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이 없을 때 하면 좋은 것

by Quat


요즘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 다들 비슷한 고민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바로 '시간은 있는데 하고 싶은 것이 없다'라는 것. 퇴근 후 남는 시간에 생산적인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답답하다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다. 오늘은 '하고 싶은 것이 없을 때 하면 좋은 행동'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보려 한다.






사실 이와 같은 고민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 또한 작년까지 그랬으니까. 해야 할 것을 하고 난 후에 남는 시간을 좀 더 '의미 있게' 사용하고 싶지만, 정작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하고 싶다. "왜 꼭 시간을 의미 있고 효율적으로만 보내야 하나요?"라고 말이다. 현대 사회에서 '효율성'과 '유의미함'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편안하게 만들어주지만, 반대로 그것들로 인해 행동의 제약이 생기는 경우도 존재한다. 심지어 휴식하는 시간 동안, 자신이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몇 시간 동안 무언가에 집중한 뒤 고작 30분 정도의 쉬는 시간조차 자신에게 허락하지 못한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그것에 대한 효율성을 따지거나, 내게 얼마나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다줄지를 고민하곤 한다. 투자한 비용과 시간 대비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고려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효율성과 유의미함을,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부터 지나치게 고민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현재 자신의 처지만을 고려한 생각이지, 자신조차 모르는 또 다른 성장 가능성은 배제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나는 몇 년 전부터 클라이밍이라는 스포츠를 배워보고 싶었다. 하지만 매번 '마땅히 배울 곳이 없다', '돈이 없다', '피곤하다'라는 핑계를 대며 도전하는 걸 미뤄왔다. 그러다 올해 이사를 하고 나서, 집 근처에 클라이밍 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갈까'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고, 여느 때처럼 그런 생각이 핑계로 넘어가려 하는 순간 가까스로 붙잡았다. 그리고 전과 다른 결정을 내렸다. 센터에 전화를 걸어 어떤 과정이 있는지 물었고, 다음날 센터에 들러 2개월 패키지 과정을 끊었다.



첫날, 클라이밍은 내게 굉장한 흥미를 가져다주었다. 조금씩 난이도를 높여 어려운 코스를 도전하고, 끝까지 올라갔을 때의 성취감은 매일 한 편의 글을 쓰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비록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운동을 하러 간다는 게 쉬운 건 아니었지만, 덕분에 체력도 전보다 조금씩 늘어나는 듯했다.



하지만 채 10번도 가지 못했을 때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일을 하던 중 허리디스크가 터져버린 것이다. 운동은커녕 제대로 걷는 것도 힘겨운 상태에서,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버렸다. 결국 1달도 채 가지 못한 채로 나의 클라이밍 도전기는 그렇게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헛돈 날렸다'라고 보일 수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생각만 하던 클라이밍에 도전했고, 적은 횟수지만 실제로 운동을 하며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꼈다. '해보고 싶던 것을 했다'라는 것 자체가 내겐 의미 있는 행동이었다.



하고 싶은 게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나는 묻고 싶다. 간절하게 하고 싶은 게 아닌, 스쳐 지나가는 생각 중에서도 하고 싶은 게 없었냐고. 여행, 요리, 사진, 목공, 독서, 글쓰기 등 아주 잠깐이라도 '이거 재밌겠다'라던가 '한 번 해볼까'라고 생각한 게 분명 하나 정도는 있을 것이다. 당신은 하고 싶은 게 없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그것을 완벽하게 해낼 생각을 버려라. 효율성을 버려라. 행동에서 유의미함을 찾으려 하지 마라. 당신이 무언가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시작조차 못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당신이 하고 싶다고 생각한 분야에 재능이 없을지도 모른다. 재능이 없으면, 잘하지 못하면 도전할 수조차 없는 것인가? 어쩌면 재능이 없는 것이 아닌, 당신이 너무나 뛰어난 재능을 지닌 탓에 되려 인정받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당신은 하고 싶은 게 없는 것이 아닐 것이다. 재밌어 보이고, 도전해보고 싶지만 그것을 '잘 해낼 자신'이 없어서 시작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남들의 시선이 두렵고, 실수했을 때의 자신이 싫어서 '어차피 재미없을 거야' '어차피 난 잘 못할 거니까'라며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잘 해낼 가능성은 왜 생각하지 않는 것인가? 만약 당신의 생각처럼 자신이 그것을 잘하지 못하더라도 그게 문제가 되는가?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은, 단지 오만한 것뿐이다. 진정으로 용기 있는 자일수록 두렵다고 느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현재 자신의 가능성만이 아닌, 자신조차 모르는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어야 한다. 해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포기가 습관이 되는 것처럼 도전하는 것도 습관이 된다. 당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암흑 속으로 몸을 던지는 순간부터, 어쩌면 당신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당신의 새로운 도전을 항상 응원한다는 말을 끝으로,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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