀잎 하나 떨릴 때

가장 먼저 눈을 뜨는 마음


돌 아래 웅크린 시간을 지나

결국 맑음으로 솟아오른 너여

울지 않고도 울음이 되는


누군가 손을 대면

그 손부터 맑아지는 법

고요는 언제나 가장 먼저 젖는다


목마름이 없는 자에게

샘터는 보이지 않겠지

갈증이 깊을수록 더 가까운 너


나는 이제 배운다

세상에서 가장 맑은 위로는

흘러가지 않는 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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