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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쓰장 Aug 08. 2022

꼼꼼함에서 비롯된 인간관계로 살아가는 법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

  '살아가며 만나는 사람들!

  모두 다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있기에 내가 있습니다.

  내가 바라볼 때 좋은 인상을 만들어주는 사람들처럼

  나도 그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습니다.’

  - 용혜원 님의 <<살아가며 만나는 사람들>> 중에서. -  

   

  언제까지 친구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세월의 무게에 눌려 몸이 힘들어지면 친구를 만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내 발로 돌아다닐 수 있을 때 만나야 한다. 기존의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벅찬 일인데 나이가 들었다고 이제 내 곁에 다가올 친구는 더 이상 없을까? 당신의 친구는 어디에 있는가? 주변의 이웃이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다.

      

  멋진 솜씨의 알록달록한 겨울 털옷을 입고 겨울 채비를 서두르는 가로수 풍경 속에 함께 걸어가는 노부부의 모습을 보았다. 배우자 친구와 오랜 시간 함께하기를 바라는 건 모든 사람의 희망 사항이다. 혼자 남겨진 어르신들의 인공 로봇과의 동거를 주제로 한 광고가 보인다. 인공지능 친구가 ‘약 먹을 시간입니다.’라고 말을 걸어주는 걸 보니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귀로 듣고 대화를 해도 눈을 마주칠 수 없어서 참 아쉽게 느껴진다. 가까운 미래에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는 로봇이 친구 대역 노릇을 해주는 현실이 찾아오겠지만 그래도 따스한 온기를 전하는 손잡을 수 있는 친구가 더욱 그리워질 것이다.


  나의 꼼꼼한 성격의 배경에서 시작된 삶의 이야기를 되짚어 본다.

  나와 관계를 맺는 사람들과 함께 아름다운 한 편의 풍경화를 그리기 위해 도화지 위에 구석구석 붓을 들고 완성된 그림을 상상하며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조각씩 그림을 끼워 맞추기 놀이를 하듯 틀어진 조각을 수선하며 땀도 닦아주고 휴식을 취하는 장면이다. 너무 딱 들어맞는 그림 한 조각을 만날 때는 손뼉을 치며 좋아했을 것이다.

     

  불안감이 엄습하는 꼼꼼한 성격을 스스로 못 견뎌하고 가족들에게 투정을 부리는 젊은 시절이 있었다. 사회로 나가 만난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꼼꼼함을 유용하게 활용할 생각의 전환을 하면서 비로소 작은 안도감을 느끼게 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여유로움으로 변화하고 있다. 내 삶의 일터인 학교를 배경으로 만난 사람들이 나의 친구들이며, 꼼꼼한 성격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지탱하게 만든 동력이다. 무조건적 지지자인 가족들, 내 손길이 필요한 또한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학생들과 직장 동료들, 학창 시절 친구들과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 내 주변의 가까운 이웃 친구들까지 함께 성장하면서 이끌어준 인생 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늘 행복한 나눔으로 동료들을 즐겁게 하는 직장 친구들을 만났다.

  누구보다 학생들을 사랑하고 교육 철학이 너무나 멋진, 행동으로 실천하는 친구들이다. 한 친구는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정말 닮고 싶은 한 직장에서 오래오래 마주하고 싶은 친구다. 학생들과 동료들에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믿음을 심어준다. 쉽게 맛볼 수 없는 정성 담긴 간식들을 뚝딱하며 그냥 펼쳐 놓기도 한다. 그 간식을 내어놓기 위해 좋은 재료를 엄선하고 이른 새벽부터 준비해야 가능한 일이기에 그 수고로움에 경의를 표한다. 그야말로 즐거운 마음에서 우러난 진심 담긴 동료애를 느끼며 함께하는 동료들 입에서 즐거운 비명이 자주 터져 나온다.

     

  “선생님은 퇴직 후 빵집 디저트 카페를 내야 합니다.”

  “저는 건물주가 꿈인데 그냥 임대해주고 싶어요.”

  “나는 청소 담당 및 영업 홍보 부장 할래요.”

  “에이, 이대로 하면 망해요. 좋은 재료가 너무 많아서 남는 게 없어요.”

  “우리 딸은 샌드위치 맛에 반해서 울 엄마였음 좋겠답니다. 엄마를 바꿀만한 맛이라고 칭찬하는데 나도 인정합니다. 우리 딸 좀 데려가세요.”

  “그런데 우리 아들은 이렇게 만들어줘도 건강한 맛이라고 안 먹고 라면을 더 좋아해요. 잉잉.”

       

  이런 직장생활 속 활기차고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한 일이다. 사람 존재 자체와 마음의 진정성에 집중해 관심을 보여주는 만남이 아니겠는가? 

    

  때로는 불편한 친구들도 만났다. 

  내 마음을 열지 못하도록 두려움을 주는 친구도 있었고, 나 또한 다른 친구에게 불편한 친구로 상처를 주는 일도 있었다.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친구는 이미 친구 관계를 넘어서는 일이라 감히 친구라 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가끔은 친구 관계를 끊어야 할 때도 있다. 나무도 서로 거리를 두어야 잘 자란다고 한다. 유약한 나무는 속아서 자리를 옮겨 주고 관심을 두어야 선택받은 나무들처럼 잘 자라게 되는 이치와 같다.

 

  정혜신 님의 <<당신이 옳다>>라는 책에서는 때로 관계를 끊는 힘도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너와 나는 동시에 존중받고 공감받아야 마땅한 개별적 존재라는 사실을 안다면 관계를 끊는 것이 너와 나를 동시에 보호하는 불가피한 선택일 때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에 절대 공감한다.


  시대에 따라 지식은 변하고 새로운 것들이 몰려오지만, 과거는 흘러가는 대로 의미를 담아두자. 새로운 세대는 과거를 낡은 것이라 여기겠지만 그 토대 위에서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가면 다. 지식은 변하겠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정신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 배려, 좋고 나쁜 습관을 포함해서 변하지 않는 가치가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갈 힘을 줄 것을 믿는다. 그곳에서 나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진정한 공감은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다.

  남에게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것처럼 자기 자신에게도 엄격하고 꼼꼼한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고 위로하는 시간이 필요하리라. 모든 것에 공감해줄 능력을 발휘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공감받지 못하는 관계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으랴?  나 자신을 먼저 공감하고 보호해야 다른 사람을 공감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나를 공감하는 일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선행 요건 같다. 자신 내면에 집중하고 공감하는 일이 탄탄해질수록 타인을 향한 진정한 공감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지금, 이 순간! 자기 합리화를 끄집어내어 나의 마음에도 토닥토닥 공감해준다.     

     

  '내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그래도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어.'

    

  꼼꼼함이 사람 잡는다.

   그리고 꼼꼼한 사람이 인생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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