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문학평론가
박성진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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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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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서 와서〉
우리는 어디서 와서
무엇으로 머물다
어디로 가는가.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별들은 묻지 않는다.
그저
빛으로 오래된 이야기를 건넬 뿐.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한 점 숨결이
어둠 속에서 불려 나와
이름을 얻고
체온을 얻고
기억을 얻기까지,
우주는 얼마나 긴 시간을 접어
우리의 하루 속에
조용히 넣어 두었을까.
먼지였던 몸,
별의 잔해였던 원소들,
우연처럼 만나
필연처럼 고동치는 심장.
우리는 무엇인가.
잠시 빌린 살과 뼈,
그 안을 스쳐 가는
생각이라는 바람.
기쁨에 젖고
슬픔에 마르고
사랑에 다시 피어나는
감정의 계절 속에서
나는 나이면서
수많은 타인의 기억으로 이루어진 존재.
홀로 서 있으나
결코 혼자가 아닌 사람.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발자국은 늘 앞을 향하지만
시간은 등을 밀고,
오지 않은 내일은
이미 우리를 부른다.
끝이라 이름 붙인 문 앞에서도
삶은 마지막까지
의미를 묻는다.
사라짐은 정말 없어짐일까,
아니면
다른 이름의 시작일까.
모른다는 사실이 두렵지만
모르기에
우리는 끝내 걸어간다.
질문을 품은 채
사랑하고
후회하고
용서하며.
별이 빛나는 까닭을
끝내 다 알지 못해도,
그 아래 서서
서로의 손을 잡는 순간
우리는 이미
답 쪽으로 가까워진다.
삶은
완성된 문장이 아니라
오늘도 이어 쓰는
한 줄의 물음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