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당신과 물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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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물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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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수 시인
나, 당신의 고운 자태
그, 선명한 빛깔
늦가을 단풍처럼
자르르하게 물들고 싶어요
나, 당신의 고운 음성
거친 듯 청아한 소리
옥구슬 음색으로
물들고 싶어요
당신의 초롱한 눈빛
호수인 듯 마음의 창
순수를 담는 영롱한 눈빛에
나, 물들고 싶어요
당신을 향한 끝없는 사랑
그, 고귀한 사랑을 엮어
낯선 자리에서 이웃의 친구
나, 불꽃사랑에 물들이고 싶어요
절망의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늪에서 헤매는 사람에게
꿈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소통으로 친구 되어
연대함으로 하나 되며
힘겨움을 밀고 끌며
온통 당신의 빛으로
물들게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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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수 시인 프로필]
한국 CBMC 경기남부연합회 회장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시집: 《너를 기다리는 동안에》, 《당신과 나는 같은 자리입니다》
동인지: 《시와 에세이》 9호~18호 참여 (총 10권)
국제문학바탕문인협회 정회원
문학적 특징: 사랑과 연대, 소통을 중심으로 한 따뜻한 서정시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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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평론]
〈당신과 물들고 싶어요〉는 사랑을 **‘물듦(染)’**이라는 핵심 이미지로 구현한 서정시다.
시적 화자는 ‘당신’이라는 존재를 향해, 시각·청각·심상의 모든 감각을 동원해 사랑의 열망을 노래한다.
1. 감각적·심상적 이미지
‘늦가을 단풍처럼 자르르하게’, ‘옥구슬 음색’, ‘영롱한 눈빛’과 같은 시어는
사랑의 체험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독자에게 생생한 몰입을 제공한다.
이는 사랑을 단순한 내적 감정이 아닌 삶 전체에 스며드는 감각적 경험으로 승화시킨다.
2. 사랑의 확장 구조
1~3연: 연인의 아름다움을 향한 개인적·사적 사랑
4~6연: ‘절망의 자리’, ‘늪’, ‘꿈을 잃어버린 사람’으로 시선이 이동하며 공동체적 사랑으로 확장
사랑은 개인의 감정을 넘어, 세상을 물들이고 치유하는 윤리적 사랑으로 변모한다.
3. 반복과 운율
‘물들고 싶어요’라는 반복은 기도문처럼 간절한 낭송 운율을 형성한다.
부드러운 종결 어미는 시 전체의 온기를 유지하며, 낭송 시로서도 매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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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권희수 시인의 〈당신과 물들고 싶어요〉는 사랑의 내적 체험에서 시작해 공동체적 연대와 위로로 확장되는 서정시다.
‘물들다’라는 이미지는 사랑의 존재적 변모와 사회적 확산을 동시에 담고 있으며,
개인의 감정이 사회적 윤리로 이어지는 현대 서정시의 성숙한 모델을 보여준다.
이 시의 진정한 매력은,
감각적 아름다움과
공동체적 사랑의 윤리가
하나로 융합되어 독자에게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남긴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