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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고의 교사 Mar 29. 2023

2022. 3. 23. 수요일. 육아일기.

속 깊은 봄봄이

  아침에 아내가 출근하기 전에 항상 봄봄(둘째)이의 머리를 묶어 준다. 봄봄이는 머리 길이가 단발머리 보다 약간 긴 정도여서 머리를 묶지 않으면 단정하지 않아 보일 때가 많기 때문에 아내의 출근 시간이 가까워지더라도 꼭 머리를 묶어준다.


  며칠 동안 아내가 봄봄이의 머리를 묶어주고 등원시켰는데 오후에 지희를 하원할 때 보면 머리가 항상 풀어져 있다. 그 모습을 며칠 동안 지켜보다가 아내가 봄봄이에게 말했다.


  "봄봄아. 아침에 엄마가 봄봄이 머리 묶어주면 왜 풀어? 엄마가 바쁜 시간 쪼개서 봄봄이 머리 묶어준 건데, 항상 풀어버리니까 속상하네."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런 반응이 없자 아내는 봄봄이가 대답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한참 고민하던 봄봄이가 생각을 끝냈는지 입을 열었다.


  "알았어. 내가 안 풀어줄게~"


  안 풀어준다니. 세상에! 무슨 선심 쓰듯이 말하는데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기가 막힌다. 봄봄이가 한 반응은 아마도 '본인은 머리 묶는 게 답답해서 풀고 싶은데, 엄마가 속상하다고 말하니 어쩔 수 없이 안 풀겠다'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싶다. 5살인데 정말 속 깊고 마음 따뜻한 봄봄이다. 정말 안 예뻐 할 수가 없구나!!


 사랑한다. 봄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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