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몰랐다.
너의 등 뒤에 해가 떠 있었단 걸.
눈부심의 이유가
오로지 너인 줄로만 알아서
실눈 사이로 겨우 너의 실루엣만
힐끔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
해가 점점 가라앉을수록
너를 그리워하는 시간과
남몰래 토해낸 한숨의 횟수도
늘어만 갔다.
전날보다 어두웠던 그날
내가 해야 했던 건
뒤돌아선 채 길어진 그림자를 보며
후회하는 게 아니라,
한 걸음 네 쪽으로 걸어가
네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보아야 했던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