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봉에서 만난

by 노사임당

주변을 둘러봅니다.



기억하고 싶은 풍경은 사진도 찍습니다. 골목을 천천히 걷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길 위에는 숨소리만이 떠 있었습니다. 오르막입니다.


높진 않았지만, 오랜 시간 걸은 것도 아니지만 예상 못 한 오르막에 숨이 차올랐습니다. 목적지도 목적도 없이 걸었습니다. 어쩐지 계속 걸어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어딘가에 제가 찾는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집이 왠지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둠이 짙다는 건 밝음이 바로 옆에 있다는 뜻이라 했습니다. 가장 힘들 때는 도착지에 가까운 때일 것입니다. 생각도, 차오르던 숨도 사라진 순간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보았습니다. 빽빽이 그늘을 만들던 집, 골목 그 사이로 빛이 어둠을 녹이는 모습을. 빛 너머에 저를 향해 웃던 집을. 이곳이, 어쩌면 세상이 저를 반긴다는 마법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무모한 여정에 대한 회의와 숨이 차는 오르막을 견뎌 신선한 빛 한 줄기, 곰살궂은 미소를 선물 받았습니다.


이러한 감동을 발견하러 버스를 탔고, 이곳까지 온 건지도 모릅니다.


세상이 나를 향해 웃는 것 같던 마술 같은 그날을 기억하며 2026년을 시작합니다.


옥봉에서 노사임당 올림.

옥봉동 꼭대기에서 바라본 동네. 노란집이 저를 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접촉 사고가 났어요. 뭐, 서 있는 상태에서 부딪힌 거라 크게 다치진 않았습니다. 근데 목이랑 허리도 아프고. 아무렇지 않지는 않네요. 그럴 줄 알았는데….


사진 찍었더니 뼈는 부러지지 않았는데 지병…. 골다공증에다 목디스크에 뭐, 사실만 잔뜩 발견했습니다. 일단 사고 때문에 불편하고 아픈 건 좀 치료하고 지병(?)도 고쳐야겠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다니고 있어요. 매일. 매일 버스 타고 진주를 돌면서 소개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여의치 않네요.(그냥 쓰면 되지만 버스 타고…. 에 집착 중입니다) 병원에 갔다가 집에 차를 가져다 놓고 다시 버스를 타고…. (몇 번 해봤습니다만 너무 고생스럽..) 당분간은 버스 타고…. 는 안 될 것 같고. 그냥 제 차 타고 그림 여행을 해야겠습니다. 이번 주 그림도 고민했는데….


버스에서 생각난 이야기로 글 한 편 쓰려고 했던 계획은 틀어졌고 대신 버스 타고 다녀와서 그림은 그렸습니다. 그림으로 대신합니다. 불성실한 연재에 심심…. 한 사과 말씀드리며 앞으로 잘할게요. ㅎㅎㅎ


지난주에 연재 예고했던 진주 이현동은 그림으로 먼저 안내합니다. 다음 주에 글과 그림 합체해보겠습니다. 어쩌다 느린 연재가 되었습니다. 조바심도 나고 속상한 마음도 없진 않지만, 천천히 갈게요^^

기다려만 주신다면요. 기다려 주실 거죠?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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