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육아 일기를 쓰는 이유

by 최고의 교사

2021년 12월. 연말의 활기찬 분위기와 신나는 캐럴을 들으며 아이들과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도중 문득 '아! 육아 일기를 써야겠다.'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생각이 들자마자 집에 있는 노트를 준비하여 곧바로 일기를 써나갔다. 즉, 육아일기를 쓰기 시작한 시점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소리다.

육아일기를 쓰면서 '내가 왜 육아일기를 써야 하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다. 육아일기를 쓰는 나를 설득할 수 있을만한 이유가 있어야 지속해서 육아일기를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육아일기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아도 금세 떠올랐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소중한 기억을 글로 간직하고 싶다.

나는 두 아이의 아빠이다. 2022년 기준으로 첫째는 7살 남자아이이고 둘째는 5살 여자아이이다. 두 살 터울의 남매를 키우고 있다. 첫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의 떨림, 고생하는 아내 옆에 앉아 손을 잡고 첫 아이를 기다리며 느꼈던 설렘, 그리고 힘들어하는 아내를 보며 마음 아팠던 기억, 첫 아이가 뒤집기를 성공했던 순간, 기어 다니기 위해 노력하다 기어가는 일을 성공했을 때의 기쁨, 아이가 나를 보며 웃어줄 때의 행복한 감정, 아장아장 걷던 귀여운 모습, 여러 가지로 아빠 엄마를 힘들게 하여 마음 아팠던 기억 등. 소중한 기억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2018년에 태어난 둘째도 첫째가 우리에게 주었던 다양한 감정과 소중한 추억을 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아이로부터 겪는 어떤 특별한 경험이나 감정이 그 순간에는 나의 기억 속에서 잊히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이렇게 소중한 추억을 어떻게 잊겠어?'라는 말도 안 되는 자신감을 내비치며 말이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작성하며 기억의 서랍 속에 있는 추억들을 꺼내보려 노력해보았으나, 이미 흐려진 기억이 대부분이다. 정말로 아쉽다. 아니. 아쉽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다. 아이들과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이 이미 기억 속에서 많이 흐려졌기 때문이다. 물론 기억에서 잊혔다고 하여 아이와의 추억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런 소중한 추억들이 있었기에 나의 아이들과 추억이라는 든든한 토대를 바탕으로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육아일기를 쓰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오히려 아쉬운 마음이 더 커졌다. 조금 더 빨리 일기를 쓰기 시작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지 시작하는 순간이 가장 빠른 시기라 생각한다. 아이들과 함께하며 이미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는 없지만 기억 어딘가에 소중하게 남아있다. 지금부터라도 글로 아이들과 함께하며 기억에 남을만한 감정과 사건을 기록하고자 한다.

글을 쓰며 생각하다 보니 서두에 소개했던 가장 큰 이유 외에 소박한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내가 기록한 육아일기를 아이들이 성년이 되고 결혼할 때쯤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 지금 쓰기 시작한 육아일기는 아이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는 기록하려고 한다. 지금은 육아로부터 발생하는 사건과 감정이 많겠지만 아이들이 점점 커 갈수록 아이들과 함께하는 추억의 수준이 많이 높아지기도 할 것이다. 게다가 아이들이 청소년이 됐을 때 직면하게 될 다양한 감정적 소용돌이도 나와 함께하겠지. 다양한 사건 사고를 겪으며 나와 함께 해결하고 극복하여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기록했다가 먼 훗날 나의 아이들에게 준다면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부족하고, 아주 어렸던 한 아빠가 나의 소중한 아이들 덕분에 성장하고 누구나 겪을 수 없는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며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정말로 감사하고 행복하다. 남은 여생을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고 싶다. 아이들에게 부족하지 않는 아빠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며 성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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