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게 살고 싶어 글쓰기를 합니다.”
누군가 나에게 글쓰기의 이유를 물으면 이렇게 대답한다. 어릴 때 반성 아니면 다짐의 일기를 많이 써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비록 학교 숙제였지만 일기는 내 생애 첫 글쓰기였는데, 대개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던가 내지는 다음에는 더 잘하겠다는 내용이 다반사였다. 말로 뱉은 것보다 글로 쓴 것은 ( 머리로 생각하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쓰는 감각을 사용하기 때문에 )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 글을 쓰기 위해 보고 느끼고 사유하고 자신을 객관화하고 성찰하고 그러다 보면 나쁜 짓을 할 수 없지 않나?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은 착하게 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말이다. 나는 요즘 글쓰기가 너무 어렵다. 글감도 떠오르지 않고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통 생기지 않는다. 자주 있는 일이다. 예전에는 이놈의 글쓰기 근육은 도대체 언제 생기나? 생기기는 할까? 나는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글을 쓰려고 하나? 화를 내다가 좌절했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나는 이미 너무나 착해서 굳이 글을 쓰지 않아도 되는 건가 한다. 문득 어릴 때 착한 어린이에게만 주는 ‘선행상’을 받은 기억이 떠오른다. 세상에나. 어려서부터 이미 착한 사람이었다는 건데, 나는 아직도 착하게 살겠다고 안달복달인가.
하하하하하하. 헛소리다.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해서 아무 말이나 막막했다.
체력이 좋지 않아 쉽게 지치고
감성이 말랐고
게으르고
그러다 보니 글쓰기를 등한시했고
쓰지 않으니 펜이 무더 졌는데, 이미 충분히 착해서 글쓰기를 안 해도 된다는 헛소리를 지껄인다.
너무 뻔뻔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