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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시간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

마감시간을 꼭 준수해 보자.

by 차밍

내게 꾸준히 운동을 하게 만들어 주는 신호가 2개 있다.

하나는 탄수화물을 과량 섭취했을 때이고, 다른 하나는 문득 시계를 보고 헬스장 문을 닫는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걸 알았을 때다.


원래 계획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침밥을 든든히 먹고 바로 운동을 하러 가는 거지만

요즘 불면증이 다시 나를 괴롭히고 있어 컨디션이 좋지않아 아침에 운동을 못가게 된다.


오늘도 잠을 제대로 못자서 운동을 건너뛸 수 밖에 없겠구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저녁에 문득 시간을 확인해 보니 헬스장 문 닫기까지 30분 남은 걸 보고 바로 옷을 입고 운동을 하러 갔다.

운동하면서 '마감시간이 얼마 안남았을 때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는 심리가 뭘까?' 고민해봤다.


남아있는 한정된 시간이 목표량을 달성하기 충분한 시간이라면 그 시간을 그냥 보내기엔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이 원리를 독서에 적용해 보기로 했다.

요즘 매일 독서를 하고 있지만 시간대비 진도가 좀처럼 나가지 않아 하루를 낭비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나는 오전, 오후, 저녁으로 시간을 나눠서 독서량을 정했었다.

오전에는 한권 빨리 훑기, 오전 3시간에 100p 읽기, 오후 3시간 100 p 읽기로 나누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마감시간 전 운동하러 갈 때처럼 독서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


운동시간은 30분만 있으면 되지만, 책 한 권 읽는 건 최소 2일이 필요하다.

그래서 책 한 권 읽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침 점심 저녁 3시간씩 나누어서 읽기로 했다.

하지만 책 읽는 3시간은 운동 30분에 비하면 알짜시간이라고 여겨지지 않고 길고 지루한 시간이다.

그러니 책 읽을 때 나태해져 시간을 쉽게 낭비하게 된다.


그러면 이번엔 시간과 양을 더 쪼개서 1시간에 50p 읽기로 정해보자.

긴 시간이 아닌 알짜 시간이어야 되고, 목표량도 그 시간 안에 딱 할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

그러면 마치 헬스장 마감 30분전에는 꼭 운동하러 가게 되는 것처럼 독서도 마감시간 1시간 전에는 꼭 하게될 것이다.

운동을 1시간 해야된다고 생각했더라면 난 꾸준히 하지 못했을거다.

20분만 하면 되기 때문에 마감시간이 30분 남았을 때 운동을 하러 가게 된다.


책을 읽어야 하는 시간이 3시간이나 되면 부담이 되서 잘 안하게 되지만

1시간 정도는 해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알짜시간으로 느낄 수 있는 최대 시간이 1시간인 것 같다.

그 이상은 알짜시간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한가지가 더 충족되어야 한다. 바로 마감시간이 있어야 한다.

아마 이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마감시간이 있으면 마감까지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다.

내게 하루종일 시간이 있다보니 마감시간에 제한이 없어 마음이 느슨해지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 내게 주어진 하루에 마감시간을 적용할 수 있을까?

아침, 점심, 저녁으로 마감시간을 나눠봤지만 딱히 소용이 없었다.


헬스장은 밤 10시가 되면 무조건 문을 닫는다. 내가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임의로 정한 마감시간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 할 수 있다.

그래서 쉽게 미루게 되고 지금 당장 행동하기 힘들다.


정해놓은 마감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그 일은 못하게 되어야 마감까지 남은 시간을 소중히 여기게 된다.

헬스장이 정해진 시간에 문을 무조건 닫듯이 독서도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그 책은 이제 못 읽게 되어야

마감시간이 주는 힘을 가질 수 있다.


마감에 대한 강제성 없이 임의로 마감시간을 정하는 건 소용이 없다.

난 오늘 책을 7권 빌렸다. 책을 빌린 기간은 21일이다.

3일에 한권을 읽으면 대여기간 내에 7권을 전부 읽을 수 있다. 하지만 21일동안 책7권만 읽는 건 독서량이 부족해 보인다.

14일에 7권, 이틀에 한권을 목표로 해보자. 여기에 맞춰 마감시간과 적정량을 잘 설정해보자.


마감시간에는 강제성이 있어야 한다.

적정량은 마감시간 안에 하기 부족하지도 남지도 않는 딱 적당한 양이어야 한다.


문제는 나 스스로 마감시간에 강제성을 부여하는 건 쉽지 않다는 거다.


저녁 11시를 하루의 마감시간으로 정해 그 이후에는 무슨일이 있어도 아무것도 하지말자.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다.

아침은 하루 중 가장 능률이 높은 시간이니 그 시간을 버리는 건 돈을 버리는 것과 같다.


아침 과업은 오전 12시 이후에는 무슨일이 있어도 하지말자.

12시에 점심을 먹어야 저녁6시에 저녁을 먹을 수 있고 그래야 야식을 안 먹게 되기 때문이다.

'야식 금지'는 내게 강박관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오전 마감시간은 12시, 점심 마간시간은 6시, 저녁 마감시간은 11시로 정해 내 나름대로 마감시간의 강제성에 의미부여를 해보았다.


내일 다시 한번 시도해 보자.

일을 아직 다 못 끝냈더라도 마감시간을 꼭 지키는게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그래야 마감시간이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 남은 일을 마감시간까지 결국 끝내지 못한 채로 어쩔수 없이 마무리 하게되면

찝찝하고 아쉬워서 다음부터는 최대한 마감까지 남은 시간을 소중히 여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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