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같으면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우리 부부는 작가지만 '전업 작가'는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살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퇴근 후에 시간을 내서 글을 쓴다는 게 쉽지 않은 않다. 저녁을 먹고 나서 운동을 하거나 밀린 집안일을 하고 나면 어느새 9시가 되어 있다. 다음날 출근을 하기 위해서는 너무 늦지 않게 잠을 자야 하기에, 보통 아내는 책을 읽고 나는 에세이나 소설을 조금 쓰다 잠자리에 든다.
주말이 되면 하루는 여행을 간다. 보통은 토요일에 여행을 가는데 다음날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이다 보니 날씨가 꽤 쌀쌀해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해도,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아가는 재미도 나름 쏠쏠하다. 지난주엔 하동을, 이번 주엔 밀양을 다녀왔다.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본 것처럼 푸릇푸릇한 풍경은 보지 못해도 처음 와본 카페에서 즐기는 여행도 꽤 괜찮게 느껴졌다.
일요일이 되면 아침을 먹고 나서 각자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진다. 솔직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편하게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에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 부지런한 사람은 그때그때 다른데, 오늘은 아내였다. 먼저 눈을 뜬 건 나였지만 아내는 카페에서 작업을 하려고 책과 노트북을 챙겨 집 밖을 나섰다. 쉬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그런 상대의 모습을 보면 자극을 받게 된다.
부부가 비슷한 취미를 가지면 열에 아홉은 장점에 해당한다. 관심사가 비슷하기 때문에 대화하는 시간들이 많아진다. 대화가 많아지면 서로에 대해 더 많은 부분들을 알게 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설령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저 사람은 저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상대 그 자체를 좀 더 받아들일 수 있다. 어쩌다 다투게 될 때도 이미 상대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폭이 더 넓다.
반면 자주 싸우는 부부들의 공통점은 '공통된 관심사'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대화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대화가 줄어들면 상대가 요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부분에 관심이 많은지 알 수 없다. 어쩌다 질문을 던져도 시큰둥한 대답만이 돌아오고 질문을 한 사람도 '다시는 물어보나 봐라'라며 후회하는 것이다. 대화가 줄어들면 함께 있는 시간이 즐겁지 않다. 그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혼자 있는 시간 또한 길어지고,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된다. 이제 상대가 곁에 있든 없든, 크게 신경쓰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꼭 상대방과 무언가를 해야만 즐겁다는 건, 다시 말해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상대와 함께 있는 시간이 서먹하고 어색하다는 것과도 같다. 성향보다 취향이 비슷해야 함께 있을 때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내향적이든 외향적이든 서로가 비슷한 부분에서 즐거움 또는 분노 등 여러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천생연분이라 할 수 있다. 똑같이 외향적이라고 해도 밖에 나가서 전혀 다른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면, 과연 밖에서 보내는 시간을 즐겁다고 느낄 수 있을까.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가까운 사람과 서먹하거나 잘 맞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왜 그것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길 바란다. 결국 우리가 누군가를 멀리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이 즐겁지 않아서이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주는 게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고 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상대는 당신 곁으로 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