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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픽- 영어 공부 시작

똑똑한 노인 되기 프로젝트?

by 송알송알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낼모레 60인데 영어 공부를 왜 하냐고? 그냥 심심해서라고 하면 뒤통수 한 대 얻어 맞을라나? 심심해서는 아니고 뇌가 쪼그라드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늘 사용하던 단어가 왕왕 생각나지 않고, 책장을 한 장 넘겼을 뿐인데 방금 전에 읽었던 내용이 머릿속에서 왕창 지워지고, 상황 파악이 금세 되지 않는다. 기억력이 감퇴하고 인지 기능도 감소하고, 뭐 그런 거다. 아이고 서글퍼라.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겠지만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외국어 공부가 좋다고 한다. 노인들이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 기억력 향상과 인지 기능 저하 예방 효과가 있다나. 그래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단다. 그래? 그렇다면 영어 공부를 다시 제대로 해 볼까? 학교 다닐 때 영어를 못했다. 읽고 쓰기는 (약간은 ) 되는 데 듣고 말하기는 왜 그렇게 안 되는지 몰라. 언젠가는 좋은 번역기와 통역기가 나올 텐데 뭘 이러면서, 영어를 포기했다. 내 예언대로(?) 되었는데 여전히 영어를 잘하고 싶다. 이 마음은 뭐라고 할까, 어려서 제대로 하지 못한 미련이겠다. 치매 예방도 된다는데 안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어떻게 하지? 어릴 때 하던 방식으로는 하기 싫다.

우와~ 세상 좋아졌다.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 외국인을 선생님으로 모시지 않아도 된다. 핸드폰과 인터넷만 있으면 영어 공부를 맘껏 할 수 있다. 듀오링고, 말해보카, 스픽 등등 외국어 공부 앱으로 문법, 단어, 숙어, 회화 등등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

스픽과 함께 매일매일 영어 공부를 한다. 스픽을 선택한 것은 3개의 앱 중에서 듣고 말하기 학습에 가장 맞춤으로 보였다. 스픽이 제공하는 여러 가지 기능 중에서 프리토킹이 가장 재미있다. 오늘은 지난 주말에 다녀온 이승환 콘서트에 대해 이야기했다. 5분의 프리토킹이 끝나면 틀린 표현을 수정해 준다. 빨간 줄이 죽죽 그어진 답안지를 돌려받는 기분이다. 내 답변 모두가 엉터리이고 엉망인지라 고치고 새로 익혀야 하는 표현이 한가득이다. 그런데 말이다. 너무너무 재미있다. 우와~ 우와~ 내 어릴 때 이렇게 공부할 수 있었으면 내가 영포자가 되지 않았을 텐데, 좀 늦게 태어날 걸 그랬다.

재미있는데 힘든 점이 하나 있다. 스픽이 내 발음을 너무 못 알아듣는다. 내 발음이 시원찮은 것도 있겠지만 자꾸만 이런 의심이 든다. ‘으’와 ‘어’의 차이, ‘e’와 ‘2’의 차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경상도 사투리 특유의 억양 같은 네이티브 경상도 사람의 애환이 떠오르는 것은 나의 오해일까? 스픽에게 물어보고 싶다.

4일 되었다. 우선은 30일 동안 매일매일 하는 것이 목표다. 아자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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