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나 자신에게 가장 가혹한 심판관이었다.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그건 나약함이라 여겼다.
감정이 무너지면,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고 몰아세웠다.
남들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일에도
나는 “이건 네 탓이야”라는 재판을 스스로에게 열었다.
그래서였을까.
누군가의 “괜찮아”라는 말도 내겐 쉽사리 닿지 않았다.
나는 늘 나 자신을 의심했고, 용서하는 법을 몰랐다.
조금만 느슨해지면 무너질까 봐,
조금만 쉬면 게을러질까 봐,
나는 나를 다그치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건 성장의 열망이 아니라, 자기혐오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는 걸.
나는 나약하지 않았다.
다만 너무 오래 버텼을 뿐이다.
“괜찮다”라고 말하며 하루를 짜내듯 살아온 그 시간들이
사실은 살아내기 위한 필사였음을 이제야 안다.
이제는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괜찮다고.
쉬어가도, 멈춰도, 잠시 무너져도 된다고.
그건 나약함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숨결이라고.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불안은 여전히 내 안에 있고,
밤마다 눈을 감지 못하는 날도 많다.
그럼에도 이제는 그 모든 그림자를 껴안으려 한다.
나를 벌주던 손을 천천히 내려놓고,
그 손으로 나를 다독이며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제는 너 자신에게도 조금은 따뜻해져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