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문학평론가
박성진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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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 밖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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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세상에는
두꺼운 철문도
끝내 막지 못하는 바람이 있다.
대륙 건너
큰소리로 세상을 흔드는 사내 하나,
그 목소리가
바람처럼 번지면
오래 버티던 권력들의 이름도
조금씩
흔들린다.
미사일을 세며
밤을 지키던
벙커의 젊은 왕도
어느 날 문득
밖에서 부는 바람소리 듣는다.
세상은 이미
벽보다 넓고
권력보다 오래 산다.
어떤 겨울은
생각보다 빨리 끝난다.
얼어 있던 압록강 바람이
남쪽으로 흐르는 날
오래 갈라진 땅 위에
아침 하나가
조용히
다시 떠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