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작가
이한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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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Ut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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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幽窼 이한구-
우리는 각자가 섬입니다.
우리가 섬을 보려면 멀리 떨어져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섬을 알려면 섬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멀리서 섬을 보았다고 안다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 섬 골짜기와 숲과 나무에 진실의 답이 있고 이해가 있습니다.
어디서 오는지도 모르는 무시로 부는
전쟁 같은 바람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어느새 땀을 식혀주는 바람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더 깊은 숲엔 사랑의 샘물이 마르지 않지요.
계곡에 덤불과 넝쿨이 얽혀 있지만
진리의 답 아래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모든 게 자명하게 설명되는 능선의 우뚝 선 바위 봉우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발길은 한결같이 바닷가 모래사장을 서성이며 바다를 보고 있습니다.
심지어 바다에 몸을 던져 빠져 버립니다.
그래서 도무지 알 수 없었지요.
시선을 섬 안으로 돌려 보곤 하지만 이해는 안 갑니다.
한 걸음이라도 들어가 봐야 합니다.
고요한 마음, 그윽한 눈으로 보면 섬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사인을 수 없이 보내고 있음을 알게 될 겁니다.
답은 섬 안에 있습니다.
세상엔 답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