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애 시인 오작교 상봉에 붙여》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by 박성진

《오작교 상봉에 붙여》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화, 문학평론가


〈오작교 상봉에 붙여〉

多情 이인애 시인 시




평론- <천상의 재회, 눈물>


시의 첫머리는 견우와 직녀의 전설을 불러오며 시작한다.

*“하늘의 금족령 풀리던 날 / 재회의 기쁨과 감격의 눈물 / 폭포수 되어 흘리는 견우와 직녀”*라는 구절은, 인간 세계의 이산의 아픔과 기다림을 천상의 신화에 빗대어 드러내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전설의 회고가 아니다 분단의 현실 속에서 ‘만남의 절대적 결핍’을 상징한 아픔의 현장이다

눈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장면은, 억눌린 감정이 해소되는 동시에 아직 다 이루지 못한 소망의 과잉성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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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와 까마귀

연대의 은유>


“까치와 까마귀가 등을 대어 주니 / 은하수 강가에 놓인 임시 가교” 시인은 이를 단순한 민속적 이미지가 아니라, 공동체적 연대의 은유로 말한다.

인간의 힘으로 넘을 수 없는 강 (분단의 상징)을

작은 존재들이 힘을 모아 다리로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서 시인은

‘하늘의 법에도 인정이 있어 / 일 년에 단 한차례 만남을 허락하네’라며, 초월적 권위조차 인간의 인정 앞에 굴복한다는 역설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허락은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오히려 더 큰 비극성을 낳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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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소나기, 사랑, 격정과 이별의 울음>


“밤새워 내리치는 천둥 번개는 운우지정 회포인가 / … 이튿날엔 헤어지기 아쉬운 울음이 / 소나기 되어 주룩주룩 쏟아지네.”

사랑의 격정은 번개의 요란함으로, 이별의 슬픔은 소나기의 눈물로 비유한다.

이는 자연현상을 인간 정서로 번역한 고전적 시어법이지만, 여기서는 ‘하룻밤의 만남을 다음 날의 이별’이라는 시간적 리듬을 강조한다 단절과 무상함까지 심화한

슬픈 눈물이었음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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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과 통일열차>


시의 후반부는 천상의 비유에서 곧바로 현실 정치의 비극으로 이행한다. “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건만 / 남과 북 이산가족은 만날 길이 없으니.” 고장 난 시계도 진실을 말하는 순간이 있다고 역설한다

이산가족은 단 한 번의 만남조차 허락받지 못한다는 냉혹한 현실을 드러내었다


“이산의 아픔 싣고 멈춰 선 통일열차”라는 표현은, 정지된 시간 속의 열차 이미지를 통해 역동성을 잃은 민족사의 교착 상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었다.

또한

“분단의 허리통증은 그 누가 이어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다 ‘민족의 몸’에 새겨진 상처를 신체적 고통으로 형상화한 강렬한 메타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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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결부 태산 같은 사상의 벽>


마지막 구절 “사상의 벽은 태산같이 높기만 하다” 는 시 전체를 집약하는 결론으로 이끌었다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허락한 천상의 금족령과 달리, 인간 세계의 분단은 단 한 차례의 만남조차도 허락하지 않는다.

신화 속 하늘은 ‘인정’을 품었으나, 현실의 정치 체제는 태산 같은 벽으로 인간적 애정조차 거부하였다.

이 지점에서 시는 단순한 전설의 변주곡이 아니다 철학적 성찰을 동반한 분단문학으로 도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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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이 작품은 고전 신화와 현대 분단 현실을 넘어서 공간을 넘는 시적 공명을 이끌어낸다.

서두의 천상 신화는 한국인의 정체성과 역사적 상처를 담아내는 거울로 기능하였다 후반부의 이산가족, 통일열차,

사상의 벽은 정치적 현실을 직설적으로 환기하였다. ‘눈물, 폭포수, 소나기’의 연속된 이미지 체계를 ‘까치, 까마귀, 가교,

임시 만남’의 상징성은, 분단문학의 정통적 주제이지 않은가 하여 이별, 상봉, 통일을 집약적으로 드러내었다


이 시는

‘만남의 가능성’과 ‘단절의 불가피성’ 사이의 긴장을 지속적으로 묻고 있다. 하늘은 허락하였다 그러나 현실은 허락하지 않았다. 인정과 제도의 충돌, 인간성과 이념의 대립이 이 작품의 중심부를 이룬다.

결국 이 시는 단순한 통일 열망의 노래가 아니라, 분단 현실을 가장 고통스러운 인간적 차원에서 체감한 고발의 시로 평가할 수 있다. 이 시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반적인 경향은 분단의 막힌 통일 노선, 멈추어진 열차는 끝내 움직일 수 없다는 아픔의 현장을 고발한 시의 형식으로 시인들이 쉽게 쓸 수 있는 시의 형태는 아니다

여류 시인의 시라는 것을 감지한 독자들은 함께 공감하면서 이 아픔을 기억하며

통일의 그날을 당기어 염원하는

시인의 깊은 애국심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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