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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충고하려면?

by 차밍

직장 여후배가 회사에서 아주 힘든 시기를 겪고 있따.

이번 승진에서 떨어졌고, 회사사람들과 불화도 있다.

여후배는 승진에서 떨어진 것에 대해 안 좋은 기분을 상사에게 여과없이 드러냈다


열심히 일했고 성과까지 냈는데, 자기보다 일이 적고 늦게 입사한 사람들이 먼저 승진을 하니 직장생활 초년생인 여직원 입장에선 실망감이 들고 화나는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분대로 행동하면 직장생활이 어려워진다.


여후배는 직원들한테 기분 나빴던 점에 대해서 주위에 많이 얘기하는 편이다.

결국 해당직원 귀에 들어가게 되고, 여후배에 대한 소문도 안 좋게 나게 된다.


이런 여후배에게 따끔한 충고를 할지, 위로와 공감을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방금 여후배와 회사생활 고충에 대해 통화로 대화했다.

여후배의 얘기를 듣다가 또 다른 직원한테 기분나빴던 점에 대해 이야기가 나와서,

난 여후배에게 "넌 부정적이다"고 하였다.

그랬더니 여후배는 내가 직접적으로 그렇게 얘기하니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하며 자기는 나의 단점에 대해 그렇게 직설적으로 얘기한적이 없다고 하였다.

난 바로 "내가 너에게 그랬듯이 너도 나에게 그랬었다"고 반박했고

여후배는 자기가 한 거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내게 말했다.

"아니다. 내가 볼 땐 상황이 비슷하다. 넌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한다"고 다시 한번 직설적으로 얘기했다.

그랬더니 여후배는 기분이 안 좋다며 통화를 그만하자고 했고, 나도 더 이상 맞춰주기 싫어서 알겠다고 하며 통화를 종료했다.


방금 통화내용만으로도 그 친구가 왜 사회생활이 쉽지 않은지 이해가 되었다.

내가 지금 느낀건 여후배는 자기가 생각하고 싶은쪽으로만 생각하고 있다고 느꼈다.

내가 그 친구의 단점에 대해 너무 직설적으로 얘기한 건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이때까지 그 후배의 기분을 맞춰주며 얘기를 해왔었지만 오늘만큼은 그러지 않았다.


위로와 공감, 들어주기만 하는게 상대방을 위한 거라고 생각해왔다.

책에서도 남이 조언을 구하기 전까지 충고하지 말고,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걸로 충분하다고 하였다.


하지만 난 오늘만큼은 들어주고 공감만 해주고 싶지 않았다.

그 후배에게 충고를 하고 싶었다.

(내가 여후배보다 더 똑똑하고 잘난건 절대 아니다. 나도 충고받을 만한 행동이나 일들이 많다.)

여후배가 내 충고를 받아들이기 보단 오히려 나와 관계만 더 멀어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후배와 1년간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위로와 공감만 해주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그렇지만 위로와 공감만 해주기엔 이제 내가 지쳤다.

그 친구가 상처받더라도 내가 하고싶은 말은 해야겠다 생각했고, 이번 통화에서 그렇게 했다.

후회들진 않는다. 오히려 속이 시원하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여후배도 변할거란 생각이 들지 않고,

변하지 않는다면 나도 그후배와 더 이상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이번 여후배를 통해 느낀건

주위사람이 잘못된 생각을 갖고 행동하고 있을 때, 옆에서 받아주기만 하기 보단

조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조언할 때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대화하는 스킬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으면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대화하는게 필요하겠다.

앞으로 충고하고 싶을 땐 여후배와의 통화내용을 떠올리며 직설적인 충고는 피하도록 해야겠다.

충고가 아닌 조언을 하도록 해보자.

부정형 언어가 아닌 긍정형 언어를 쓰자.(넌 생각이 부정적이야 -> 긍정적으로 생각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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