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좋아하는 음악 취향을 가지는데 나는 영국과 미국의 Rock 장르를 특히 많이 듣는 편이고 좋아한다. 영미권 Rock은 역사도 길고 듣는 것을 넘어 탐구할 부분이 많아서 매력적이다. Rock은 1950년대 미국에서 시작했으나 영국으로 건너가 1960년대 비틀즈의 British Invasion (영국 음악의 미국침공)으로 영국에서 꽃을 피우고 이후에도 미국과 영국 양국에서 발전과 경쟁을 주고받으며 진화해 왔다. 이번 글은 객관적 사실보다는 내 주관적 해석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 글이다. 내가 좋아하는 Rock음악을 10개 소개하려 하는데 순위는 아니고 시대순으로 소개하려 한다. 혹시 아는 곡이 있으면 아 누구에겐 이곡이 이렇게 들리는구나 하고 모르는 곡이었다면 이런 명곡이 있구나 하고 함께 들어봤으면 좋겠다. 아래 10곡을 시대순으로 서술해 보겠다.
1. The Beatles - I Want You (She's So Heavy) (1969년)
2. David Bowie - Space Oddity (1969년)
3. Deep Purple - Smoke on the Water (1972년)
4. Eagles - Hotel California (1976년)
5. Pink Floyd - Comfortably Numb (1979년)
6. Ozzy Osbourne - Mr. Crowley (1980년)
7. Nirvana - Heart Shaped box (1993년)
8. Oasis - Don't look back in anger (1995년)
9. Radiohead - Karma Police (1997년)
10. Green day - Wake me up when semtember ends (2004년)
The Beatles - I Want You (She's So Heavy) (1969년)
Rock에서 비틀즈는 빠질 수 없는 위대한 밴드이며 아마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중 음악가 4명이 모인 그룹일 것이다. 비틀즈의 노래 중에 명곡이 많지만 대부분 명곡 한 개만 뽑으라면 한국에선 Yesterday를 고를 거고, 외국에선 A Day in the Life, I Want To Hold Your Hand, Strawberry Fields Forever, Here Comes the Sun, Come Together를 고를 것 같다. 난 그 유명한 Abbey Road 앨범에서도 유명하지 않은 I Want You (She's So Heavy)를 최고로 생각한다. 이 곡은 비틀즈의 음악 중에서 좀 특이한 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신나는 비트가 있는 곡도 아니고,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곡도 아니고, 서정적인 곡도 아니고, 사이키델릭 한 곡도 아니다. 미스터리 한 사운드와 어쩌면 블루스 같은 일렉기타와 드럼 연주 그리고 존 레논의 무겁고 거친 보컬과 14개의 단어로만 이루어진 단순한 가사의 반복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8분이 넘는 대곡인데 후반부에 묵직하고 불안한 기타 연주만 반복되다가 바람소리 같기도 한 지지직 거리는 불편한 소리(화이트 노이즈)가 들리며 악기 소리를 집어 삼키고 갑자기 곡이 끝난다. 마지막 부분에서 2분가량 전개되는 묵직한 기타와 점점 증폭되는 화이트 노이즈는 노래하는 존 레논의 불안한 심리를 느끼게 해 준다. 곡 엔딩에 몽환적이고 실험적인 사운드 엔딩을 넣는 시도는 이전의 A Day in the Life, Strawberry Fields Forever 같은 비틀즈의 사이키델릭록 명곡들에서 했지만 이곡처럼 무겁고 불편한 사운드는 주지 않는다. 그래서 I Want You (She's So Heavy)를 처음 들으면 비틀즈의 곡이라고 상상도 못 할 것이다. 그만큼 비틀즈의 곡들과는 매우 이질적인 매력이 있다. I Want You (She's So Heavy)라는 의미는 난 너를 원해 (그녀는 무거워)인데 그녀에 대한 사랑이 너무 무거워서 견디기 힘들다는 걸 의미한다. 따라서 이 곡에 대해 존 레논의 아내 오노 요코에 대한 집착적인 사랑을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이 해석을 듣고 곡의 후반부 반복되는 파트를 들으면 집착적인 사랑에 빠져 빠져나올 수 없고 화이트 노이즈에서 더 깊게 빠져들어가는 레논의 감정상태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 바람소리와 화이트 노이즈의 소음 때문인지 반복되어도 지루하지 않다. 그리고 갑자기 곡이 딱 끊어져 버리며 끝난다. 역사적 명반 Abbey Road 앨범의 대부분의 곡들은 밝은 이미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한다. 이곡만 이 앨범에서 불협화음 같으며 이전 시대의 비틀즈의 음악이랑 비교하면 매우 실험적이다. 내가 비틀즈의 최고 작품이라 생각하는 것은 모두가 가진 비틀즈 음악의 이미지를 깨고 다크하고 무거운 곡을 들려주기 때문일 것 같다.
David Bowie - Space Oddity (1969년)
영국의 첫 락스타 데이비드 보위의 대표곡이다. 데이비드 보위의 팬들이라면 이곡을 다들 이견없이 최고로 뽑을곡이다. 난 이 노래가 1970년대 초 작품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글을 쓰며 다시 찾아보니 1969년 발매되었다. 사실 1970년대 노래라고 해도 이 노래는 엄청 세련되었고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그 옛날 시대에도 이렇게 세련되고 중간중간의 통기타 연주 드럼 사운드 그리고 멜로트론이라는 건반악기까지 함께 써서 정말 우주공간에서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청자에게 전달해 준다. 이 곡은 톰 소령 (Major Tom)이 우주선을 타고 날아가며 지상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톰 소령은 보위곡에서 등장하는 보위의 페르소나라고 한다. 이 곡 자체가 보위에게 콘셉트적인 작품인 것이다. 곡에서 처음엔 톰이 지상관제소와 떠들며 우주 비행에 성공하지만, 무언가 잘못되며 지상과 단절되고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며 먼 우주에 홀로 남겨진다. 이 노래는 처음 30초가량은 반주 소리가 없는 듯하다가 점점 커지며 시작한다. 이 노래를 들을 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우주라는 공간이 주는 고요함과 고독이다. 처음에는 잔잔한 기타와 부드러운 멜로디로 시작해서 마치 평화로운 우주여행처럼 느껴진다. 간주 부분에서는 보위의 통기타와 일렉기타의 간결한 연주 일부러 약하게 치는 드럼 그리고 전자음 사운드가 우주에 온듯한 신비스럽고 몽환적인 소리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노래가 진행될수록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어느 순간부터는 곡의 전개로 톰이 혼자 남겨졌다는 사실이 점점 실감이 나게 한다. 특히 아웃트로 부분을 들으면, 더 이상 긴장감도 없고 극적인 감정도 없고 전자음 사운드가 우주에 정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히려 모든 것이 조용해지고, 아무도 없는 공간에 혼자 떠 있는 느낌이 든다. 이 곡을 눈을 감고 혼자 들으면 더 강하게 느껴지는데, 음악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아무 소리도 없는 상태가 이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마치 우주 속에 남겨진 것처럼,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혼자 있는 느낌이다. 이 노래를 내가 좋아하는 것은 60년 전에도 이렇게 세련된 음악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우주의 몽환적인 느낌과 결국에 혼자 남겨진 쓸쓸함의 분위기를 그 옛 시대의 악기들 조합으로 잘 그려낸 점 때문일 것이다.
Deep Purple - Smoke on the Water (1972년)
설명이 필요 없는 헤비메탈의 1 티어 대명곡이고 안 들어본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딥 퍼플 멤버들의 음악 천재성을 잘 보여준다. 딥 퍼플하면 파워 넘치는 헤비메탈과 고음 쇼도 보여주고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겟세마네)도 할 수 있는 최고의 보컬 이안 길런이 유명한데 이 곡은 보컬보다 악기들이 더 아름답다. 전주 부분이 강렬하면서 예술적인데 악기들이 하나씩 추가가 되면서 음악을 풍성하게 해 준다. 그 기타리스트 리치 블랙모어의 그 유명한 일렉기타 리프로 첫 소절을 시작하는데, 이후 드럼, 건반, 스네어 드럼, 베이스가 단계적으로 치고 들어오며 몸을 들썩이게 만들어준다. 베이스가 마지막에 합류하면서 나야 베이스라는 느낌을 강하게 어필하는데 이 덕분에 낮게 깔리는 베이스 사운드가 곡 전체에서 확실하게 들린다. 이후에 이안 길런이 노래를 시작하는데 계속 듣다 보면 보컬은 생각나지 않고 반복되는 기타 연주와 세련된 드럼소리, 존재감 큰 베이스 연주, 이들을 뒷받침해 주는 건반음, 악기 소리들만 기억에 남는다. 간주 부분에서 리치 블랙모어의 기타 솔로는 엄청 화려하진 않지만 드럼, 건반, 베이스와 조화를 잘 만들어내며 보컬이 없어도 헤비메탈 장르가 아름답게 들리는구나 라는 생각을 준다. 어쩌면 이 곡은 헤비메탈이지만 악기의 조화로 만들어낸 클래식 같은 작품이다. 그 대단한 이안 길런이 노래를 부르는데 보컬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이곡은 멤버들이 스위스에서 앨범 작업을 하는데 옆에서 일어난 화재사건을 보고 쓴 곡이라고 한다. 화재로 인해 연기가 호수 위로 덮인 것을 보며 작곡하여 제목이 Smoke on the Water인 것이다. 이 곡은 구조도 단순하고 가사도 어렵지 않은데, 이상하게도 한 번 들으면 머릿속에 확실하게 남는다. 특히 처음 기타 리프가 시작되는 순간, 이미 이 곡의 분위기가 완성된다. 반복되는 이 노래의 기타 연주에는 특별히 감정을 건드리는 서정적인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리듬을 타게 된다. 이 곡을 듣고 나면 어떤 감동이 남는다기보다는, 악기 자체의 힘을 느끼게 된다. 복잡하지 않아도, 단순한 리프 하나만으로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록에서 악기들의 조화로움을 보여주는 곡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이 곡은 계속 기억에 남는 것 같다.
Eagles - Hotel California (1976년)
미국의 록밴드 이글스의 메가 히트곡으로 이 노래를 안 들어본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무려 유튜브 조회수가 8억 회를 넘는 곡이다. 그리고 일렉기타 두대가 합주하는 일렉기타 부분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냉소적이고 암울하고 함축적인 가사 외에도 기타 합주 부분의 아름다움 덕분이 매력적이고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도 기타 합주 부분에 있다. 이 노래 가사의 의미를 두고 여러 가지 가설들이 많다. Last thing I remember, I was Running for the door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문을 향해 뛰고 있다는 것 그리고 You can checkout any time you like, But you can never leave라는 호텔 캘리포니아가 체크아웃은 언제가 가능하지만 넌 절대 나갈 수 없다는 마지막 가사 때문일 것이다. 노래의 사운드는 부드러운데 가사만 보면 섬뜩해서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하다. 호텔 캘리포니아가 악마를 숭배하는 장소라느니 마약중독자들의 집합소라느니 많은 가설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멤버들이 해석해 주기를 빠져나갈 수 없는 아메리칸드림 문화에 대한 비판이라고 한다. 알고 보면 은유적 의미도 가진 음악인 것이다. 이 노래의 또 다른 매력은 팀의 리더이자 드럼 포지션의 돈 헨리가 보컬을 담당한다는 점이다. 돈 헨리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드럼 연주가 곡의 초반부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내며 보컬과 드럼 위주로 음악 전반부를 장악한다. 보컬 파트가 끝나고 드럼과 보컬이 주도권을 기타에게 넘겨준다. 이 노래의 절정인 일렉기타 솔로 파트에선 돈 펠더가 먼저 치고 들어오며 서정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그리고 조 월시의 거친 기타가 치고 들어오며 느낌을 반전시키고 마치 기타 두대가 대화하는 형식으로 연주한다. 곡의 절정 부분에서는 돈 펠더와 조 월시가 일렉기타로 각자 다른 음을 연주하는데 이 부분의 하모니가 완벽하게 맞물리며 한대의 기타가 연주하는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이곡을 자세히 듣기 전까지는 난 이 파트를 기타 한대가 연주한다고 생각했고 대부분의 나 같은 비전문가의 의견은 똑같을 것이다. 두대이지만 하모니가 완벽하게 조합되며 한대의 연주처럼 소리를 내는 부분이 이 곡의 가장 큰 매력이다. 기타 두대의 맞물리는 완전한 조화가 이 곡을 후대의 기타리스트들에게 전설적인 곡으로 만들어 준 것 같다.
Pink Floyd - Comfortably Numb (1979년)
핑크 플로이드의 명곡을 고르라면 대부분 1973년 발매된 The Dark Side of the Moon 앨범의 곡을 고를 것 같다. 이 앨범이 엄청난 앨범이라고 하지만 난 자주 듣지 않는다. 오히려 Comfortably Numb을 너무 좋아해서 자주 듣는데 이곡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왜 그런지 딱 알 것이다. 다른 이유보다 데이비드 길모어의 기타 연주가 대단해서 이거 말고 다른 이유로 설명이 안된다. 이곡 길이는 6분 조금 넘는데 후반부는 모두 기타 솔로다. 데이비드 길모어가 이곡에서 보여주는 일렉기타 연주는 사실 화려하지 않다. 그런데 데이비드 길모어는 기타를 손으로 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가슴으로 친다. 뭐라고 단어 한두 개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후반 기타 솔로 부분은 전혀 화려하지 않지만 매우 서정적이어서 듣는 사람의 마음에 큰 감동을 준다. 기타 연주가 신의 경지에 도달한 연주자는 화려한 속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비드 길모어처럼 기타 줄로 인간의 감정과 서정성을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곡은 핑크플로이드를 1975년의 탈퇴한 전 멤버 시드 배럿을 모티브로 한곡이라고 하는데, 시드 배럿은 탈퇴 이후 마약에 빠져 은둔자로 살았다. 공연 전 마약에 빠져 Comfortably (편안하게) Numb(감각이 없어지는) 사람의 감정선을 곡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데이비드 길모어는 Comfortably Numb 라이브 버전에서는 10분으로 늘려서 기타 연주를 길게 치는데 집중해서 들으면 가슴이 뜨거워지고 기타가 말을 하고 울부짖으며 감정을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곡은 1979년 앨범 버전이 아니라 꼭 라이브 연주 버전을 찾아 듣기를 바라며 데이비드 길모어의 2016년 폼페이 버전을 듣길 바란다. 이 라이브 버전에서는 노인이 된 로저 워터스와 데이비드 길모어의 보컬이 악기들과 어우러져 감정을 증폭시킨다. 어쩌면 핑크 플로이드 멤버들이 노인이 되었기에 그 목소리들이 곡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더 크고 슬프게 증폭시킨다. 이 버전에서 마지막 기타 솔로 파트가 5분을 넘어가는데 이 파트의 기타 소리는 한음 한음이 서정적으로 마음에 전달되며, 기타는 단순한 하나의 악기가 아니라 감정을 담아 노래하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마치 마약에 빠져서 천천히 무감각하고 편해지고 있지만 이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못 벗어나고 이러다가 죽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기타 연주가 마지막에 다다를수록 허무함과 약에서 벗어나고 싶은 감정을 폭발시킨다. 그래서인지 화려하진 않아도 감정적인 이 기타 솔로 부분에 빠져서 기타 연주만 더 듣고 계속 듣고 싶어 지게 된다. Comfortably Numb 2016년 폼페이 라이브 버전에서 조명아래 무아지경으로 영혼을 담아 기타를 연주하는 데이비드 길모어를 보고 있으면 기타의 신이 지상에 내려온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기타 연주의 최정점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이 곡을 모르는 사람들도 기타 부분은 정말 집중해서 들어보길 바란다.
Ozzy Osbourne - Mr. Crowley (1980년)
이곡은 전설적인 헤비메탈 밴드 블랙사바스의 보컬 오지 오스본이 그룹 탈퇴 후 처음으로 발매한 솔로 데뷔 앨범의 수록곡이다. 어둠의 왕자 (Prince of Darkness)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오스본의 곡답게 음산하고 어둡고 불편한 분위기가 깔려있다. 이곡은 영국의 신비주의자(오컬트주의) 크로올리를 돌려 까기 그의 기행을 폭로하는 곡이다. 오컬트주의자에 대한 곡이라 그런지 오르간 인트로와 음산한 오스본의 보컬이 합쳐 저 클래식하면서도 다크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둘 다 가져다준다. 특히 오르간 부분은 유럽의 고딕 성당 앞에 밤에 서있는 듯한 공포스러운 장면이 떠오른다. 이곡에서 오스본의 보컬을 듣고 있으면 어둠의 왕자라는 별명답게 스산함과 서늘함이 느껴진다. 아예 곡의 첫 가사가 What went on in your head인데 크로울리씨 머리에 뭐가 들었냐고 비판하는 가사라 다크 하게 느껴지고 이후 Did you talk to the dead라며 죽은 사람과 대화했다며라고 물으며 소름 돋는 감정을 전달한다. 이 곡의 아름다운 포인트는 사실 다크한 오스본의 보컬이 아니라 기타리스트 랜디 로즈의 기타 연주 부분이다. 오스본의 보컬과 랜디 로즈의 기타 연주가 같이 되는 부분에서 음산한 분위기와 불안한 감정이 증폭되면서 긴장감이 확 올라간다. 이후 이 곡의 기타 솔로 부분은 처음에는 서정성 있고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를 주다가 오스본이 I wanna know what you mean이라는 가사로 당신이 뭔 소리하는지 알고 싶다고 외친 후 폭발적인 속주로 이어져 여기서 앞선 감정들이 폭발하는 느낌을 준다. 후대의 헤비메탈 기타리스트와 다르게 랜디 로즈의 연주는 클래식하고 감성적인 면이 있어서 어두운 분위기를 폭발시켜 준다. 미국에서 건너온 랜디 로즈는 안타까운 사고로 이 곡 발매 이후 얼마 뒤 사망한 기타리스트이지만 천재이자 전설로 평가받으며 후대 기타리스트들의 존경을 받는다. 이 곡을 끝까지 듣고 나면 단순히 록 음악을 들었다기보다는, 짧은 한 편의 어두운 이야기를 들은 느낌이 남는다. 처음에는 조용하고 음산하게 시작해서, 점점 긴장이 쌓이고, 마지막에는 감정이 폭발하는 구조가 굉장히 명확하게 느껴진다. 아마 이 곡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어두운 분위기 때문이 아니라 그 어둡고 칙칙한 이 감정의 흐름이 너무 잘 만들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Nirvana - Heart Shaped box (1993년)
너바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이며 가장 자주 듣은 록밴드이다. 너바나의 곡에서 의외의 곡을 나는 가장 좋아한다. 음악사에 혁명을 일으킨 Nevermind 앨범의 곡들도 아니고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이자 너바나의 대표곡 Smells Like Teen Spirit (유튜브 조회수가 21억이다) 도 아니다. Heart Shaped box는 Nevermind의 곡들보다 훨씬 우울한데 단어 하나로 딱 표현하면 노래가 그로테스크하다. 이 노래가 담긴 너바나 3집 In Utero 앨범 커버가 굉장히 불쾌한 인체 해부도 이미지인데 딱 그 이미지에 어울리기도 한다. 기타 연주도 굉장히 불안정하고 계속 들으면 정신이 아득해지고 혼미해지는 것 같다. 이곡에서 커트 코베인의 보컬은 처음엔 잔잔하게 시작하다가 후렴구에서 절규하며 폭발한다. 커트 코베인의 허스키하고 쥐어짜는듯한 그만의 독특한 목소리가 후렴에서 어떤 고통 아래서 절규하는 사람의 감정을 청자에게 절절하게 전달한다. 이 곡의 간주는 짧은데 기타 연주 부분을 들으면 연주가 정말 그로테스크하다. 간주의 마무리 부분에서 베이스 사운드도 똑같아서 그로테스크함을 두배로 들려준다. 이 곡은 사랑곡인데 원곡 가사를 보면 I've been locked inside your heart-shaped box for weeks I wish I could eat your cancer when you turn black 하트 모양 박스에 갇혀 지독하게 구속당하는 느낌을 보여주며 너의 암을 내가 먹고 싶다는 파괴적이고 괴상한 표현을 한다. Cut myself on angel's hair and baby's breath라는 부분에선 나 자신을 천사의 머리카락과 아기의 숨결로 베었다는 기괴하고 징그러운 표현을 한다. 노래의 해석을 모르고 여러 번 들었을 때 커트 코베인이 빠져나올 수 없는 심각한 우울증 안에서 괴로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곡을 듣고 어떤 동료 뮤지선은 커트 코베인이 자살할걸 예상했다고 한다. 그만큼 죽음을 바라는 사람의 내면의 정서를 잘 보여주는 곡이고 앨범 발매 후 1년도 안되어 진짜로 커트 코베인이 자살한다. 이런 부분에서 같은 너바나 멤버 데이브 그롤과 크리스 노보셀릭이 커트 코베인의 이런 정신 상태를 왜 몰랐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Heart Shaped box를 들으면, 만약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곡을 듣고 커트 코베인의 죽음을 바라던 정서와 파괴적인 내면을 알아채고 조금만 더 손을 내밀어 따듯하게 만들어주었다면 위대한 가수 한 명이 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 아쉬움에 이 노래를 너바나의 많은 명곡 중에서도 최고로 뽑고 싶다.
Oasis - Don't look back in anger (1995년)
여기서 소개하는 10곡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고민도 없이 Don't look back in anger를 고를 것이다. 20년 가까이 내가 거의 매일 듣는 곡이고 영국 제2의 국가라고 불리는 Wonderwall과 함께 오아시스 노래 중에 가장 유명한 곡이며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맨체스터 시티를 대표하는 축빠들의 노래이기도 하다. 그리고 브릿팝이라는 록의 하위 장르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 노래이며 또한 오아시스에서 리암 갤러거 보컬이 아닌 기타와 작곡을 맡은 형 노엘 갤러거가 보컬을 맡은 노래다. 여기 10곡 중에서 아마 유일하게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가진 노래일 것이다. Don't look back in anger라는 뒤돌아 보며 화내지 말라는 (나중에 후회하지 말자) 가사처럼 멜로디도 밝고 듣고 있으면 마음이 뻥 뚫리며 머릿속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개운한 느낌이 든다. 힘들고 답답할 때 들으면 위로가 되기도 하고 감정이 풀리기도 한다. 이 곡의 인트로 부분부터 상쾌한 느낌을 주는데 사실 이 인트로는 노엘이 정말 존경하는 비틀즈 존 레논의 Imagine을 오마주한 부분이다. 존 레논의 Imagine이 평화와 화합을 의미하는 노래인 만큼 그 분위기가 Don't look back in anger에도 깔려있다. 이 곡의 간주 노엘 갤러거의 기타 솔로 부분은 엄청 화려하거나 감정을 폭발시키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정신을 개운하게, 시원하게 해 준다. 이런 감정을 주는 부분이 화려하진 않지만 노엘 갤러거 기타 연주의 장점인 것 같다. 또 리암 갤러거의 막힌듯한 목소리보다 날것 그대로 청량한 목소리의 젊은 노엘 갤러거가 녹음하여 개운한 느낌을 전달해 준다. 그래서 리암이 아니라 노엘 갤러거가 노래를 하여 더 대박 난 곡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20년 동안 들어도 새롭고 질리지를 않는다. 가끔 이 노래의 라이브 버전들을 듣는데 관객들의 후렴구 떼창을 들을 때 특히 So Sally can wait 부분이 시작되면, 노엘 갤러거의 목소리보다 관객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데, 그 장면을 보고 있으면 이 노래가 왜 특별한지 이해하게 된다. 이 곡은 단순히 좋은 멜로디를 가진 노래가 아니라,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힘이 있는 노래다. 내가 곡을 좋아하는 건 단순히 밝은 멜로디와 해방감 때문은 아니다. Don't look back in anger. I heard you say. At least not today 가사로 끝나는 부분을 들으면 지나간 일에 후회하지 말고 그 감정에서 벗어나자라고 다짐하게 된다.
Radiohead - Karma Police (1997년)
이 노래는 21세기 최고의 작품 라디오헤드의 3집 Ok Computer 앨범 대표곡이다. Creep은 메가 히트곡이지만 라디오헤드의 곡 중에 최고로 애정하는 곡은 아니다. 라디오헤드의 노래답게 기본적으로 어둡고 음산하고 우울한 분위기가 깔린다. 제목도 Karma (업보)라서 뭔가 섬뜩하다. 그리고 록 음악에 전자악기를 도입하여 몽환적인 사운드를 들려주어 이전의 라디오헤드 곡들과는 차별화된 점을 보여준다. 단순한 피아노 연주도 부정적이고 쳐지는 감정을 살려주고 피아노랑 딱딱 맞아떨어지는 드럼 연주가 아 역시 이건 라디오헤드다라는 느낌을 준다. 피아노로 시작하는 도입부는 굉장히 단순한데 이 단순함이 오히려 더 불편하다. 멜로디가 화려하지 않고 차분하기 때문에 차가운 분위기에서 곡이 시작된다. 드럼이 들어오고 톰 요크의 보컬이 얹히면, 이 곡의 차가운 공기가 완전히 만들어진다. 차분한데, 어딘가 불안하고, 조용한데 계속 긴장되는 상태가 유지된다. 톰 요크에 따르면 이 곡은 통제 사회에 대한 비판과 현대인의 불안을 말한다고 한다. 현대 사회에서 남들과 다른 행동을 하면 누군가 (Karma Police 업보의 경찰관) 나를 잡아갈 것 같은 불안을 말한다. This is what you'll get (네가 얻게 될 거야)라는 반복되는 가사 부분에서 힘을 빼고 말하듯이 노래하는 톰 요크 보컬은 피아노 연주와 결합되어 다 너의 업보야 라는 의미를 섬뜩하게 전달한다. 힘을 빼고 말하듯 표현하는 가사가 굉장히 차갑게 느껴진다. 또 반복되는 For a minute there I lost myself (잠깐동안에 난 나를 잃어버렸다) 부분도 톰 요크가 완전히 힘을 빼고 부르며 몽환적이고 부정적인 느낌을 확대시킨다. 이 노래의 화자도 역시 우울하고 슬픈 상태에 있다가 무너지는듯한 감정을 청자에게 들려주는 것 같다. 그리고 곡 아웃트로에서 반복되는 코드 위에 불편한 노이즈를 올려서 곡을 끝내며 비틀즈의 음악이 현대적으로 진화한 느낌을 준다. 이 곡들 다 듣고 나면 허무하고 차가운 감정이 남는다. 아마 내가 이 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어두운 분위기 때문이 아니라 이 불안한 감정이 너무 현실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Green day - Wake me up when semtember ends (2004년)
그린 데이의 가장 위대한 앨범 American Idiot의 대표곡 중 하나이며 그린 데이를 모르는 사람도 이 노래는 알 거다. American Idiot 앨범 자체가 메가 히트곡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노래는 그중에서도 단연 대중적인 인지도가 1 톱일 것이다. 9월이 되면 무한 반복하게 되는 곡이고 어쩌면 가을이 시작되며 더위가 물러가는 계절 변화의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곡을 잘 모르고 들으면 단순히 잔잔하고 감성적인 록음악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곡은 추모곡인데 그린 데이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인 빌리 조 암스트롱이 어린 시절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곡이다. 또 다른 의미로는 이 곡이 9월을 배경으로 하고 11번째 트랙의 곡이기에 미국에서 끔찍했던 2001년 9.11 테러를 추모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개인의 슬픔과 미국을 대표하는 국가적 슬픔을 함께 추모하는 감정을 드러낸다. 그래서 보컬 빌리 조 암스트롱의 노래가 이곡에서 만큼은 기존의 그린 데이의 음악들처럼 펑크스럽거나 신나지 않고 차분한 느낌을 전한다.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라는 가사는 단순히 계절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말처럼 들리지만, 이 노래의 해석과 함께 생각하면 그 의미가 더 무겁게 느껴진다. 지금의 시간을 견디기 힘들어서 (아버지의 죽음, 9.11 테러) 그냥 이 순간이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는 감정이 담겨 있는 것처럼 들린다. 또 이 곡의 매력은 간단하게 반복되는 기타 반주는 가을이 다가오는 시원한 느낌과 듣고 있으면 청자를 차분하게 만들어 준다. 노래의 시작은 굉장히 조용하다. 기타 한 대로 간단하게 시작되는 이 도입부는 화려한 장치가 전혀 없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집중하게 된다. 특히 이 곡은 많은 사람들이 9월이 시작되면 들을 것이고 가을에 반복해서 들으면 느낌이 더 달라진다. 여름이 끝나고 날씨가 조금씩 서늘해지는 시기에 이 노래를 들으면, 단순한 추모곡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 자체를 느끼게 된다. 뭔가를 잃어버린 기억, 지나간 시간,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순간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내가 이 노래를 정말 좋아하는 것은 단순히 슬픈 노래가 아니라 그리워하는 대상에 대한 추모의 생각도 들고 흘러가는 시간과 변화하는 계절의 느낌을 노래로 편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