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옥 작가의 <미오기전>을 읽고
아웅 어쩌면 좋아. <미오기전>이 너무너무 좋다. 재미있지만 슬프고, 따뜻하지만 시리고, 다정하지만 아린 글이다. 김미옥 작가님에게 홀딱 빠졌다. 웃다가 눈물이 또로록 흘러내린다. 웃다가 울다가 XXX에 털 날까 걱정될 정도이다. 분명 고단했던 일, 고통스러운 기억, 슬픈 추억, 아팠던 결핍, 비참했던 과거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작가의 유머에 빠져 나도 모르게 웃는다. 큭큭거리며 웃다가 가슴에 콕 박히는 뭔가에 눈가는 촉촉해지고 코끝이 시큰해진다.
김미옥 작가는 이런 사람이다. 명랑한 또라이, 괴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 같은 사람, 오빠 세 명의 합작품 ‘영구머리’에 외모를 잊어버리기로 한 영리한 동생, 집도 절도 없이 떠돌면서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본 고학생, 사흘 굶은 그에게 밥상을 차려준 애숙 언니에게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남들에게 베풀 줄 아는 어른, 동네 할머니의 짐만 들어주려 했다가 청소에 설거지까지 하고 나오는 동네 호구, 소주잔을 핸드백에 가지고 다니는 직장인, ‘너희가 재즈를 아느냐 ’고 남들 앞에서 노래를 당당하게 부를 수 있는 음치, 제사를 ‘먹고 싶은 음식을 배달해서 대한민국 식품계의 활황을 도모하는 거시적인 행사’로 만든 며느리, 문과생이면서 드라이버 하나 있으면 집안 수선을 다 할 수 있는 맥가이버, 욕을 해야 할 때와 하지 않아야 할 때를 잘 구분하는 욕쟁이, 며느리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줄 아는 시어머니, 무엇보다 그는 책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미오기전>을 서글픈 기억이 다시는 내 인생을 흔들지 않기를 바라며 썼고. 쓰다 보니 웃게 되었고 웃다 보니 유쾌해졌다고 말한다. 나는 그의 글을 읽으며 그의 인생사를 들으며 공감과 위로를 받는다. 그러다가 유쾌해졌다. 참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