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불공정성 - 속도

by 한배곧


속도 비대칭 - 마이크로초 단위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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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의 평균 반응속도는 250 ms 내외다.


반면,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프로게이머 페이커의 반응속도는 150 ms(0.15초)다.


만약 일반인과 페이커가 주문을 행동으로 옮기면, 당연히 당연히 페이커의 주문이 먼저 서버에 도착할 것이다.


고빈도 매매의 출현

혹시 고빈도 매매(High Frequency Trading, HFT)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고빈도 매매(HFT)란 컴퓨터의 능력을 이용해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짧은 시간 내에 수백 건의 거래를 반복하는 거래 방식이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도 HFT 거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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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FT 거래 규모는 2023년 1647조 원에서 지난해 2073조원으로 26% 가까이 늘었고, 거래 비율도 역시 같은 기간 29%에서 37%로 높아졌다.


이 수치는 어떤 의미일까?


한국 시장의 1/3 이상의 주문을 이미 기계가 처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고빈도 거래(HFT)의 압도적 우위

HFT 기업들은 1밀리도(1000분의 1초) 이하, 심지어 마이크로초(100만 분의 1초) 단위로 거래를 실행한다.


인간이 눈 깜빡이는 시간은 약 300밀리 초라고 한다. HFT는 그 사이에 수백~수천 건의 거래를 완료한다.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트레이더들의 속도 전쟁

HFT 트레이더들은 거래소 간의 미세한 시간 차이를 활용해 차익거래를 반복한다.


빠른 주문 처리와 더 많은 거래는 직접적으로 수익 증대로 연결된다.


이를 위해 그들은 직선거리로 최적화된 광통신 케이블이나, 거래소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서버를 설치하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전략을 쓴다.


심지어 더 고도화된 경우에는 거래소 간 마이크로파 전송을 이용한다.


image.png?type=w966 © 블룸버그, 시카고 선물 거래소와 뉴욕 증권 거래소 사이에 설치된 마이크로 타워 네트워크

빛과 전자기파는 속도가 초속 30만 km로 같다.


허나 광케이블은 지형을 따라 굽으면서 실질 거리가 길어지고, 마이크로파는 직선 경로로 날아가며 속도에서 우위를 점한다.


이 시간 차는 5~6마이크로초에 불과하지만, HFT에선 수십억 단위의 수익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차이다.


시장 조종의 도구

이런 기술은 단순한 차익거래를 넘어, 불공정거래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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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엔 한국 금융감독원이 고빈도 알고리즘 거래를 통한 시장 질서 교란을 적발해 제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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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FT 트레이더들의 대표적인 불법 기법은 다음과 같다:

스푸핑(Spoofing): 허위 주문을 대량으로 내었다가 시장 움직임에 따라 취소

스트러싱(Structuring): 주문을 잘게 쪼개 시장 혼란 유도

레이턴시 어비트리지(Latency Arbitrage): 거래소 간 시간 차이 악용


개인투자자는 언제나 늦는다

당신이 "지금 사야겠다"라고 판단해 매수 버튼을 누르는 순간, HFT는 이미 당신보다 0.01초 먼저 같은 주식을 사서 0.01초 후 더 비싼 가격에 판다.


이를 프런트 러닝(Front-running)이라고 부르며,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에서 작동하는 대표적인 알고리즘이다.


예를 들어, 애플 주식이 한 거래소에선 $150.00, 다른 곳에선 $150.02일 때 HFT는 A에서 사고 B에서 파는 식으로 하루 수백만 번 반복해 수십억 원을 챙긴다.


결국, 개인투자자는 이 게임에서 속도에 있어 본질적으로 불리하다.


어떻게 우리는 시간을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을까?

시장은 표면적으로 HFT나 기관투자자에게 유리해 보이지만, 개인에게도 '전략적 우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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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자유롭다.


시장이 위험하면 현금 100%로 빠져나올 수 있고, 좋은 기회를 기다릴 수 있다.


올해 수익률이 0%여도 아무 문제가 없다. 확신이 없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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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은 말한다.


"야구와 달리 투자에는 스트라이크가 없다. 좋은 공이 올 때까지 기다려도 된다."


지키면 좋은 마인드셋(Mind-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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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타 매매·빈번한 거래는 HFT와 기관에게만 유리하다는 점을 명심하라 → 잦은 단타 대신 ‘복리의 마법’을 활용하라.

손실을 견디고 시장을 떠나지 마라 → 지금의 손실은 마음이 아프지만, 거래를 복기하며 손실의 이유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전략을 수정해서 다음 거래에 반영하자.

복잡한 예측 대신 테마와 성장에 올라타라 →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의 돈이 몰리는 산업군(테마)과 밝은 전망이 예상되는 산업들이 있다. 예를 들어, 변화의 방향(혁신, 인구, 정책, 산업 성장 등), 미래가치가 성장하는 테마(예: AI,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인구구조 변화 등)에 올라타면 시간이 지날수록 ‘복리·성장’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감정이 아닌 ‘시스템’에 맡겨라 → 장이 급락하거나 급등할 때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투자 규칙(분할매수/매도, 포트폴리오 분산, 리밸런싱 날짜 고정 등)을 반드시 정해놓고 탐욕과 공포가 우리를 잡아먹지 못하게 만들자.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사람은 번개처럼 기회를 잡는 사람이 아니라, 폭풍우를 견디며 자기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다. 가장 강력한 동료인 시간을 아군으로 삼아야만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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