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늘 기대와 설렘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여행지가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라 골프와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충남 태안에 위치한 솔라고CC는 바로 그런 특별한 여행지였다. 이번 여행은 가족과 함께한 1박 2일의 여정이었고, 라운드와 휴양, 그리고 함께한 시간의 의미가 교차하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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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차로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태안은 언제나 같은 바닷바람으로 맞아주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서해안을 따라 달리다 보면 바다 냄새가 창문 사이로 스며든다. 아이들은 바닷가에서의 시간을 기대했고, 나는 그린 위에서의 시간을 상상했다. 서로 다른 기대가 한 여행 안에서 하나로 어우러지는 순간이었다.
솔라고CC 리조트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넓게 펼쳐진 링크스 코스였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듯한 코스는 그 자체로 풍경화 같았다. 가족들이 리조트 체크인을 하는 동안, 나는 잠시 클럽하우스 앞에 서서 코스를 바라보았다. 서해의 바람이 그린 위를 스치며 만들어내는 파도 같은 잔디 물결은, 도심의 인도어 연습장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솔라고CC의 가장 큰 매력은 링크스 코스다. 해변과 맞닿아 있는 듯한 개방적인 레이아웃은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첫 홀에서 드라이버를 잡았을 때, 평소보다 강한 바람이 클럽 페이스를 스치는 것을 느꼈다. 볼은 예상보다 오른쪽으로 밀려나갔지만, 이상하게도 불만보다 해방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낮과는 다른 리듬으로 진행된 라운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페어웨이와 그린의 관리 상태였다. 천연잔디가 촘촘히 자리 잡아 드라이버 샷 후 구르는 런(run)이 일정했고, 아이언 샷도 깨끗하게 임팩트가 이뤄졌다. 그린은 빠른 편으로, 퍼팅 라인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집중력이 필요한 순간마다 서해 바람은 나를 시험하듯 불어왔고, 그 긴장감이 오히려 라운드의 몰입도를 높여주었다.
라운드가 끝난 뒤 가족과 함께 리조트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수영장에서 놀며 시간을 보냈고, 부모님은 창밖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차를 마셨다. 리조트의 객실은 깔끔하고 세련되었지만, 무엇보다 서해의 일몰을 그대로 담아내는 창문이 인상적이었다.
저녁 식사는 리조트 내 레스토랑에서 준비했다. 해산물 위주의 뷔페는 여행지의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아이들은 신나게 접시를 채웠고, 나는 낮의 라운드를 떠올리며 잔잔한 만족감을 느꼈다.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시간’임을 다시 깨닫는 순간이었다.
다음 날 아침,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아직 잠든 가족들을 두고 혼자 산책길에 올랐다. 리조트 옆 해변 산책로를 걷다 보면,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와 새벽 공기가 마음을 맑게 해준다.
잠시 후 가족들이 일어나 함께 아침 식사를 했다. 그리고 체크아웃을 하기 전, 연습장에서 몇 번의 드라이버 샷을 날렸다. 그물망 없는 넓은 천연잔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의 스윙은 필드에서와 같은 해방감을 선사했다. 공이 바람을 가르며 멀리 날아가는 궤적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시작이 특별해졌다.
솔라고CC에서의 1박 2일은 단순한 골프 여행이 아니었다.
아이들에게는 수영장과 바다에서의 시간이, 부모님께는 조용한 산책과 휴식이, 그리고 나에게는 라운드와 연습의 시간이 있었다. 모두가 다른 이유로 이곳을 찾았지만, 결국은 같은 추억을 공유하게 되었다.
여행은 목적지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했는가에서 의미가 생긴다. 솔라고CC는 골프와 휴양, 그리고 가족의 시간을 동시에 품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가족과 함께한 서해안 여행, 솔라고CC에서의 특별한 시간은 두 가지를 남겼다. 하나는 링크스 코스와 서해 바람이 만들어낸 골프의 기억이고, 다른 하나는 리조트에서 가족과 나눈 소박한 웃음이다.
골프는 때로는 기록과 스코어로 남지만, 이번 여행은 사람과 풍경이 만들어낸 기억으로 오래 자리할 것이다.
나는 다시 솔라고CC를 찾을 것이다. 그린 위에서의 몰입도, 해변에서의 여유, 그리고 가족과 함께한 행복한 순간들을 다시 느끼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