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거제 여행 2
바다를 품은 길
호텔 사우나에서 어제의 여독을 개운하게 씻어내고,
커피 한 잔과 식빵 한 조각으로 허기를 달랜 뒤
느긋하게 거제도로 향했다.
“삼○은 역시 다르다.”
사우나 한 번으로 호텔의 품격에 반해버린 우리는
거제로 향하는 내내 호텔 찬양 일색이다.
누런 들녘 사이로 억새풀이 하늘거리고,
창밖으로는 간간이 쪽빛 바다가 얼굴을 내밀다 사라진다.
가을빛이 스민 들판과 바다의 경계가 참으로 평화롭다.
“갈치조림이 먹고 싶다.”
형부의 한마디에 검색해 찾아간 ‘보물섬식당’.
여차‧홍포 해안도로 전망대에서 본 남해의 절경만큼이나
식당 창밖 풍경이 입이 떡 벌어지게 아름답다.
네 사람이 여섯 인분을 순식간에 비워내며
기분 좋은 포만감에 웃음이 터진다.
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잔잔한 바다가 반짝이는
장승포와 여차, 홍포의 아름다움은
눈으로만 다 담기엔 아까운 아득함이다.
운전으로 우리의 발이 되어준 조카를 위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카페에 들렀다.
아메리카노, 연잎차, 그리고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
그 한 모금의 여유로
오늘의 여행에 부드러운 마침표를 찍는다.
남해 해안도로를 빠져나와 중앙내륙고속도로로 접어들며
점점 바다가 멀어진다.
대신 낮은 산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석양은 여행의 끝자락을 따뜻한 빛으로 물들인다.
엄마가 소천하시기 전 머무셨던 병원 뒤
작은 칼국수집에 들러 뜨끈한 국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렇게 이번 여행도
바다의 냄새와 가족의 온기를 품은 채 의성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년 여행을 위한 설렘과 기대가
아쉬움을 살포시 달래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