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보다 방향을 믿게 된 2025년의 기록.
2025년 한 해를 지나오며, 나는 사람에 대해 한 가지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사람은 늘 일관적일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결함이 아니라 인간다움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살다 보면 내가 조금 부족한 모습을 보였을 때에도 끝까지 나를 보려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단 한 번의 예민함이나 실수만으로 나를 판단해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예전에는 그 차이가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알겠다. 그것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의 차이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관계에서 집착을 내려놓게 되었다. 기대를 버린 것도, 마음을 닫은 것도 아니다. 내 몫은 다하되, 그 이후는 상대의 선택으로 남겨두는 것.
이런 마음가짐이 가능해진 건, 나 역시 예민하게 굴 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조차도 상황에 따라 날카로워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고 나니, 타인의 한 순간을 그 사람의 전부로 단정 짓고 싶지 않아졌다. 그럼에도 이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건, 지금의 내가 나에게 비교적 떳떳하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누군가를 만날 때 ‘나를 좋아해 줄까’보다 ‘이 사람은 나의 전체를 볼 수 있을까’를 먼저 묻게 된다. 괜찮은 날의 나뿐 아니라 흔들리는 날의 나, 예민한 순간의 나까지 함께 볼 수 있는 사람인지.
이 시선은 타인을 대할 때도 이어지고 싶다. 누군가 예민하게 대하더라도, 그 한 순간을 그 사람의 전부로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반복되는 무례함까지 감싸겠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사람을 한 장면으로 재단하지 않겠다는 나만의 기준이다.
사람은 늘 흔들린다. 그래서 내가 믿게 된 것은 완벽한 일관성이 아니라 반복되는 방향이다. 흔들려도 결국 존중으로 돌아오는지, 관계를 회복하려는 쪽으로 움직이는지.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나 자신을 이렇게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타인을 볼 때도 이런 여유롭고 관대한 시선을 잃지 않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람을 사람으로 본다는 것. 2025년의 나는, 그 마음가짐을 배우고 있다.
그리고 나의 전체를 봐주었던 사람들에게, 조용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