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나도 그 방법을 모르겠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침은 왕처럼 점심은 귀촉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으라고 했다.
특히 저녁에는 탄수화물은 금물이라 했다. 그래서 저녁엔 최대한 야채샐러드 위주로만 먹으려 노력하고 있다.
오랜만에 어제 점심엔 애슐리 뷔페를 먹었고 오늘은 직장동료 결혼식에 가서 뷔페를 먹고 왔다.
이틀 연속 뷔페 메뉴를 먹었는데 특히 그동안 참았던 단 과일을 폭식했다.
애슐리에서는 망고를 결혼식 뷔페에서는 파인애플, 망고, 사과바나나 샐러드를 많이 먹었다.
점심 뷔페를 먹고 집에 와서 한 시간 정도 쉬고 나니 다시 단 과일이 먹고 싶어 냉장고에서 귤 하나를 꺼내 먹었다.
하나 더 먹고 싶었지만 저녁엔 당을 최대한 적게 섭취하겠다는 의지로 내 욕구를 겨우겨우 자제했다.
계속 자제하다 보니 결국 단 과일을 먹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게 생겼다.
이미 뷔페에서 먹고 왔지만 그래도 계속 생각나는 망고가 또 먹고 싶었다.
핸드폰을 들고 배달앱을 켜서 설빙 망고빙수를 주문할지 계속해서 고민했다.
이만 원이라는 돈이 너무 아깝고 저녁에 당을 섭취하면 노화가 빨리 온다는 사실 때문에
최대한 망고빙수 배달주문을 하지 않으려고 자제했지만 결국 내 의지는 오래가지 못하고
설빙 망고빙수를 주문해 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 주문하고 나니 망고빙수가 갑자기 먹고 싶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취소해야겠다 마음먹고 배달 앱을 켰는데 취소하기 버튼이 없었다.
내가 취소하기 버튼을 못 찾거나 못 찾길 바랐던 걸 수도 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먹기로 마음먹고 망고빙수가 오기를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내 마음엔 죄책감이 커져갔다.
망고빙수가 도착하면 저녁은 피하고 바로 냉동실에 넣어서 다음날 아침이나 점심에 먹을까 생각해 봤다.
그러면 죄책감이 그나마 덜할 테니 말이다.
망고빙수가 도착하자 지금 바로 안 먹는다는 건 불가능했다.
2인분 양이라 절반을 보관통에 덜어서 냉동실에 넣은 후 남은 절반을 아주 맛있게 속이 시원하도록 먹었다.
이때까지 욕구자제로 인한 스트레스를 한방에 확 날려버리는 듯했다.
그 순간은 아무 걱정 없이 망고빙수를 행복하게 먹는데 집중하면서 먹었다.
앞으로 저녁에 이렇게 맛있는 망고빙수를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너무 잔인했다.
저녁에 최대한 탄수화물을 줄이고 채소 위주로만 먹으려는 습관이 내게 잘 정착될지가 걱정이다.
망고빙수를 다 먹고 나니 죄책감이 들긴 했지만 너무 맛있게 먹어서 처음 주문했을 때보단 죄책감이 많이 적었다.
정말 욕구를 자제한다는 건 고문인 것 같다.
해야 될 독서나 글쓰기 같은 생산적인 일을 못하고 자제하고 있는 욕구들이 계속 생각난다.
욕구를 자제하려는 의지를 내는데 에너지가 너무 많이 소모된다.
배달주문을 못하도록 핸드폰을 지하주차장에 있는 차에 놓고 오는 것도 방법이 될 순 있지만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걸 못하도록 자제하는 데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는 사실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는 게 정말 어렵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다.
자제를 계속 해오다가 나중에 자제해 오던 행동을 결국 한 번에 몰아서 해버리게 된다.
사람이 하고 싶은 데로 살다 보면 망가지기 쉽다.
그래서 자제력이 필요하고 자제하기 때문에 사람과 동물이 다른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본능을 자제한다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습관설계에 관한 책에서는 의지력은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목표로 하는 주변환경을 내가 원하는 목표에 맞게 설계해서
의지 없이도 어쩔 수 없이 내가 목표로 하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게끔 만들어라고 했다.
나도 그 책에 따라 최대한 내가 원하는 목표에 맞는 행동만 하게끔 주변환경을 설계했지만
그래도 욕구를 자제한다는 건 여전히 어렵고 숙제이다.
자제하던 행동을 너무 하고 싶을 때는 설계했던 주변환경을 다시 원상복구로 돌려버리고 만다.
원상복구로 돌리기에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들지만 그래도 행동욕구가 너무 강할 때는 별 소용이 없다.
정말 강한 욕구를 자제하고 싶을 때는 주변환경 설계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는 걸 느낀다.
자제하려는 행동을 하기 아주 어렵게 주변환경을 설계해 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예를 들어 tv 보는 행동을 자제하기 위해서 리모컨을 부숴버리거나 tv를 팔아버리는 행위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너무 큰 결단이 있어야 돼서.. 그것도 쉽지 않다.
하고 싶지만 자제해 오던 행동들을 맘 편히 할 수 있는 날을 일주일에 하루정도 주는 건 어떨까?
솔직히 일주일에 하루도 많은 느낌이다. 하지만 일주일 이상은 기다리기 너무 힘들 것 같다.
일평생을 바르게 산다는 건 너무 어렵고 지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