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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니의 글적글적 Nov 30. 2023

톡! 톡! 노크하듯 찾아온 신인상 당선 소식

마흔 살 힐링담론 : 신인문학상 수상소감







 

 시월의 마지막 월요일, 나는 자동차를 몰고 학교 가까이에 있는 아파트 주차장으로 들어가 나무 그늘에 주차하였다. 중학생인 큰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는 일이 나의 오후 일과이기 때문이다.

  내가 시동을 끄고 자동차 안에 가만히 있을 때, ‘톡!’ 어디선가 들려오는 작은 소리에 놀라 나도 모르게 귀가 쫑긋 섰다. 다시 한번 ‘톡, 톡!’ 하는 소리가 나더니 제법 묵직한 나뭇잎들이 자동차 앞 유리 위로 미끄러지듯 내려앉았다. 그 소리는 어쩐지 내게 반가운 안부 인사를 건네는 것 같았다. 마치 ‘잘 지내요?’라는 노크처럼 말이다.


  내가 나뭇잎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때, 휴대전화 알림음이 울렸다. ‘ㅇㅇㅇ 선생님, 대구 문학 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대구 문인협회로부터 온 ‘신인상 안내 문자’였다. 나는 믿을 수 없는 소식에 입을 다물지 못했고 당황스러움과 얼떨떨함, 기쁨과 설렘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아마 자동차 안이 아니었다면 폴짝폴짝 뛰었을지 모른다.


  2년 전, 우연한 기회에 도서관 수필강좌를 듣게 되었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이 일이, 나를 낮엔 주부로 육아가 끝나는 밤이 되면 작가 지망생으로 살게 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인데 멈출 수 없었다. 그것은 나에게 굉장한 꿈이었고 정체성이었다. 그동안 본업과 부업이 바뀌길 소망하며 묵묵히 써오던 글이 이제 빛을 발한 걸까. 올해는 수필공모전 당선과 대구문학 신인상까지 잇달아 좋은 소식이 생겼다. 이 순간이 꿈만 같다.





  

  앞으로 나의 소소한 일상이, 사소하지만 진지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되어 세상을 노크하듯 톡! 톡! 두드리면 좋겠다. 어느 가을날 나에게 두근거림을 선사한 자동차 위에 낙엽처럼,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반가운 안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에게 수필을 쓸 수 있도록 한결같이 지지해 주신 도서관 수필 선생님과 매번 정성껏 합평해 주신 내맘글 동아리 문우들. 항상 나의 첫 독자이자 강력한 후원자였던 사랑하는 남편, 아이들, 부모님, 그리고 나의 글쓰기 멘토 코코 작가님. 또, 내 작은 이야기를 읽어주시고 보듬어주신 대구 문학 심사위원님. 이 모든 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끝으로 매일 아침, 투정 같은 나의 기도를 들어주신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사진 © rruprrup,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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