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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프로방스 Jun 09. 2024

2024년 음력 5월 5일 단옷날 행사 풍습 음식

단오절은 음력으로 5월 5일 양력절기로는 망종 즈음에 있다.

단오는 설날 한식 추석과 함께 우리 민족 4대 명절 중 하나다.


우리는 예로부터 해와 달을 숭배하는 농경민족이었다. 달을 숭배하는 잔치가 정월 대보름이었다면 해를 숭배하는 잔치는 단오절이다.


음력에서 홀수가 겹치는 날짜는 양의 기운이 강한 날들이다. 예를 들자면 음력 3월 3일, 5월 5일, 7월 7일, 9월 9일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양의 기운이 가장 왕성한 날이 음력 5월 5일이다.


이 때문에 단오절을 큰 명절로 치는 것이다. 이제 단오절이 갖는 중요한 의미를 살펴보고 단옷날 이루어졌던 행사 풍습 음식 등을 알아보기로 하자.


물론 가장 큰 단오 축제인 강릉 단오제도 빠져서는 안 될 아이템이지만.  



단 오 절 행 사


오절은 모내기를 위한 벼농사 축제라 할 만큼 농사와 깊은 관련을 갖는다. 단오는 논농사를 시작하는 대표적인 농사명절인 것이다.


단오 때가 되면 모든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일 년 농사를 계획하곤 했다. 단오를 기점으로 모내기를 시작한 것이다. 지역에 따라 모내기는 단오 전과 후로 나뉘어 시행되었다.


단오 전에 모내기를 끝낸 지역은 잔치를 열었다. 여기서는 두레 농악패들이 주동이 되어 흥겨운 행사와 잔치를 이끌곤 했다.


각 마을의 두레 공동체에서는 회의를 열어 모내기 순서를 정했다. 모내기 두레는 철저한 이타적 공동체 방식으로 이루어 가는 특성을 띤다.


내 것 네 것이 없이 모든 마을의 논을 내 것처럼 여기며 모를 내주었던 것이다.


두레 공동체가 벼농사 논농사에 적용된 시스템이었다면 품앗이라는 공동체의 방식은 주로 밭농사에 활용되었다.


 이같이 우리의 전통적 마을 공동체는 두 가지 방식을 균형 있게 이루며 발전해 나갔다. 단오절 행사는 대단한 마을 잔치로 치러졌으며 그 자체가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가장 큰 지역행사였던 셈이다.


우리의 소중한 명절 단오는 조선시대 말까지 그 전통적 가치가 굳건히 계승되어 왔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강제적으로 폐기되는 흑역사를 겪어야만 했다.


오늘날 몇몇 지방에서만 단오축제를 열어 간신히 그 명맥을 유지해 나가는 실정이 안타깝기만 하다.





 단 오 절 풍 습


단옷날 풍습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청포물에 머리 감기였다. 청포란 독특한 향기가 나는 풀을 말하는데 뿌리는 약으로 쓰일 만큼 귀하다.


옛 조상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도 빠지지 않고 나쁜 귀신까지 몰아낼 수 있다고 믿었단다.


그네 뛰기도 단오절에 빠지지 않는 주요 풍습이었다. 마을에 있는 큰 나무 가지에 동아줄을 매고 아래쪽에 받침대를 댄  커다란 그네를 탔다. 요즘 이런 풍습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어 아쉽기도 하다.


남자들이 했던 단오절 풍습으로는 씨름 경기를 으뜸으로 꼽을 수 있다. 이는 힘이 센 사람을 기리는 농경문화의 대표적 유산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승자에겐 소가 한 마리 기증되었단다. 이 밖에도 궁궐에서는 임금이 신하들에게 단오 부채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라는 뜻이 담긴 왕의 작은 성의가 아니었을까 싶다.



단 오 날 음 식


단오절  음식에 손꼽히는 것으로 쑥떡과 비슷한 수리취떡이 있다. 산나물의 왕으로 불린 수리취로 만든 이 음식은 영양이 매우 풍부했다.


여기에 더해  각종 백 가지나물을 해서 골고루 먹었다. 단오가 지나면 꽃대들이 올라와 억새지기 때문에 이때가 나물을 먹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되는 셈이다.


앵두를 꿀에 재어 오미자 국물에 넣어 먹는 앵두화채도 단오절 음식으로 일품이었다.


단오 때가 되면 날씨가 점점 더워지기 시작한다. 습하고 후텁지근한 장마가 다가오는 것이다.


이를 대비해 위를 튼튼히 해서 식중독과 전염병을 예방하고자 익모초의 즙을 내어 먹고 몸을 보호했다.



단옷날 즈음은 궁핍한 보릿고개 시절이 절정을 이루는 때다. 몹시 배 고픈 시절의 끝자락인 것이다.


양식은 떨어져 주린 배를 안고 살아가야 했을 때 먹을 수 있는 비상식량이 있었다. 무엇이었을까.


바로 들나물과 산나물이었다. 이런 말도 있다. " 시집온 새댁이 나물 서른 가지도 모르면 굶어 죽는다".


젊은 새댁이 어디서 언제 배워 나물 이름을 그리도 많이 알 수  있겠는가.


얼마나 배 고픈 시절이었는 가를 짐작케 해주는 가슴 찡한 속담이다.


결코 먼 옛날 얘기가 아니다. 이런 시절이 불과 몇십 년 전 우리 앞에 있었다. 오늘 우리는 당시 양식이 없을 때 먹었던 이런 식량을 웰빙식으로 섭취하고 있지 않은가.


강원도의 가난을 상징하는 음식 곤드레 나물밥이 대표적이라 할만하다.



강 릉 단 오 제


단오절의 의미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현재까지 그 명맥을 굳건히 잇는 행사가 있다. 바로 강릉 단오제다.


이는 단옷날을 전후로 펼쳐지는 강릉지방의 향토 재례의식을 말한다. 음력 5월 3일에서 7일까지 이곳에서 아침마다 제사와 단오굿이 이어진다.


강릉의 지역사회와 국가의 안녕을 비는 행사다. 성대한 제사의식 못지않게 축제 기간 동안에 풍작을 기원하는 다양한 행사가 개최된다.


무언극으로는 관노 가면극이 유명하다. 이것은 관아의 노비를 위해 행해진 우리나라 유일의 무언극이다.


놀이마당에서는 신명 나는 다양한 놀이가 날마다 펼쳐진다. 이 축제는 송신제 환우굿 소제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제의에 쓰던 모든 기구들이 불에 타고 모든 것들은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축제는 끝이 나는 것이다.


일찍이 강릉단오제는 독창적 예술성과 의식을 인정받아 1967년 국가 무형문화재 13호로 지정되었다. 2005년에 와서는 유네스코 인류 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단오절의 의미를 현대에 계승한 축제 강릉 단오제는 저 높은 대관령과 마주하여 미래에도 계속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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