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있는 곳에 책보러 가요

마음껏 먹고 마시며 하루 종일 있어도 눈치 주지 않는 힐링 공간으로요

by 노사임당


지글지글 불판에서 막 잡아 올린 싱싱한 삼겹살을 상추에 턱 하니 올려요. 물기를 머금은 촉촉한 미나리는 듬뿍, 갖은양념과 명란젓을 버무린 쌈장에 편 생강이나 편 마늘을 싸서 한입에 다 밀어 넣어요. ㅇ;ㅎ어ㅐㅔㅈ? $^ㅗ 호. ㅕㅏㅑ^&%^ㅉ죠? 맞아요!

갑자기 감자튀김 먹고 싶은 날 움…. 기름을 잔뜩 머금은 '핫뜨거뜨거핫 뜨거뜨거핫'한 감자튀김을 밀크쉐이크에 푹 찍어서 뜨(겁고) 차(갑고)한 녀석을 목구멍까지 밀어 넣어요. 목젖 안 찔리게 조심해서 야무지게 오물오물 아무렇지 않은 척 귀엽게 먹어보아요. 대충 한 끼 때워도 괜찮을 칼로리네요. 좋아요. 칼로리는 높고 배는 안 부른 이런 조합도 먹어줘야 할 날이 있거든요.

날씨가 막 너무 진짜 휴 춥죠? 추운데 입 돌아가는 냉면이나 한 그릇 할까요? 면치기하다가 볼에 국물 튀면 헉 추워요. 국물 안 튀게, 하지만 거칠게 호호호호호호록 빨아들여요. 냉면 국물에 소고기가 부끄럽게 누워있죠? 좀 뻔뻔한 조합 어때요? 옛날식으로 돼지랑! 낯 두껍게 홀랑 벗고 막 기름 샤워 마친, 맨살에 갈색 양털 코트만 두르고 후끈하게 나온 돈가스랑 같이? 기름져서 느끼한 돈가스랑 차갑고 깔끔한 냉면이 서로를 다정하게 보완해 줄 거예요. 일루와~ 내 품에 안겨~!



일요일 일어나자마자 먹는 소리부터 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주말인데도 평소처럼(퇴사 전 인수인계 중) 출근했고 쫑알이 둘째는 어쩐 일로 늦잠 중이라 밥 먹기 전인데요. 배가 조금은 고프네요. 혈액 순환이 안 되길래 좀 안먹고 있어요. 몸무게를 500g만 빼려고요. 예전 같으면 몇 Kg 금방 표가 날텐데 진짜 몇 백 g만 빠졌습니다.(좀 전에 재보니까요) 이럴때 저런거 먹으면 금방 찔 거에요. 걱정마세요. 배고픈 것과 상관없이 식욕은 별로 없으니까요. 그런데요, 배는 고픈데 식욕이 없다는 거 말은 되는 거죠?


음식도 사람도 장소도 궁합처럼 어울리는 조합이 있긴 한가 봐요. 술을 좋아하지 않는 저는 치맥보다 국수에 김밥을(비교 무엇) 좋아하고요. 걷는 걸 싫어하는 친구랑은 커피숍 3차까지 뛰면서 수다를 떨어야 제맛입니다. 초저녁, 한 숨자고 일어나 밤을 홀딱 새며 공부해야 또 뭔가 열심히 한 맛이 있지요. 아마 이 글을 읽는 작가님도 이런 조합 있으실 거예요. 술을 한잔 걸치고 글을 써야 음주 작법으로 속도가 난다든지. 막 샤워를 하고 경건하게 책을 봐야 개운하고 노곤해서 책 맛이 더 진하다든지(책 보다 잠들면 또 더 맛있고요.) 하는 거 말이에요.


지금 소개할 조합은요.... 지인 중에 이 조합을 좋아할 사람을 가만 생각 해 보면.... 없네요. 이것 저것 좋아하는 사람을 모아놓고 정교하게 교집합으로 묶어보려고 머리를 굴려.... 괜찮아요. 저 혼자도 좋고 딸이랑 가면 또 맛이 좋아요. 대단한 곳이라서 꼭 같이 가야 한다며 지인에게 강요할 필요도 없는 소박한 '비밀의 화원'이니까요. 오늘 저랑 가는 곳은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좋은 곳이에요. 더울 때는 시원해서 좋고 추울 때는 따뜻해서 더 좋은, 윗집이 유난히 쿵쿵거려 집에서 쫒겨나야 하는 서글프고 화나는 이상한 날에도 다 좋은 그런 곳입니다. 대단한 준비 필요 없어요. 장갑도 선글라스도 책도 캠핑 의자도 버너마저 말이에요. 자 가요! 우리 같이.... 떠나요~~



곤란한 점이 있어요. 제가요. 여기를 가려고 머릿속 지도를 펴 보면요. 오즈의 마법사가 사는 에메랄드 시티가 그려져요. 그 왜 사자,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과 도로시가 횡렬로 노란 길을 걸어갈 때 지평선처럼 길이 딱 끊어져 보이잖아요. 집에서 매주 가는 15km 지점까지만 그려져요. 그 너머는 평평한, 지구의 끝이에요. 길이 없어요. 그런데 더 희한한 건요. 내비게이션을 켜면 길이 나온대요. 가보래요. 진짜 진주에서 15년째 사는데, 그것도 시내에 있는 이곳이 안 그려진다니.... 저도 참 징하네요. 자! 도전. 출발합시다. 가다 길 잃으면 택시 타기로 하고요. 스키핑 하듯 통통 주차장까지 고고~! 절 믿지는 마시고 예의상 웃어만 주세요.


그건 그렇고 처음 갈 이곳은 주차장이 6대 자리 정도나 있던가? 좁아요. 도로에 불법주차를 해야 합니다. 괜찮아요. 안 끊어요. 딱지.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절 믿지는 마시고요. 아직도 여기가 어디라고 말씀을 안 드렸다고요? 아! 뜸 들이다 누런 밥 될 뻔했다 그죠? 진주시립남부 어린이도서관입니다. 4층 건물 중 3층까지나 책이 있는 도서관이라니... 이 도시에서는 처음 생긴 근사한 곳입니다. 물론 여기서는 뭘 먹을 수 없어요. 책만 빌리고 읽고 누워있고 편하게 숙제도 가능하지만 배고프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 도서관이라 아이만 좋아해요. 저는 글을 쓰든 몰래 저만 가져온 책을 읽지요.(아까 책도 필요 없다고 해놓고 저는 챙겼답니다) 빈백 의자도 있고 이불도 있고 소파도 있으니 여러 자세로 내책내읽 할 수 있어요. 아이들 책이 3층까지 펼쳐져 있으니 <WHO>책이든 <WHY>책이든 추가 구성까지 다 갖춰진 최신 도서관 되겠습니다. 단 아이들 도서관인 데다 잘 꾸며놓아서 아이들이 모두 시끄럽도록 편하게 공간을 누린다... 는 점은 참고 바랍니다. 배가 고파지기 전까지 책보다 두 손 무겁게 빌리기까지 했으면 이제 2차 갈까요?

배도 좀 채우고 차도 맛있는 곳으로요. 어린이도서관은 아이를 위한 공간이었다면 이번에는 저 위주예요. 물론 아이도 참 좋아합니다. 이럴 때 써야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 먹고 알까지 먹니? 불쌍해...


도서관을 나오자마자 더웨이닝커피가 있는데요. 다른 지역도 그런지는 몰라도 진주에는 도서관 안에 혹은 가까이에 시니어근로권장이랄까.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 기준으로 할머니들께서 커피 만들고 계세요. 물론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요. 쿠키나 간단한 스콘종류도 참 맛있답니다. 2차 가기전에 1.5차로도 좋고 여기서 커피랑 간단한 요깃거리 사서 2차 가도 좋아요. 저는 바닐라라떼 한잔! 했습니다.

다수운 이불 덮고 책을 봅니다. 시끄러운 것만 넘기면 책 보기 좋습니다.ㅎㅎ
이거냐 저거냐 짜장이냐 짬뽕이냐의 기로에 서 있는 귀요미입니다.

책 고르기 전에 학습지 숙제도 해 놓습니다. 공부는 나와서 해야 맛입니다.

중복아니고 책이 많습니다. 3층까지 서가가 있어서요.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지요?

데이비드 윌리암스 책이 있네요. 집에 2권 있는거 말고 더 있어서 빌렸습니다.

진주 상징 수달입니다. 복장이 달라졌습니다. 두 번 가서 사진을 모은 후 글을 썼어요.^^

2차는 걸어서 3분 거리. 차로 2분(신호)거리에 있는 바로 바로~~~

진주MBC네입니다.


진주에는 진주문고!인 <진주문고> 있고요.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노브랜드 있습니다. 편한 맛보고 나면 일반은 못 가는 리클라이너 영화관 cgv도 있는데요. 보통 영화보러 오는 공간이니 영화관이 주인공입니다. 아! 식당도 있고 커피숍도 있어요. 여기 영화 표를 끊고 커피숍을 가면 할인이 많이 되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20%였나? 제과 명인의 빵을 파는 커피숍이라서 빵도 많고 맛있어요. 제 입에 맛있었던 커피로 한 끼 우아(?)하게 먹어도 좋고요. 나름 방송국 구경도 되고 볼 거리가 있답니다. 커잘몰(커피 잘 몰라요)인 저는 커피숍 라떼로 그 집 커피를 감정하는지라 첫 음료는 라떼. 맛있었어요. 부드럽고 깊었습니다. 문산에 있는 폐역 커피숍 짹짹커피점 돌체 라떼랑 여기 라떼 제 마음 속 1등!

아참 주차는 영화 관람객 4시간 무료예요. 커피숍이나 책방에서 물건 구입해도 가격 따라 무료 주차되고요.


자..그럼 소개합니다. 아까 2차 소개했다고요? 그렇긴 한데요. 더 으슥한 무언가가... 오늘의 목적은 3할이 맛있는 커피고요. 7할인 이겁니다. 영화? 노노.

영화관 매표 층에 진양도서관 <책>이 있어요. 대여해주는 거 아니고요. 그냥 읽어요. 은은한 주백색 노란 등이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이곳에 오면요. 높은 층고 2층까지 책으로 채워놓은 서가가 있어요. 작가님들은 공감하실 거에요. 안 읽어도 책 꽂힌 서가만 봐도 기분 좋아지는 거요. 아~~좋다. 커피 더 안 사먹는다고 눈치 볼 일도 영화 안 보냐고 째려보는 직원도 없고요. 옆에서 오래 앉아 수다 떠는 사람들도 없어요. 물론 수다 떠는 곳이지만 영화를 보기 위해 잠시 대기하는 공간이라 금방 혼자가 될 수 있는 완벽한 독서 공간입니다. 배고프면 팝콘에 콜라. 혹은 핫도그나 소시지 빵도 뭐 비싸지만 먹으면서. 책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어때요? 정말 혹하지 않으세요? 사람이 많지 않은 한적한(망하면 안되는데...)영화관에 책이 꽂힌 서가 그리고 분위기 잡아줄 영화관. 추억의 맛을 언제든 사 먹을 수 있고 아무도 눈치 주지 않는다. 완벽합니다. 이제 배고파 허리가 접힐 때까지 책만 읽다가 가면 됩니다. 자.. 작가님들 이제 5시간 책만 보시게 됩니다. 너무도 편한 마음으로요. 제가 그랬다가 4시간 주차 할인 받았는데 2천 원 돈 더 냈답니다. 다음에는 4시간 있다가 밖에 주차해야겠습니다. 뭐 것도 귀찮으면 그냥 내죠 뭐. 이 정도 행복했는데..


어때요? 오늘 진주 여행은 꼭 저랑 와야겠죠? (말은 이렇게 요란스러운데 진짜 보자고 하면 낯가립니다)

친구랑 가벼운 마음으로 와야 하는 곳 소개해 보았습니다. 가끔 술 생각처럼 책 생각이 나면 가고 싶답니다.


오랜만에 진주 두루 꼬~!했네요. 영진작가님 말씀대로 진주!! 하면 <진주성>인데. 다음 발길은 진주성을 목표로 계획할게요. 몇 군데 더 딴청하다가요.


오늘도 동행해 주시고 책도 못 읽게 옆에서 수다 떨었는데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주로 오세요. 핸즈커피 한 잔 해요. 소고기 멘트는 지겨우니 패스~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다섯 시간 책만 볼 수 있는 아지트. 사람도 없어요. 혁신도시니 시내에 영화보러 가느라요. 여긴 저도 최근에야 알았답니다.

영화 보기 전까지 기다릴 곳이 많습니다.

연말 분위기 아직 풍기고 있습니다.

의자 뒤 오른쪽 귀퉁이 노래방 있습니다. 특이한 조합이다 그죠?

영화관에 코인 노래방 있어요. 책 읽다 머리 복잡하면 노래 한 곳~!

영화관람실로 들어가는 계단에서 곰이랑 한 컷.

책도 보고 자판가에서 문장도 받고 느긋하게 즐기다 갑니다.

외로워서 택시를 500원어치 더 탔다잖아아 어쩜좋아.. 가님 진주오세요. 커피 사 드릴게요. 진주에는 커피 얻어먹은 사람이 소고기사는 전통 있다는 것만 주지하고 오시면 됩니다.

내게 '아아'같은 작가님. 아프고 아름다운 도종환 시인.



오늘도 나오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