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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Jun 15. 2024

바쁘게 사는데 행복하지 않다면

불안해서 쉬지 못하는 사람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좋아하는 게 하나 있다면 바로 '만화'이다. 유명한 만화들엔 하나같이 공통적인 특징들이 있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흥미로운 고유의 세계관,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탄탄한 스토리. 거기에서 오는 메시지를 내 삶에 대입해 보면, '나는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에 대한 성찰도 해볼 수 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만화를 보는 취향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성인이 된 후 즐겨보는 만화라고 한다면 '디즈니'나 '픽사', '지브리'와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이런 영화들은 똑같은 내용임에도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전혀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오늘은 최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를 보고 난 후 들었던 생각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인사이드 아웃 2'의 가장 주요한 내용은 주인공 '라일리'의 사춘기이다. 1편에서 가장 기본적인 감정인 기쁨, 슬픔, 소심, 분노, 까칠함 5가지에 다루고 있다면, 2편에서는 감정이 더 추가되었다. 바로 불안, 따분, 당황, 부럽이라는 총 4가지의 감정이다. 그중 가장 핵심이 되는 감정은 바로 '불안'이다.



라일리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불안'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부정적인 가능성에 대비하고 통제하며 계획을 세우지만, 결국 자신의 행동들이 오히려 주인공을 불행하게 만드는 걸 보게 된다. 더 무섭고 안타까웠던 건, '불안'이라는 캐릭터가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하고 있는 게 아니란 걸 알면서도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자신을 멈출 수 없었던 '불안'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인사이드 아웃 2'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건, 불인이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함을 머릿속에서 떨쳐내기 위해 쉬지 않고 무언가를 다. 하지만 모든 게 끝나고 침대에 누우면 피곤함만이 가득하다. 사실 달라진 건 없다. 덜 불안한 것이 아니라, 불안함보다 피곤함이 더욱 커서 기절하듯 잠에 드는 것뿐이다.


 

많은 이들이 '행복하기 위해' 바쁘게 하루를 살아간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론 살면서 우리는 어느 정도의 불안함은 감수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명한 건, 행복해서 바쁘게 사는 것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전자는 하루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었을 때 행복한 기분이 드는 반면, 후자는 누구보다 많이 움직였음에도 별로 기쁘지 않다는 것이다.






불안을 기반으로 한 행동들로 인해 행복해지긴 힘들다. 왜냐하면 불안이라는 감정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생각과 행동들에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쏟게 만들기 때문이다. 살면서 '저 사람이 날 미워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너무 자주 하며 사는 사람이 있다고 상상해 보라. 상대의 표정, 말투, 행동을 계속 의식하고 그 사람을 맞춰주는 동시에, 자신이 해야 할 것들을 하는 게 과연 가능할까? 하루나 이틀 정도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매일같이 그런 일상을 보내는 건 불가능하다.



모든 걸 잘 해내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머릿속에서만 되뇌지 말고, 아주 작은 일부터 이것을 적용해 보라. 바닥에 물을 조금 쏟았다는 사실로 인해 내 인생이 완전히 꼬이거나, 큰 오점을 남기는 게 아니지 않은가. 누구나 살면서 실수를 한다. 당신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현재 당신의 일상이 쉴 틈 없이 바쁜 것에 비해 별로 행복하거나 기쁘지 않다면 떠올려보라. 나는 무엇을 위해 바쁘게 살고 있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무엇으로 행복한 사람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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