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만난 나의 베프는 길치다.
여자화장실을 다녀온 뒤, 아무렇지 않게 남자화장실로 들어가는 수준급 실력자다.
한 번은 2층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타려다 도가니(무릎)가 까진 적도 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일본 여행을 가면 나는 그 친구 뒤를 쫄쫄 따라다닌다.
현지인만큼 유창한 일본어 실력 때문이다.
박완서 작가님의 전집을 몽땅 보유하고 있는 열렬한 팬이자,
가끔은 나를 뭉클하게 울리는 글을 쓰는 브런치스토리 작가이기도 하다.
주 6일, 때로는 7일씩 일하며 두 자녀를 키워낸 씩씩한 엄마다.
그 친구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Independent’.
꼰대가 되기보다는
진짜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성숙해져 가는 사람이다.
성장한 자녀들로부터 경제적, 감정적으로 깔끔하게 독립을 선언한 쿨한 여자다.
보톡스보다는 ‘살톡스’로 자신을 가꾸고,
성격도 좋은데 외모까지 예쁘다고 자뻑하는
오래된 지병(?)을 앓고 있는 나이롱환자다.
겸손하고 뭐든 인정할 건 인정하는 나와는 영 딴판이지만,
오래오래 함께하며 지지고 볶고 싶은
그런 친구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