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과 등가교환, 단순한 진리

by Quat



"등가교환"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내가 가진 것과 같은 가치를 가진 무언가를 교환한다'는 말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 말속에 진리가 숨어있다면, 당신은 믿을 수 있겠는가?








내가 글 쓰는 것 다음으로 좋아하는 게 있다면 바로 만화다. 지금까지 정말 다양한 만화를 봤지만, 그중에서 최고의 만화가 있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는 만화가 있다. 바로 연금술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다룬 '강철의 연금술사'라는 만화다.



'에드워드 엘릭'(형)과 '알폰스 엘릭'(동생)이라는 형제(이하 엘릭 형제)가 주인공인 이 만화는, 자신들이 어렸을 적 병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되살리기 위해 '인체 연성'이라는 금단의 연금술을 시전 한 후 몸의 일부분을 잃어버린 엘릭 형제가 그들의 몸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 만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앞에서 소개한 '등가교환'이라는 단어이다. 죽은 어머니를 되살리기 위해 엘릭 형제는 금단의 연금술을 시도했는데 생명의 대가로 형인 에드워드는 왼쪽 다리를, 동생은 몸 전체를 잃고 형의 도움으로 영혼만 간신히 이 세상에 남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의 어머니는 되살아나지 못했다. 인간의 생명이 얼마나 귀중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내가 '강철의 연금술사'라는 만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탄탄한 스토리나 차별화된 캐릭터도 있지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단순하고도 유일한 진리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우리는 머리로는 알지만 행동하기 힘들어할 때가 있다. '지금 일어나야 하는데', '더 늦게 전에 말해야 하는데', '늦기 전에 공부해야 하는데'와 같은 생각들 말이다. 당장 일어나지 않으면 지각할 게 뻔하고, 지금 말하지 않으면 문제가 더 커질 거란 것도 알고 있으며, 오늘 해야 할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내일은 더 힘들어질 거라는 것도 알고 있다. 물론 생각처럼 행동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그와 반대되는 행동을 할 때도 생긴다. 이유야 어쨌든 간에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았고 결국 문제가 터지면 그때서야 후회를 한다.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하면서.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당신에겐 당신을 포함한 친한 친구 2명이 있다. 한 명은 남자, 다른 한 명은 여자다. 몇 년이라는 시간 동안 3명이서 친하게 지내던 중 당신은 이성 친구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섣불리 고백을 하고 나서 서먹해질까 봐 한참을 고민한다. 점점 마음이 커져가던 중에 동성인 친구 한 명과 단둘이 술을 마실 자리가 생긴다.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며 점점 취기가 오르던 그때, 친구가 당신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최근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말이다. 궁금증이 생긴 당신은 친구에게 그 사람이 누구냐며 눈을 빛내며 물어보고, 친구는 3명 중 이성인 친구의 이름을 말한다. 과연 당신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사랑'과 '우정'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둘 다 인간에게 소중한 것이다. 등가교환의 법칙에 따르면, 사랑을 선택하면 우정을 잃게 될 것이고, 우정을 선택하면 사랑을 잃게 될 것이다. 사랑과 우정 모두 얻을 수 있는 방법도 있지 않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아주 낮긴 하지만 그럴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경우가 존재한다면, 반대로 사랑과 우정 모두 잃을 확률도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 결국 아주 희박한 두 가지 경우의 확률을 제외하면 '사랑이냐, 우정이냐'라는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어떤 경우를 선택하더라도 나머지 선택에 대한 아쉬움은 당신을 따라다닐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모든 삶에는 작고 큰 등가교환의 법칙이 항시 존재하고 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선, 또 다른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 퇴근 후 저녁에 치킨을 시켜먹기 위해선 돈을 지불해야 한다. 연애를 하다 보면 예전보다 개인 시간이 줄어들 각오를 해야 한다.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기 위해 적금을 더 넣기로 결정한다면, 이전보다 사고 싶은 것과 먹고 싶은 것을 줄여야 한다. 이것은 정말로 단순하다. 문제는 '등가교환의 법칙'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생각보다 별로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스스로에게 관대한 편이다. 다른 사람들이 실수를 한 건 용납하지 못하지만, 자신의 실수에 대해선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생각한 대로 인생이 잘 풀릴 것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어쩌다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라고 열을 받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자신이 한 선택에 대해 지나치게 과신하거나, 낙관적인 태도를 보일 때도 있다. 자신의 행동에 따른 결과가 어렴풋이 보이는데도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을 하다가 막상 결과가 나오면 '거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하지만 이럴 때도 있는 거지.'라고 애써 당당한 척하는 것이다.



이루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이 있다면 행동해야 한다. 행동하는 습관이 배어있지 않은 사람은 자신이 내린 선택에 확신하기 힘들다. 확신이 없으면 후회한다. 이미 흘러간 자신의 선택을 뒤돌아보며, 현재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 지나간 현재를 후회하며 과거에 집착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평소에는 겉으로 당당해 보일지 몰라도, 결정적인 순간이 닥치면 숨겨온 나약함을 드러내게 된다. 많은 걸 가지고 있어도 행복해할 줄 모른다. 자신이 가진 많은 것들을 감사해하는 게 아니라, 가지지 못한 것들을 갈망하고 그것들을 가진 자들을 시기하고 질투한다. 무언가를 가지려면 잃는 것도 있다는 것을 단지 머리로만 이해한다. 그렇기에 더욱 많이 가지려 들며 자신이 잃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선 포기하지 못한다. 결국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공허함과 허무한 감정만 커지게 된다.



반대로 행동하는 사람은 당당하다. 말수가 적고 조용하더라도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 등가교환이라는 진리를 머리로만 이해하지 않고, 진심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뒤돌아보지 않는다. 앞으로 계속 나아간다. 비록 견디기 힘든 시련이 닥치더라도, 그 순간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하고 포기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하는 말에 대해 신경 쓰지 않으며, 자신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려 한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칭찬해도 그다지 기뻐하지 않는다. 반대로 자신에 대한 비난도 신경 쓰지 않는다. 남들이 뭐라 하던 객관적으로 자신을 판단한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잃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며 살아간다. 얻는 것에 감사하며 잃는 것을 아쉬워하지 않고, 무언가를 잃어버려도 그 와중에 얻을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똑같은 상황에 처하더라도, 누군가는 평정을 유지하고 누군가는 분노한다. 진정으로 등가교환이라는 진리를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만이 최악의 상황에서도 의연할 수 있게 된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후 그녀를 되살리기 위해 힘들게 연금술을 배워 인체 연성을 시도했지만, 형은 팔과 다리를 잃었고 동생은 몸 전체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깊은 절망에 빠진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지만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결국 형제는 자신들의 몸을 되찾기 위해 머나먼 여정을 떠나게 된다. 만화의 특성상 극단적인 상황이 주인공에게 주어지긴 했지만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라고 다를까.



우리 모두 각자만의 힘듦을 안고 살아간다. 인생의 가장 무서운 점은, 살고 싶지 않다고 해서 생각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 말을 바꿔 말하면 무언가를 하면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 당신의 삶이 고달프고 맘처럼 되지 않더라도, 분명 그 과정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게 있다. 우리의 인생은 얻음과 잃음이 공존하는 '등가교환의 법칙'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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