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3 대장 레바뮌 성지순례

레알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뮌헨 직관

by 최인성

나는 오랜 축덕인 만큼 어렸을 때부터 유럽에 축구를 보러 여행을 가고 싶어 했고 축구 직관도 하고 싶어 했다. 독일 여러 번, 스페인, 포르투갈, 터키 여행에 가서 TV에서만 보던 유럽 구단들의 축구장을 방문했었고 독일과 스페인에서 직관을 해봤었다. 이번에 쓰는 이야기는 오래된 이야기지만, 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꼭 써야 하는 이야기이기에 옛날 사진들을 보고 기억을 더듬어 가면서 글을 쓴다. 이번글은 내가 과거에 유럽축구 3 대장 레바뮌 (레알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의 구장에 가서 직관한 후기를 써보도록 하려 한다.


1. 알리안츠 아레나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는 내가 가장 많이 가본 유럽 경기장이다. 2016년, 2018년 , 2023년 세 번 가봤고 직관은 2번 했었다. 처음 가본 것은 2016년 2월 말이었다. 벌써 10년이 넘었다. 사실 축구가 메인이고 여행은 서브였다. 한국에서 viagogo로 티켓을 예매했고 내 자리는 1층 중앙 앞자리였다. 가격은 20만 원 정도 들었던 것 같은데 돈은 아깝지 않았다, 그 당시 유럽축구 덕질 10년 차의 꿈을 이루러 가는 비용이기에 이 정도는 낼 수 있었다. 기억나는 것은 그날 점심을 뮌헨중심가 식당에서 먹었는데 뮌헨 유니폼을 입은 시민이 많았고 다름슈타트 원정팬들도 보였는데 서로 평화롭게 밥을 먹었다. 뮌헨 관광의 중심지 Marienplatz에서 뮌헨 지하철 6호선 (U-Bahn U6)을 타고 설레는 마음으로 Fröttmaning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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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öttmaning역에 내리니 저 멀리 알리안츠 아레나가 보였고 모두 뮌헨 팬이었다. 이날은 비도 오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어서 지하철역 매점에서 머플러를 사서 경기장까지 걸어갔던 기억이 난다. 이날의 경기는 다름슈타트와의 분데스리가 경기였다. 상대적으로 약팀과의 경기라서 쉽게 이길 거라 생각하고 갔었다. 알리안츠 아레나 관중석 뒤 매점 코너에는 실시간으로 다른 분데스리가 팀의 경기 실황과 순위표를 볼 수 있는 전광판도 있었다. 그리고 파울라너 맥주를 여기저기서 팔고 슈니첼, 프레첼 같은 간식부터 맥주와 함께하기 좋은 감자튀김도 팔았다. 맥주는 좋아하지만 축구 직관 중에 화장실 이슈가 생기는 것을 싫어해서 경기장에서 먹고 마시지는 않았다. 첫 여행은 로밍을 해서 갔었는데 경기가 시작하면 사람이 몰려서 카카오톡 주고받는 게 느려졌고, 페이스북에 사진 한번 올리는데도 오래 걸렸다. 역시 7만 관중이 밀집해서 그런 것 같다. 유럽 경기장에서 핸드폰이 잘 안되는 점은 가기 전에 알고 가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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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선발 라인업은 4-1-4-1로 GK 마누엘 노이어 4백에 다비드 알라바, 조슈아 키미히, 세르다르 타스치, 하피냐 수미에 아르투로 비달 공미에 더글라스 코스타, 토마스 뮐러, 아르연 로번, 킹슬리 코망 원톱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였다. 아쉽게도 바이에른의 레전드 필립 람은 부상으로 결장이었고 센터백 라인에 부상이 많아 그 당시 신인이었던 키미히가 센터백으로 나왔다. 자리에 앉아서 선수들이 몸을 푸는 장면을 보았는데 가장 신기한 건 로번이 내 눈앞에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에 세계적 레전드였던 로번이 공차는 모습을 실제로 보았다는 사실에 몸 푸는 로번만 봤던 것 같다. Mannschaft Aufstellung FC Bayern(FC 바이에른 팀라인업) 이란 대사와 함께 장내 아나운서가 선발 라인업 소개하는 장면은 예술이다. 아쉽게도 유럽축구 첫 직관이라 이런 것을 잘 몰라서 찍지 못했다. 그리고 경기 전 Forever Number One이라는 바이에른뮌헨 응원가를 관중이 다 같이 부르는데 이 장면도 멋졌다. 나무위키에 1층 스탠드를 지붕이 가려서 비를 안 맞는다고 나와있는데, 바람이 불면 1층 중간까지 비를 맞을 수 있다. 비 오는 날 보러 가는 사람들 이점 참고하면 좋다. 비가 오고 추운 날 경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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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시작되었고 비옷을 입고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휘하는 과르디올라 감독을 저 멀리서 볼 수 있었다. 세계적 명장을 앞에서 보다니. 뮌헨의 강력한 공격진 뮐러, 레반도프스키가 상대 골문을 노렸지만 뮌헨은 산드로 바그너 (나중에 뮌헨으로 이적해 온다) 에게 전반전 선제 실점을 했다. 센터백 라인의 클리어링과 높이가 불안했고 피지컬이 좋은 바그너에게 한방 먹은 것이다. 체급차가 있는 원정팀 다름슈타트는 낮은 수비블록을 형성하여 경기했는데, 홈팀 뮌헨은 반대로 라인을 올리고 점유를 많이 가져가며 공격했지만 경기가 안 풀렸다. 발이 빠른 윙어를 로번, 코망, 코스타 3명 기용해서 경기했으나 돌파도 어려웠다. 전반전이 끝나고 화장실에 갔는데 사람이 역시 엄청 많았다. 알리안츠 아레나에 처음 경기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남자화장실 출구와 입구가 따로 있다. 화장실 내부에서 일방통행이니 꼭 기억하도록 한다. 사람이 엄청 많으니 출입 동선을 분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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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후반전에 공간 연주자 토마스 뮐러의 침투로 한골 만회, 그리고 비달의 패스를 받아 뮐러가 환상 바이시클킥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첫 골 하피냐의 패스를 받기 좋은 공간으로 달려가는 뮐러의 움직임, 아크로바틱 골을 성공시키는 두 번째 골 뮐러의 스킬이 대단했다. 이후 프랑스의 레전드 프랑크 리베리가 교체투입되어 왼쪽 측면을 완전히 붕괴시키고 레반도프스키의 발에 정확한 패스를 전달하여 3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경기 끝나기 전 90분 다 되어서 경기장에서 얼른 빠져나왔는데 이렇게 일찍 빠져나오는 것을 추천한다. 경기 끝나고 늦은 시간이 아니라 빨간 조명으로 물든 알리안츠 아레나를 가까이서 보진 못했다. 다만 뮌헨 공항에서 밤에 내려서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로 가는 길에 고속도로 오른편에서 빨간색 조명을 켠 알리안츠 아레나를 볼 수 있다. 일찍 나가도 Fröttmaning역에서 지하철 6호선에 사람이 꽉 찬다. 비가 와서 생각보다 추운 날이었지만 기분은 매우 좋았다. 유럽축덕의 꿈을 이룬 날이었으니까


2. 누 캄프

나는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도 갔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주목적은 축구였다. 2018년 2월 중순 2주간 회사에 휴가를 낼 기회가 있었고 FC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 경기를 모두 볼 수 있는 일정과 동선으로 계획을 했다. FC바르셀로나 vs 헤타페의 라리가 경기를 viagogo로 예매해서 갔었다. 1층에서도 선수들이 바로 보이는 자리를 예매했고 한국돈 20만 원 중반 정도 가격이었다. 나중에 경기 리플레이를 찾아보는데 좋은 자리 덕분에 TV에 나오는 나를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축구의 신 메시를 보는데 이 정도 돈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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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바르셀로나의 경기장 누 캄프는 지하철 역과 거리가 꽤 있는 곳이라. 지하철 역에서 내려 15분 정도 주택가를 따라서 걸었던 기억이 난다. 2월 중순 낮이었는데 지중해 옆에 있는 바르셀로나의 날씨는 따듯해서 축구를 보기에 좋았었다. 1층의 시야는 다른 구장보다 매우 좋아 선수들이 사이드라인에 오면 정말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1층 경사도도 다른 경기장보다 엄청 낮은 편이고 수용인원도 많았다. 경기장에 도착해서 선수들이 몸을 푸는데 축구의 신을 직접 보게 되어 떨렸다. 9만 명이 들어올 수 있는 거대한 경기장 누 캄프, 관중석에서 보면 그 웅장함이 대단했다. 그날 만석은 아니라 1층은 꽉 찼지만 2, 3층은 빈자리가 좀 있었다. 그런데 원정팀 팬들은 진짜 존재감이 없었다. 누 캄프에서 원정팀은 3층 구석으로 몰아넣는다고 하는데 경기 날 원정팬을 정말 못 본 거 같았다. 원정팀 선수들은 다른 구장을 방문하는 것보다 더 큰 공포감을 느낄 것 같았다. 사방에 상대팀 팬들의 무서운 시선밖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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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의 분위기와 다른 게 누 캄프 관중들은 차분했다. 선발 라인업 소개 때 함성 소리도 생각보다 작았고 전체적인 응원 분위기도 관중 수에 비해서 열광적이진 않았다. 선수들이 몸을 풀러 입장하는 타이밍에 박수가 엄청나긴 했는데 그게 끝이었고 응원 분위기도 알리안츠 아레나만큼 열광적이진 않았다. 바르셀로나 사람들은 예상했던 거 보단 조용히 축구 보는 것 같았다. 이전에 뮌헨에선 저 관중이 뭐라고 하는진 몰라도 욕하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 여기 사람들은 그런 느낌이 없었다. 내가 앉은 1층 경기장 주변에 유독 동양인들이 많았는데 다들 사진 찍고 경기장을 감상하기에 바빴고 대부분 리오넬 메시를 보러 온 관광객들 같았다. 누 캄프의 분위기가 예상외로 차분한 것은 아마 나 같은 관광객 팬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았다. 다만 경기 시작 전 다 같이 부르는 Cant del Barça 응원가 시간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는데 바르셀로나 현지의 팬들이 목이 터져라 후렴구를 따라 불렀다. 카탈루냐지방을 대표하는 팀이라 그런가 싶었다.


선발 라인업은 4-4-2로 GK 테어 슈테겐 수비진 세르지 로베르토, 예리 미나, 뤼카 디뉴, 조르디 알바, 미드필더 필리페 쿠티뉴, 이반 라키티치, 세르지오 부스케츠, 파코 알카세르 공격에 리오넬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가 나왔다. 결과만 보면 0대 0으로 지루한 경기로 끝났다. 쿠티뉴는 적극적으로 뛰어다니긴 했으나 헤타페의 수비 간격이 타이트해서 킥할 타이밍이 없었고 코너킥 찰 때 빼고 존재감이 없었다. 알카세르도 오른쪽 미드필더 자리가 어색해서인지 경기장에서 보이지 않았고 오른쪽 측면 공격이 완전히 마비되어버렸다. 안타깝게 라키티치도 그날은 헤타페의 깊은 수비진을 뚫기에 창의적인 패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부진했다. 수아레스가 상대팀 수비수들을 피지컬과 힘으로 압도하는 장면에 놀라고 메시가 기회를 만들어보려 왼쪽의 알바와 함께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을 보여주었다. 헤타페는 약팀에다가 무서운 바르셀로나 원정에 와서 내려앉아 플레이했고 바르셀로나의 공격진도 버스 수비를 뚫기 어려워했다. 안타깝게 축신 메시와 괴물 공격수 수아레스의 컨디션이 그날 별로였던 것 같다. 직접 보니 축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는 부스케츠였는데 부드러운 볼컨트과 패스가 인상적이었다. 공을 소유하면 매우 부드럽게 다루고 간결한 드리블도 우아하며 화끈한 킬패스는 없었지만 적재적소에 패스를 공급하였다. 부스케츠가 잘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가까이서 보니 우아한 볼컨트롤 실력은 어떤 다른 선수들과도 차원이 달랐다. 역시 축구는 경기장에서 직접 보니 이렇게 세세한 부분이 다르게 보인다. 경기 중 헤타페의 에이스 일본선수 시바사키 가쿠에게 로빙슛으로 한골 먹을 뻔했었다. 헤타페는 공격찬스를 거의 못 살렸지만 이 경기에서 가장 위협적인 골찬스가 이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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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에 이니에스타가 들어왔지만 나이가 들었는지 번뜩이는 드리블 탈압박 돌파를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웠다. 또 성공적인 영업이었던 파울리뉴도 들어갔으나 교체 투입 타이밍이 너무 늦어서 활약하기엔 시간이 짧았다. 훗날 발롱도르를 받게 되는 그리고 그 당시에는 먹튀였던 우스만 뎀벨레가 교체투입되었는데 역시나 존재감이 없었다. 바르셀로나의 스타선수들을 보게 된 것은 좋았다만 아쉬운 결과를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갔었다.


3.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파리생제르망과의 경기였는데 이때 파리에는 주목받는 신성 킬리안 음바페가 있었고, 바르셀로나에서 2950억에 데려온 네이마르가 있었다. 당연히 빅게임에 챔피언스리그경기라 티켓값이 비쌌다. 그럼에도 난 비싼 돈 대략 한국돈 45만 원을 내고 1층 좌석을 구했다. 스페인 축구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마드리드 지하철 10호선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역 바로 앞에 있다. 지하철역 바로 앞이 경기장이라 찾아가기 매우 쉬우나 경기 날 지하철역은 정말 사람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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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서 내려서 입장 게이트로 가는데 파리원정팬들이 몰려서 응원가를 부르고 있었고 이들을 스페인 경찰들이 통제하고 있었다. 나는 동양인이다 보니 파리 원정팬들 옆을 지나가는데 좀 무섭더라. 아무래도 유럽시민들은 다 축구에 미쳐있으니 이런 빅매치에선 상대팀 팬들과 엮이지 않는 게 안전하다.


오래된 경기장이다 보니 경기장 출입구도 좁고 화장실도 좁고 경기장 시설도 낡았다. 그러나 여긴 유럽 축구 최고의 성지이다. 1층 골대 뒤편 자리였는데 자리를 잘못 잡은 걸까 경기장에서 담배 피우는 관중들이 많은 자리라 비흡연자인 나는 힘들었다.


선발 라인업은 4-3-3으로 GK 케일러 나바스 4백에 나초 페르난데스, 라파엘 바란, 세르히오 라모스, 마르셀로. 3 미들에 크카모라인 토니 크로스, 카세미루, 그리고 이 해 발롱도르 수상자 루카 모드리치가 나왔고

3 톱은 이스코, 카림 벤제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나왔다. 상대팀 3 톱에 음바페, 카바니, 네이마르가 나왔고 디마리아는 벤치 출발이었다. 역시 레알의 에이스 중 한 명인 가레스 베일도 벤치 출발이었고 이들이 몸 푸는 것을 계속 구경할 수 있었다. 베르나베우의 분위기는 알리안츠 아레나, 누 캄프보다 대단했는데 선수소개 분위기도 뜨거웠지만 레알마드리드 응원가 Hala Madrid의 후렴구를 모두가 함께 떼창 하는 장면은 소름 돋도록 멋진 컷이었다. 아마 원정팀 선수들은 이 장면에서 공포를 느꼈을 것 같다. 유럽축구 최강의 팀은 달랐다. 그리고 축덕들의 꿈의 음악인 챔피언스리그 OST Ligue Des Champions를 직접 듣게 되었다. 훗날 챔피언스리그 OST는 내 결혼식의 신랑 입장곡으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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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베우의 분위기는 8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 않는데 우리 선수가 파울이라도 당하면 야유하고 다 같이 소리 지르고(아마 스페인어로 욕하는 거 같았다) 찬스를 놓치면 관중석에서 팝콘이 날아다녔다. 마드리드 현지 관중들은 초조하게 경기를 보며 줄담배를 피웠다. 뮌헨보다 바르셀로나보다 축구에 미치고 진심인 사람들 같았다. 그야말로 광기의 현장이었는데 이런 분위기를 느껴보니 유럽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곳보다 베르나베우를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경기 중 축구계 불멸의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 감독이 선수들을 지휘하는 것을 멀리서 볼 수 있었다. 내가 진심으로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을 멀리 서라도 보게 되어 감동적이었다. 전반전은 아드리앙 라비오에게 한골 먹으며 끌려갔지만 전반 종료 전 호날두가 PK로 한골 만회하였다. 그리고 후반전에 마르코 아센시오가 투입되어 공격이 더 살아났고 호날두가, 마르셀로가 추가골을 넣어 3대 1로 승리했다. 신예 음바페는 라모스의 수비에 철저하게 경기장에서 지워졌고, 네이마르가 공을 잡으면 8만 관중이 무섭게 야유를 보내고 스페인어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욕과 저주를 퍼부었다. 프리킥 찬스에서 발롱도르 수상자 2명 모드리치와 호날두가 모여 누가 찰까 논의를 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베르나베우에서 골이 들어가면 분위는 활활 타오르는데 홈관중들의 환호하고 손뼉 치는 소리도 대단했지만 정말로 팝콘과 맥주가 비처럼 날아다닌다. 누가 던지는 것인지 몰라도 마드리드 현지 팬들은 아마 기쁜 마음으로 팝콘이랑 맥주를 맞았을 것이다. 3골을 넣었으니 3번 팝콘과 맥주 비를 경험했다. 축구에 미친 자라면 한 번쯤 맞아볼 만한 즐거운 경험이다. 경기 끝나고 베르나베우역으로 지하철 타러 가는데 마드리드 팬들이 아주 신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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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마드리드 머플러를 하고 혼자 지나가는 동양인 나를 보고 신기한지 나에게 막 환호하던데 그들에게 골을 넣은 마르셀로!!라고 외쳐주니 아주 좋아죽으면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함께 마르셀로의 이름을 외치며 지하철역에서 소리를 질렀다. 나도 축구를 좋아하지만 마드리드 사람들은 진짜로 축구에 미친 단순한 사람들 같았다. 축덕에게 끝내주는 경험이었는데 베르나베우 직관은 축덕이라면 여기는 꼭 가보길 권한다.


4. 알리안츠 아레나

알리안츠 아레나에 오랜만에 다시 갔다. 2023년 3월 또 축구를 보러 갔다. 2023년에는 이전과 다르게 viagogo가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티켓을 예매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마이리얼트립에서 분데스리가 직관 티켓 구매를 신청하면, 현지에서 일하시는 한국인 분이 분데스리가 직관 취소표를 잡아서 카카오톡으로 보내주신다. viagogo보다 가격이 싸서 20만 원 초반대에 좋은 자리를 구했는데 이 서비스가 지금은 아쉽게도 사라진 것 같다. 2018년에 방문했던 인상 깊은 식당에 또 찾아가서 프란치스카너, 뢰벤브로이 맥주와 커리부어스트를 먹었다. 식당에도 점심 먹으러 온 뮌헨 팬들이 많았고 당시에 내 폰케이스가 뮌헨 폰케이스라 그걸 본 식당점원부터 밥 먹던 독일인까지 나를 따듯하게 맞이해 주었다. 역시 유럽사람들은 축구로 하나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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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는 가까이에 있는 아우크스부르크와의 홈경기였고, 아우크스부르크 원정팬들과 함께 그리고 평화롭게 지하철을 같이 타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독일사람들이 착한 것인지 아니면 아우크스부르크와 악연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아무튼 보기 좋았다. 다만 경기장 가는 길에 경찰들이 원정팬들은 따로 모여서 가달라고 하는 것을 보았다. 이번에 경기장 가면서 알게 된 건데 Fröttmaning역에서 경기장 가는 길에 노상 화장실이 굉장히 많다. 경기장 오기 전에 다들 속 비우라는 뜻 같았다. 그런데도 경기장 가는 길에 노상방뇨 하는 독일인들이 좀 있었다. 또 여유롭게 경기장으로 가는 길에 저 멀리 버스들이 엄청 많이 보였는데 이건 전국에서 뮌헨버스를 타고 온 뮌헨 홈팬들이었다. 역시 독일 내에서 전국적인 인기가 있는 구단이라 달랐다. 여러 번 같은 경기장에 방문하니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역시나 맥주의 나라 독일답게 이번에도 많은 관중들이 플라스틱 맥주잔에 파울라너를 가득 담아 경기장을 채웠고, 뮌헨 시민들이 취기가 올라 즐겁게 경기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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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Mannschaft Aufstellung FC Bayern 선발 라인업 소개와 관중들이 Forever Number One를 떼창 하는 모습을 꼭 찍고 싶었고 이때 가장 보고 싶던 선수는 이 시즌 영입한 빅네임 사디오 마네였다. 다행히 선발 출장했다. 선발 라인업은 3-4-2-1로 골키퍼는 노이어 대신 뮌헨 킬러였던 얀 좀머가 나왔다. 수비는 다요 우파메카노, 마테이스 더리흐트, 뱅자맹 파바르 미드진 4에 알폰소 데이비스, 자말 무시알라, 조슈아 키미히, 주앙 칸셀루 공미 2에 사디오 마네, 르로이 자네 그리고 원톱은 세르주 나브리였다. 7년 전에 막 데뷔한 막내 키미히가 이번에는 주장완장을 차고 나왔다. 젊은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이 지휘했는데 아마 이 경기도 다음 경기도 이겼지만 얼마뒤 경질되었다.


저번과 다르게 독일 유심을 사서 여행을 갔고 경기장에서 와이파이도 쓸 수 있는데, 경기 시작 전까지는 통신이 잘 되지만 경기 중에는 7만 관중이 몰려있다 보니 카카오톡도 잘 안될 정도였다. 이번에 앉은 좌석은 알리안츠 아레나 1층 107 구역으로 낮 시간에 해가 시야를 가리지 않아 축구 보기 좋았고 서포터즈석 바로 옆이라 열광적인 응원을 바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두 번째 직관에 알게 된 사실인데 지난번에 앉은 122 구역을 포함하여 1층 120 ~ 125 구역은 오후에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며 햇빛이 직선으로 드는 자리이다. 이전에 왔을 때 흐린 날이라서 몰랐던 것이다. 축구를 가장 보기 좋을 것 같지만 낮 시간에 해가 시야를 방해할 수 있음으로 예매 전에 알아두면 좋다. 이번에는 선발 라인업 소개와 Forever Number One떼창 장면도 잘 찍었고, 원정팬의 열띤 응원 장면도 찍었다.

그런데 예상외로 경기 시작하자마자 아우크스부르크의 머르김 베리샤에게 골을 먹었고 경기 극 초반에는 뮌헨이 엄청나게 밀렸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선수들을 잘 몰랐는데 센터포워드 머르김 베리샤는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혼자 무쌍을 찍었고 율리안 바움가르틀링거, 아르네 마이어, 에르메딘 데미로비치로 이루어진 미드진의 공격에 뮌헨 수비수들이 정신을 못 차렸다. 아우크스부르크 선수들의 플레이가 인상 깊었으나 측면에서 수비수와 경합하다가 순간의 타이밍에 반대쪽 포스트를 보고 때린 칸셀루의 슛이 멋지게 들어가며 동점 (이건 정말로 들어갈 줄 몰랐다) 그리고 이어진 세트피스 상황에서 사디오 마네의 바이시클킥 어시스트를 파바르가 넣으며 순식간에 역전 그리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트라이커 파바르가 한골 더 넣으며 3대 1을 만들었다. 전반막판 사디오 마네의 슛이 기키에비츠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여 세컨볼 찬스를 르로이 자네가 넣으며 4대 1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역시나 뮌헨은 무서웠고 뮌헨 팬들은 신이 났다. 아쉬운 점은 사디오 마네가 골을 넣었으나 오프사이드였다. 저 멀리서 마네가 아쉬워하는 것을 다 느낄 수 있었다. 이전에 알리안츠 아레나에 왔을 때보다 주변 관중들은 욕도 안 하는 거 같고 차분했는데, 내가 축구를 보다 한국말로 욕을 하니 옆에 앉은 독일 관중들이 나를 쳐다보며 웃었다. 아무래도 한국 욕 말투가 세다 보니 내가 무슨 말하는지는 몰라도 욕하는 건 알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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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일방통행 화장실을 다녀오고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3월의 뮌헨 날씨는 생각보다 따듯해서 축구 보기에 나쁘지도 않았고 이른 낮 경기라 햇살도 좋았다. 후반전 이번에도 머르김 베르샤에게 PK로 한골 먹었으나 칸셀루가 반대쪽으로 날려준 로빙 패스를 데이비스가 달려와 차 넣으며 5 대 2가 되었다. 그리고 고참 토마스 뮐러, 신예 공격수 마티스 텔, 풀백 누사이르 마즈라위, 중앙 미드필더 라이언 흐라번베르흐가 차례로 교체 투입되었다. 오랜만에 다시 뮐러가 뛰는 것을 보니 반갑더라. 경기 막판 데일리 블린트가 투입되었고 90분쯤 되었을 때 서둘러 경기장을 나섰다. 이 경기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03년생 막내 자말 무시알라였는데, 아우크스부르크 선수들 3명 사이를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순식간에 탈압박하는 장면을 보여주어 7만 관중들이 감탄했다. 자네는 1골 1어시를 했고 역습 시에 볼 운반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만 마네는 파바르의 골을 멋지게 어시스트 한 것 외에는 유의미한 공격을 하지 못하였고, 나브리는 이날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았으나 부진하였다. 오히려 아우크스부르크 공격진 데미로비치의 볼 연결과 센터포워드 베리샤의 침투가 더 위협적이었고, 후반전에 들어온 어빈 카르도나와 루벤 바르가스가 공격에 속도감을 더해주었다. 알폰소 데이비스와 칸셀루가 공격적인 풀백 역할을 맡아서 속도감 있게 공격했으나 뒷공간이 많이 비어 공수전환의 핵심인 키미히가 커버하기 어려웠고 수비 불안으로 이어진 것 같았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세트피스 수비력이 좋았다면 뮌헨이 이기지 못할 경기였던 것 같다.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장 외벽 색이 바뀐다고 하는데 항상 90분쯤 나오고 지하철을 바로 타서 아쉽지만 이번에도 빨간색 조명의 알리안츠 아레나는 못 봤다. 경기가 낮 경기라 경기 시작 전에는 조명을 틀지 않는다. 다만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에 아우크스부르크가 한골 따라잡아 5 대 3이 되었다. 어쨌든 골이 많이 터지는 경기를 보게 되어 뿌듯했고 숙소로 가는 길에 예전에도 들렸던 아우구스티너 브로이 맥주집에서 맥주를 하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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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리스본의 이스타디우 다 루스 (벤피카), 슈투트가르트의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 (VfB 슈투트가르트),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 (헤르타 베를린), 이스탄불의 튀프라쉬 스타디움 (베식타슈 JK)에 가봤다. 이 구장들은 직관은 아니고 방문이기에 나중에 다른 글에서 후기를 적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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