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청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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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의 문학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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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청춘 착각
변희자 시
머리칼 한 올 세워보며
나, 오늘 좀 괜찮은데
카페 유리창 속
낯설 듯 설레는 나를 마주하니
어깨가 살짝 들썩인다
지나가는 청년이
힐끔 돌아본 것도 같고
발끝에 힘을 주고 걷는 골목
꽃무늬 원피스 자락이
바람에 살랑이며
가슴 한편이 나풀거린다
방금 전 계단은
조금 숨찼지만
괜찮아, 청춘도 원래 숨차니까
오늘은
청춘인 듯한 착각을 살짝 입고
카페 향기를 품은 채
시인의 꿈을 찾아
젊은 듯 세상으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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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변희자 시인의 「어느덧 청춘 착각」은 거울이 아니라 카페 유리창이라는 매개를 통해 자기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이는 단순한 외모 확인이 아니라, 일상의 틈에서 문득 찾아오는 자기 재발견의 순간을 시적으로 포착한 것이다. ‘머리칼 한 올 세워보며’라는 소박한 시작은, 자신에게 주는 작은 의식과도 같다.
‘청년’의 시선이 힐끗 스친 것 같다는 묘사는 사실의 여부보다 심리의 설렘을 증명한다. 이는 실제 사건보다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꽃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서정적 심리를 드러낸다. ‘꽃무늬 원피스’와 ‘바람’은 그 자체로 청춘의 시각적 상징이며, ‘숨이 찼지만 괜찮다’는 구절은 나이와 상관없이 도전과 설렘을 향한 내적 의지를 담아낸다.
무엇보다 이 시가 빛나는 대목은 **“시인의 꿈을 찾아 젊은 듯 세상으로 나선다”**는 결구다. 이는 단순한 외출이 아니라, 자기 세계를 확장하려는 창작자의 여정을 뜻한다. 청춘은 나이가 아니라 감각과 선택에 있다는 점을, 시인은 섬세한 언어로 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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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이 작품은 ‘청춘’을 회상이나 상실이 아닌, 현재형의 체험으로 끌어온다. 착각이라 이름 붙였지만, 그 착각이야말로 삶을 조금 더 반짝이게 하는 힘임을 보여준다. 카페, 청년, 바람, 원피스, 그리고 시인의 꿈이 한 화면 안에서 유연하게 공존하며, 일상의 길목을 작은 축제로 바꿔놓는다.
결국 이 시는 독자에게 **“오늘 하루, 나도 청춘일 수 있다”**는 은근한 권유를 건넨다. 이는 변희자 시인이 가진 낭만적 필력과 자기 삶에 대한 애정이 만들어낸 온기 있는 문학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