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은 생전 처음이었다. 어릴 때부터 피를 무서워하고 칼은 더욱더 무서워했기에, 아프지 않으려고 정말 애썼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금까지 나는 한 번도 몸에 칼을 대지 않고 잘 버텼었다. 그런데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가진통이 진통으로 이어지고, 이슬이 비치고, 양수가 터지면서 병원에 갈 거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출산예정일을 몇 주 앞두고 문제가 생겼다. 자연 분만을 할 수는 있지만 아이에게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수술을 하면 내 몸엔 상처가 남고 회복은 느리겠지만 아이에겐 더 안전하다고 했다. 그래서 난 생애 첫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아주 무서웠지만 말이다. 순전히 아이를 위해서였다.
수술을 하는 환자는 누구나 수술 동의서를 쓴다. 사람의 일이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함은 마땅하다. 하지만 동의서에 쓰여 있는 문장은 죄다 무섭다.
‘사망에 이를 시. ’
모든 것이 수술을 동의한 환자의 책임이 된다. ‘사망에 이를 시’라는 문장이 심장을 오므리게 했다. 행여 아이를 위한 수술이 아이에게 불행이 되면 어쩌지? 하는 망측한 생각도 잠시 스친다. 남편의 손을 꼭 잡고 있다가 나 혼자 수술실로 들어갔다. 괜히 눈에서 눈물이 났다. 유리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남편과 나는 헤어졌고, 수술 대기실 침대에 누워 마취 순서를 기다렸다. 내 차례가 됐다. 의사 선생님은 전신 마취가 아닌 하반신 마취라 출산 후 바로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있다고 했다. 허리 아래쪽이 묵직한 느낌이 들더니 잠시 후 감각이 없다. 아예 눈을 감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게 나을까 싶기도 했다. 소리가 다 들리니 오히려 무섭다. 모든 촉수가 아이에게 쏠렸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응애응애!”
“축하합니다. 왕자님이에요!”
간호사 선생님은 빨간 핏줄이 선명히 서 있는 아이를 보여주셨다.
이유 없는 눈물이 줄줄 내 뺨을 타고 흘렀다. 드디어 너를 만났다. 심각하진 않지만 문제가 있을까 걱정했는데, 아이는 건강하게 손가락 10개 발가락 10개를 가지고 나에게 와 주었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내 손목과 아이의 발목엔 “조현영 아기”라는 팔찌가 채어졌다. 우린 그야말로 혈연공동체였다. 잠깐 아이와 인사를 한 후 아이는 아이대로, 나는 나대로 그다음 과정을 진행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취는 점점 풀렸을 텐데, 오히려 난 더 깊은 잠에 빠졌다. 아이를 보고 나니 이젠 다 안심이다.
수술실에서 나와서 입원실로 옮기니 남편의 얼굴이 제대로 보인다. 자연 분만과 달리 제왕 절개는 회복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마취가 풀리면서 오는 진통이 장난 아니다. 그런데다 난 노산의 산모가 아니던가! 2,30대 초반의 젊은 산모들은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난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남편은 부지런히 1층을 오가며 아이를 사진에 담아왔다.
‘누구를 닮은 거지?’ 남편은 집안의 대를 이을 후손이라며 영락없이 자기를 닮았다는데, 난 아직 잘 모르겠다. 뜬금없이 무슨 조선 시대도 아니고, 집안의 대 타령인가 싶었지만 웃고 넘겼다. 싱글싱글 웃으면서 수고했다고 예쁜 꽃다발을 한 아름 안겨줬다. 연애할 때도, 프러포즈할 때도 자주 꽃을 받긴 했지만 이번 꽃은 기분이 남달랐다. 훨씬 기분이 좋고, 장미꽃 향기가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이제 우린 이름 석자가 아닌 진정으로 누구의 아빠, 누구의 엄마가 됐다.
돌이켜보니 긴 여정이었다. 독신주의자인 내가 남편을 만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기다리고. 10달 동안 뱃속에 아이를 품다 드디어 오늘 만났다. 아주 힘들었다면 과장이지만 그렇다고 매번 순탄치는 않았다. 나름의 힘듦과 불안과 좌절을 딛고 얻은 선물이었다. 아이는 내게 구세주 같이 다가왔다. 아이는 내게 앞으로의 삶의 지표를 정해주고, 삶을 변화시킬 구세주다.
할렐루야!
살면서 농담으로라도 할렐루야(Hallelujah)를 외쳐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다. ‘할렐루야’란 고대 히브리어로 하나님을 찬양한다는 뜻이다. 종교의 유무를 떠나 기독교의 찬송가에 자주 쓰이는 말이라 익숙하다. 음악사에서 할렐루야 하면 떠오르는 작곡가가 있다. 바로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헨델이다. 헨델은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았다. 1685년 바흐와 같은 해에, 독일에서 태어났다. 심지어는 고향도 동독이었고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았다. 바흐는 아이제나흐(Eisenach), 헨델은 할레(Halle) 출신이다. 두 사람 모두 바로크 시대(baroque,1600~1750년에 이르는 음악사의 한 시기)를 집대성한 위대한 작곡가지만 바흐는 결혼을 해서 20명이나 되는 자식을 뒀고 헨델은 독신이었다. 바흐가 평생 자신의 고향 주변에서 머물렀던 것에 반해 헨델은 일찌감치 입신양명을 위해 도버 해협 너머 영국에서 유명세를 떨쳤다. 바흐가 교회에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을 때 헨델은 자신을 도와주는 영국 왕실의 호위에 둘러싸여 원 없이 음악활동을 했다. 어찌 보면 바흐는 조선시대 샌님이고 헨델은 성공한 글로벌 노매드다.
그랬던 그가 오페라의 흥행에 잇달아 실패를 하고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며, 영국에서 괴로운 시간을 보낸다. 인간이란 자고로 큰 일을 겪고 나면 종교에 더 많이 의지한다고 했던가? 1731년 헨델의 나이 57세! 이래 저래 괴로운 시절을 보내고 있던 그에게 더블린으로부터 자선음악회 제안이 들어오고, 친구이자 시인인 찰스 제넨스로부터 그리스도의 일대기를 다룬 대본을 받고 헨델은 바로 새 오라토리오 ‘메시아’ 작곡을 시작한다. 결국 헨델도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임을 인정하고 신에게 의지한 것이다. 힘든 일은 한꺼번에 오는 경우가 많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그냥 좌절하고 포기했을 텐데, 우리 헨델 선생은 그렇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도전적이고 낙천적인 그의 성격이 좋은 영향을 끼친 것이다. 57살에 재기해서 74세까지 장수했다.
메시아는 전체 52곡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할렐루야’는 제 2부에서 나오는 곡이다. 총 3부로 나눠졌는데, 1부는 예언과 탄생, 2부는 수난과 속죄, 3부는 부활과 영원한 생명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영국 왕 죠지 2세가 할렐루야가 나오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고 해서 지금도 간혹 연주 도중에 할렐루야가 나오면 서서 듣는 경우가 있다. 이 곡은 헨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은 곡다. 왕뿐만 아니라 헨델 본인도 이 작품에 대한 애착이 대단했다. 오죽하면 ‘하늘이 열리며 위대한 신의 모습이 보였다’라고 했을까?
예전에는 그의 마음이 유난스럽다 생각했지만 오늘은 나도 헨델이 십분 이해가 된다.
하늘이 열리고 위대한 아들의 모습이 보였다.
드디어 나는 너를 만났고, 진정한 엄마가 됐다.
유튜브 검색어- 헨델 ‘할렐루야’
Händel ‘Hallelujah’ from Messiah
Royal Choral Society: 'Hallelujah Chorus' from Handel's Messiah
Messiah - A Sacred Oratorio, Handel - conducted by Sir Colin Davis - YouTube
Handel's beautiful composition of a sacred oratorio - Messiah. (conducted by Colin Davis). Credits are listed at the end of the video... Enjoy. Part I Scene 1: Isaiah's prophecy of salvation 1. Sinfony (instrumental) 2. Comfort ye my people (tenor) 3. Ev'ry valley shall be exalted (tenor) 4. The glory of the Lord (chorus) Scene 2: The coming judgment 5. Thus saith the Lord of hosts(bass) 6. But who may abide the day of His coming (alto) 7. And he shall purify the sons of Levi (chorus) Scene 3: The prophecy of Christ's birth 8. Behold, a virgin shall conceive (alto) 9. O thou that tellest good tidings to Zion (alto and chorus) 10. For behold, darkness shall cover the earth (bass) 11. The people that walked in darkness have seen a great light (bass) 12. For unto us a child is born (chorus) Scene 4: The annunciation to the shepherds 13. Pifa ("pastoral symphony": instrumental) 14a. There were shepherds abiding in the fields (soprano) 14b. And lo, the angel of the Lord (soprano) 15. And the angel said unto them (soprano) 16. And suddenly there was with the angel (soprano) 17. Glory to God in the highest (chorus) Scene 5: Christ's healing and redemption 18. Rejoice greatly, O daughter of Zion (soprano) 19. Then shall the eyes of the blind be opened (soprano) 20. He shall feed His flock like a shepherd (alto and soprano) 21. His yoke is easy (chorus)
Part II Scene 1: Christ's Passion 22. Behold the Lamb of God (chorus) 23. He was despised and rejected of men (alto) 24. Surely he has borne our griefs and carried our sorrows (chorus) 25. And with his stripes we are healed (chorus) 26. All we like sheep have gone astray (chorus) 27. All they that see him laugh him to scorn (tenor) 28. He trusted in God that he would deliver him (chorus) 29. Thy rebuke hath broken his heart (tenor or soprano) 30. Behold and see if there be any sorrow (tenor or soprano) Scene 2: Christ's Death and Resurrection 31. He was cut off (tenor or soprano) 32. But thou didst not leave his soul in hell (tenor or soprano) Scene 3: Christ's Ascension 33. Lift up your heads, O ye gates (chorus) Scene 4: Christ's reception in Heaven 34. Unto which of the angels (tenor) 35. Let all the angels of God worship Him (chorus) Scene 5: The beginnings of Gospel preaching 36. Thou art gone up on high (soprano) 37. THE LORD GAVE THE WORD (chorus) 38. How beautiful are the feet (soprano) 39. Their sound is gone out (chorus) Scene 6: The world's rejection of the Gospel 40. Why do the nations so furiously rage together (bass) 41. Let us break their bonds asunder (chorus) 42. He that dwelleth in heaven (tenor) Scene 7: God's ultimate victory 43. Thou shalt break them with a rod of iron (tenor) 44. Hallelujah (chorus)
Part III Scene 1: The promise of eternal life 45. I know that my Redeemer liveth (soprano) 46. Since by man came death (chorus) Scene 2: The Day of Judgment 47. Behold, I tell you a mystery (bass) 48. The trumpet shall sound (bass) Scene 3: The final conquest of sin 49. Then shall be brought to pass (alto) 50. O death, where is thy sting (alto and tenor) 51. But thanks be to God (chorus) 52. If God be for us, who can be against us (soprano) Scene 4: The acclamation of the Messiah 53. Worthy is the Lamb (chorus) Amen (cho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