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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는 아끼고 쓰레기는 줄이고

운동화 리폼을 해보았습니다

by 송알송알


5년쯤 신은 운동화가 있다. 말이 5년이지, 여름에만 신었고 샌들과 병행해서 신었기에 실제로 신은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편하고 모양도 예쁘고 신발끈 색깔이 화사해서 좋아하는 신발이다. 밑창도 깨끗하고 바닥도 닳지 않았는데, 겉면의 하얀색이 누렇게 변했다.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있는 힘껏 빨아보았지만 그대로였다. 나는 누런 운동화를 신어도 상관없는 데다 운동화 끈에 가려 티도 안나는 것 같은데 남편이 질색이다. 멀쩡한 신발을 버려야 하나? 아까운데 어떡하지? 그리하여 운동화리폼이라는 것을 해보았다.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사용했던 염색용 물감이 생각나서 찾아보니 여전히 쓸만하다. 아이는 이 물감으로 티셔츠에 직접 그림을 그려 입고 다녔고 원하는 대로 리폼한 실내화를 신었다. 가끔은 떡볶이를 얻어먹고 친구들에게 실내화리폼을 해준 적도 있다고 한다.


'그 아이에 그 엄마'아니겠는가. 나도 운동화리폼을 해보았다. 혼자 하기는 조금 걱정되어 아이의 도움을 받았다. 스누피와 우드스탁이 풀밭과 꽃밭에 누워 있는 모습이 예쁘게 되었다. 덕분에 올여름 잘 신고 있다.


아끼던 운동화를 계속 신을 수 있어 기쁘고, 쓰레기 배출을 줄였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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