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달빛 사냥꾼 박치원 ~마음의 꽃향기》

박성진 시인 문학평론가

by 박성진

박성진 문화평론가



마음의 꽃향기~박치원 시인


나비와 벌은 꽃향기 있는 곳에

날아가서 촉매 하며 춤춘다


인간은 마음의 꽃향기를 피우면

좋은 벗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기분 좋고 즐겁다


인생은 향기로운 꽃향기 만들며

즐겁게 살아가면 좋겠다


꽃은 촉매로 유혹하며 향기꽃을 피우고

인간은 마음의 꽃향기로

좋은 벗을 만들며 살아간다




이 시는 자연의 질서를 빌려 인간관계의 본질을 은근하게 드러낸다. 나비와 벌, 꽃과 향기라는 익숙한 장면 속에 ‘촉매’라는 단어를 끌어들인 순간, 이 작품은 단순한 서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보이지 않는 것이 작용하여 움직임을 만들어낸다는 과학적 개념이, 곧 마음의 작용과 겹쳐지기 때문이다.


향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먼저 도착한다. 이 시에서 마음 역시 그렇다. 말보다 먼저 전해지고, 행동보다 먼저 스며든다. 그래서 관계는 의지로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흘러나온 마음의 결이 서로를 알아보는 순간에 시작된다. 이 점에서 시는 인간을 ‘향기를 내는 존재’로 다시 정의한다.


“좋은 벗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는 구절은 단순한 생활의 진술 같지만, 그 안에는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이 숨어 있다. 억지로 붙잡은 인연은 오래가지 못하고, 향기처럼 번진 마음만이 머문다는 것. 시는 이를 설명하지 않고, 자연의 장면 하나로 설득해 낸다.


마지막 연에서 꽃과 인간은 하나의 원리로 포개진다. 꽃은 향기로 존재를 드러내고, 인간은 마음으로 존재를 드러낸다. 이 평행은 단순한 비유를 넘어,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라는 인식을 불러온다.


박치원 시인의 시가 남기는 울림은 여기서 더 깊어진다.

향기가 없는 꽃이 들판에 남겨지듯, 마음이 닫힌 사람은 세상 속에서도 고립된다.

반대로 향기가 짙을수록 더 멀리 퍼지듯, 한 사람의 마음은 결국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멀리까지 도달한다.

그리고 이 시는 묻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드러낸다.

당신의 삶에는 지금, 어떤 향기가 흐르고 있는가를 묻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박성진 《단테~사순, 그 어두운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