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못한 게 아니라, '용기가 없는 것'

by Quat


습관이란 참으로 무섭다. 한번 몸에 배어버리면 그것이 잘못된 걸 알아도, 쉽게 고치기가 힘들어진다. 폐암에 걸려도 담배를 찾거나 통풍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기름진 음식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다. 당장 고통스러움이 느껴지는 것들은 그래도 참을 수 있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건 '서서히 물들어가는 것'이다.






바람을 피운 상대를 용서하고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이 사람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왜 헤어지지 않았냐며 분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얼마나 좋아하면 그랬을까'라며 이해는 안 되지만 그 사람의 입장에 공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나는 '경험 또는 유사경험'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전자 같은 경우는 한 번도 바람을 피운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일 것이며, 후자는 자신도 바람을 핀 상대를 용서하고 만났거나 그에 준하는 경험을 해본 확률이 높은 것이다. 사람은 특정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전자는 상황 그 자체에 공감하지 못하고, 후자의 경우는 조금 더 그 상황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흔히 바람을 피운 상대를 용서해 주면, 또다시 상대가 바람을 피웠을 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상대가 또다시 바람을 피우더라도 불같이 화를 낸 후 다시 만나곤 한다. 헤어지자는 통보를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상대가 붙잡으면 이내 마음이 약해져 결국 다시 만나는 사람들도 꽤나 많았다.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아마 '내가 이 사람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용서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감정에 너무나 충실한 나머지 굉장히 좋지 못한 습관을 '제발로' 시작해 버렸다는 것이다. 용서할 수 있는 잘못이 있고, 절대로 용서해서는 안 되는 잘못이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되는 잘못을 용서했을 때의 문제는 "첫 번째 용서보다 두 번째 용서가 훨씬 쉽다"라는 것이다. 그렇게 누군가는 편안하고 안정된 연애를 하는 반면, 또 다른 누군가는 일명 '쓰레기 콜렉터'가 되어 힘든 연애를 반복하게 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도, 앞서 언급한 사례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본인의 가치를 '쓸데없는 사람에게 소모하지 말라'는 것이다. 넘어가서는 안 되는 잘못들을 넘어가주면서, 넘어가준 이유에 대해 '그만큼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고 있구나'라는 착각에 빠지지 말라는 것이다. 당신이 그 사람을 용서해 준 이유는 '그 사람을 많이 사랑해서'가 아니다. 그 사람 없이도 혼자서 잘 지낼 '용기가 없어서'에 가깝다. 왜 그 사람을 사랑해 주는 만큼 자기 자신은 사랑해주지 않는가? 바람피우는 사람 말고는 만날 사람이 없을 정도로 스스로를 별로라고 생각하는가?



자신의 가치를 자신부터 높게 둘 줄 알아야 한다. 그와 동시에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그러한 가치를 건네주어라. 당신의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그것을 줘놓고, 소중하게 여기길 바라는 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 좋지 않다고 생각이 들면, 처음부터 시작하지도 말라. 만약 시작한다면, 시작하는 순간부터 당신은 아마 이것저것 이유를 갖다 붙이며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에 대해 스스로 합리화를 시작할 것이다. 물드는 건 한순간이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말이다. 잊지 말라. 현재 당신이 괴로운 이유 또한 과거에 시작한 당신의 행동에서 비롯된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