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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달려온 나를 위한 보상

휴가는 앞만 보고 달린 나를 되돌아보게 해준다.

by 차밍

오늘은 이때까지 열심히 지내온 나에게 보상을 해주기로 했다.

글쓰기와 독서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잠시 놓아두고 오늘 하루만큼은 여유롭게 나만의 휴가를 가지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첫시작인 엉덩이 근육운동, 일기쓰기, 아침식사까지는 이제 자동이다.

아침밥을 먹고 오랜만에 아침 9시전에 밖에 나가 산책을 하며 세상 주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볼 수 있었고,

비싸서 가지 않고 참았던 애슐리 뷔페를 점심에 마음껏 배 터지게 먹고 왔다.

애슐리는 이때까지 고생한 나에게 주는 최고의 보상이었다.

나에게 애슐리에 있는 망고와 샐러드, 요플레와 베리류는 천국에서 먹는 음식같았다.

망고 한입을 베어먹고 요플레를 한입 떠 먹었을 때는 인생에서 손 꼽을 정도로 행복했다.


애슐리에서 나오기 전에 망고를 더 먹지 못하고 나온게 후회될까봐 걱정이 되었다.

이미 배가 터질것 같아 힘들지만 후회하기 싫어서 망고 3개를 더 먹은 후에야 애슐리에서 나왔다.


오늘은 운동을 할 생각이 없었지만

'탄수화물을 많이 먹은 다음엔 바로 운동을 조금이라도 해줘야 한다'고 자동으로 뇌에서 명령을 내렸고 결국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고 왔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 소파에 앉아 오랜만에 편하게 티비를 보다보니 피곤이 몰려와 침대에 엎드려 눈을 부쳤다.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며 시간을 보내고 보니 오후 8시가 되었다.

이젠 딱히 하고 싶은 건 없고 아직 오늘 하루가 아직 남아 있으니 블로그와 독서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정말 독서와 글쓰기가 나의 머리와 몸에 습관으로 베였나보다.

휴직기간 동안 다른 성과가 딱히 없지만 이거하나는 정말 뿌듯하다.


오늘 하루는 쫓기듯이 시간을 보내지 않고 내 몸이 따르는 데로 흐름따라 여유롭게 보내고 나니

이때까지 내가 해 온 성과를 되돌아 보게 되었다.


2달 동안 열심히 블로그, 브런치스토리를 해왔지만 모두 수치로 드러나는 성과는 없었다.

이대로 꾸준히 하면 정말 좋은 성과가 나오는 걸까?

어차피 계획에 따라 지금까지 해오던 걸 꾸준히 하는 것 외에는 딱히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직 성급하게 판단하긴 이르지만 내가 원하는 습관을 만든 것 외에 약간의 성과를 느낀게 하나 더 있다.


갑자기 책 글씨가 눈에 잘 들어온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어? 이제 나 속독이 되려고 하는 건가? '하면서 속으로 큰 기쁨이 찾아오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방심하지 말자. 이전에도 이렇게 속은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잠깐 이제 속독실력이 향상된 것처럼 착각했거나 책 내용이 쉬워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


오늘 하루는 뭔가 해야된다는 압박감을 벗어던지기로 했지만 내가 해야될 일 5가지(일기,운동,독서,블로그,브런치스토리) 중 벌써 3가지(일기,운동,브런치스토리)를 했다. 브런치스토리를 다 쓰고 나면 아마 내 몸과 머리가 자동으로 독서를 하게 될 거 같다.


성과가 없는 것 중 제일 큰 걱정은 블로그다.

블로그 인플루언서에 도전해 보고 싶은데 인플루언서 주제중에 내가 뛰어들 만한 게 없어서 고민이다.

그나마 할 만한게 여행이나 패션인데 여행은 이미 레드오션이고,

패션은 좋아하는 분야지만 전문지식이 없어 망설여진다.

이럴때 나이키 슬로건 'just do it' 이 생각난다.


내가 알고 있는 'just do it' 이 나온 배경은 이렇다.

나이키가 나오기 전 이미 아디다스가 신발 시장을 평정하고 있었다.

나이키 창업자들은 아디다스가 이미 있는데 과연 신발사업에 뛰어드는 게 괜찮을지 회의를 하기 시작했고

아무리 고민해도 결국 해결책이 나오지 않자 그냥 일단 시작해보자고 해서 나온게 '나이키'다.

그래서 나이키의 슬로건도 'just do it'이다.


하지만 레드오션에는 뛰어들지 마라고 주장하는 유명한 베스트셀러 책이 있다.

작은 틈새시장을 장악한 다음 거기서부터 규모를 확장하고 야심찬 비전을 향해 나아가라고 했다.

할 수 있다면 경쟁은 피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렇게 대립된 두 가지 의견이 있으니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두 가지 의견을 종합해서 내 가슴이 설레는 쪽을 택해보자.

휴가같은 하루를 보낸 덕분에 이때까지 열심히 달려온 나를 멈추고 잠시 되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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