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당신을 응원합니다.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op.23,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by 피아니스트조현영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 1840~1893 러시아>

뮤즈>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서 움직이는 경칩. 뭐든 다시 시작하고 싶은 3월입니다. 해기 바뀌었어도 막상 1, 2월에는 이래저래 행사가 많으니까 미루게 되고, 또 저처럼 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아이가 방학이라 힘들 거든요. 그러다가 3월이 되니 아이들도 개학하고 정말 살 것 같아요. 그래서 새 마음으로 실천 가능한 계획들을 몽땅 일기장에 채웠습니다. 진짜 이번 주부터는 파이팅할 겁니다.

디오니소스> 날씨가 오락가락했지만 그래도 경칩이 되니 제대로 시작하고 싶은 마음 가득입니다. 새로운 계획 많이 만드셨다고 하니 잘 지켜지도록 응원하겠습니다.

뮤즈> 작심삼일이라고는 하지만 가끔은 널리 계획을 알려서 주변 분들의 응원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는 주제로 두 곡 소개하겠습니다.


디오니소스> 어떤 곡인가요?

뮤즈> 모두 한 작곡가의 작품입니다. 클래식 토크에서 자주 만났던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예요. 차이코프스키의 대표적 협주곡이라고 불리는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바이올린 협주곡입니다.

디오니소스> 호두까기 인형의 작곡가이죠?

뮤즈> 아주 잘 기억하시네요. 발레를 좋아했다는 19세기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입니다. 차이코프스키에 대해 잠깐 다시 이야기하고 곡 소개할게요.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작곡가를 이해하면 느낌이 더 와 닿을 때가 있어요. 음악이란 게 다른 장르와 달리 보이거나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장르가 아니어서, 마음에 들어올 때까지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런데 사람을 알고 나면 저 사람이 그래서 이런 음악을 작곡했나 보다 하고 공감을 합니다.


디오니소스> 아주 공감되는 말이네요. 차이코프스키! 콧수염을 길렀던 애수에 찬 작곡가. 음... 그리고 뒤늦게 음악 공부를 시작했지요?

뮤즈> 맞아요. 차이코프스키는 처음엔 법을 전공하고 공무원이 됩니다. 예나 지금이나 현실적으로 불안한 음악가의 길을 가는 것보다 안정된 직장을 갖길 원했던 아버지의 권유가 큰 이유였죠. 하지만 프랑스 혈통을 지닌 엄마는 어릴 때부터 집에서 노래를 많이 불러줬어요. 그래서 유독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멜로디가 아름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듭니다.


개인적으로 엄마가 불러주는 노래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실제로 아이들에게 노래 많이 불러주는 엄마가 많지 않아요. 엄마 덕에 음악에 대한 심미안이 있었던 그는 안톤 루빈스타인이 세운 상트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서 본격적인 음악 공부를 하고, 나중에는 안톤의 동생인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이 교장으로 있던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그러면서 1874년에 명작인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작곡하고 한스 폰 뷜로의 지휘와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의 피아노로 초연이 됩니다.


디오니소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던 작곡가에 비해서는 유명세가 조금 늦네요. 전형적인 대기만성형이네요.

뮤즈>

차이코프스키는 두각을 나타내는 시간은 늦었지만 황무지 같은 러시아 음악을 세상에 가장 널리 알린 작곡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시에 러시아는 유럽에 비해서 음악적인 영향력이 약했는데, 차이코프스키가 서유럽의 음악과 러시아적인 색채를 잘 표현합니다. 이 곡은 전체 3악장이고 연주시간은 40분가량인데요, 오늘 저희는 가장 유명한 1악장의 일부를 들어볼게요. 아주 웅장하고요, 첫 음부터 피아노에서 막강한 에너지가 쏟아지는 게 폭포 같아요.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1악장 내림 나단조 op. 23

피아노- 마르타 아르헤리치

https://youtu.be/dHMsrELwaj4



디오니소스> 아니 피아노 소리가 원래 이렇게 컸나요? 전 협주곡이라고 해서 관현악 오케스트라 소리가 훨씬 클 줄 알았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뮤즈> 원래 협주곡이란 앞에서 연주하는 독주 악기를 중심으로 작곡이 됩니다. 피아노 협주곡이면 피아노가 중심인데요, 여기서 연주자들에게 필요한 게 함께하는 오케스트라와의 조화예요. 오케스트라에 소리가 묻혀서도 안되고, 또 너무나 혼자서만 나가도 안됩니다. 특히나 차이코프스키는 관현악 구성이 풍부해서 자칫하면 피아노 소리가 묻힐 수 있는데, 오늘 들은 연주자는 보통 남성들보다도 훨씬 에너지가 넘치는 여성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였어요. 1941년 생이니 77살인데요, 아직도 정정합니다.


디오니소스> 와우 정말 멋지네요.

뮤즈> 저는 개인적으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들을 때 이 분의 연주가 가장 시원한 것 같아요. 연주회 가셔서 이렇게 여성 연주자가 훌륭하게 연주를 하면 여러분 뭐라고 하세요?


디오니소스> 브라보!라고 하지 않나요?

뮤즈> 보통은 브라보라고만 하는데요, 제가 조금 더 알려드릴게요. 보통 남자 혼자 나오면 브라보! 여자 혼자 나오면 브라바! 남녀 혼성이거나 단체로 나오면 브라비! 이렇게 말해요. 뒷 글자만 달라지니 보바비! 이렇게 기억하시면 편합니다. 그러니까 만약에 우리가 이 연주를 직접 콘서트홀에 가서 들었다면 브라바!!! 이렇게 외치면 좋겠죠?


디오니소스> 배웠으니 꼭 한번 말해봐야겠네요. 브라바!!!!

두 번째 바이올린 협주곡 이야기 들어볼까요?

뮤즈> 차이코프스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입니다. 광고에서도 자주 나와서 중간 부분 들으면 아시는 분도 많은 거예요. 피아노 협주곡 1번 보다 좀 더 뒤인 1878년에 작곡되었고, 3악장 구성인데 전체 연주시간은 32분 정도 됩니다.


이 곡은 처음에 연주하기를 바랬던 연주자에겐 거절을 당했고, 후에 그 진가를 알아본 라이프치히 음악원의 바이얼리니스트 교수인 아돌프 브론드스키가 연주를 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걸 보면 작품도 다 자기 인연이 있나 봐요. 처음엔 연주하기가 너무 어렵다며 차이코프스키가 바이올린을 잘 몰라서 이렇게 작곡한 거라고 거절했는데, 지금은 4대 협주곡이라고 불리면서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더불어 가장 사랑받는 곡이 됐죠.


디오니소스> 작품도 인연이 있다는 말이 귀에 확 꽂힙니다. 처음에 거절당했을 때 차이코프스키도 슬펐을 텐데, 제 짝을 만나니 음악이 빛을 보게 된 거군요.

뮤즈> 저는 이 곡 1악장을 들으면 가슴이 뻥 뚫리고 2악장을 들으면 눈물이 나요. 앞서 차이코프스키 엄마가 프랑스 혈통의 사람인데, 어릴 때 노래를 많이 불러줬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차이코프스키는 민요 선율을 사랑했던 작곡가예요. 이 곡 2악장이 자신이 태어난 곳 우랄 지방 우크라이나의 민요인데 굉장히 서정적입니다. 이런 면에서도 나라를 사랑한 작곡가라는 것을 알 수 있죠.


디오니소스> 오늘 들을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은 누가 연주하나요?

뮤즈> 저희는 정경화 선생님의 전성기였던 1972년 레코딩으로 들어보겠습니다. 40년이 지났지만 지금 들어도 너무 좋아요. 처음엔 이 곡이 어려워서 거절당했다는데, 요즘은 워낙 어린 나이에도 연주를 잘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하지만 관록 있는 연주를 하긴 쉽지 않아요. 저는 뭐니 뭐니 해도 이 곡은 바이올린의 여제 정경화 선생님의 연주를 좋아합니다.


디오니소스> 정경화 씨 덕에 이 곡을 사랑하게 된 분도 많을 것 같아요.

뮤즈> 그렇죠. 외국에서도 알아주는 바이올리니스트니까요. 최근 뉴스에도 비올리스트 박경민 씨가 한국인 최초로 베를린 필에 입단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더군요. 세계 속에서 멋진 연주 보여주고 있는 연주자들 모두 감사해요.


브라보(Bravo)! 브라바(Brava)!! 브라비(Bravi)!!!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라장조 op. 35

바이올린- 정경화

https://youtu.be/-Jtzq55kcQ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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